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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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 배움을 막지 못하도록, 지리산 자락에서 피어난 100% 무상 대안 교육의 기적

spark_icon6분 지식
  • 지리산고등학교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배움의 기회를 잃을 위기에 놓인 학생들에게 전액 장학금과 기숙사를 제공하는 무상 대안학교입니다.
  • 교실 부족으로 컨테이너와 독서실을 전전하고 천막 교장실을 쓰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1,000여 명의 소액 후원자와 교사들의 헌신으로 운영됩니다.
  • 아이들은 경쟁 대신 서로를 가르치는 자율 스터디와 마을 독거노인 봉사를 실천하며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는 인재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돈이 없어 공부를 포기해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입학 기준 1순위를 '가정 형편'으로 두고 전액 무상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가 있습니다. 지리산 자락 폐교 터에 자리 잡은 지리산고등학교는 학비는 물론 기숙사비, 식비, 교재와 교복까지 전액 지원하며 배움의 사다리를 놓아주고 있습니다.

사교육과 입시 경쟁이 당연시되는 시대에, 교실이 부족해 컨테이너에서 수업을 듣고 독서실을 전전하면서도 불평 대신 감사함을 배우는 산골 학교의 특별한 교육 현장을 들여다보았습니다.

1. 산골 폐교에 세워진 '전액 무상' 기숙형 고등학교

2004년 문을 연 지리산고등학교는 설립자이자 교장인 박해성 선생님과 그의 선친이 품어온 '가난 때문에 배움을 놓치는 아이가 없어야 한다'는 신념에서 출발했습니다. 정규 인가 교사 수가 4명에 불과한 소규모 학교지만, 학업 열정은 있으나 형편이 어려운 전국의 학생들을 선발해 3년간 전액 장학 혜택을 제공합니다.

신문 지면 기사 사진으로, 정장 차림의 교장과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상단에는 '가난한 꿈나무는 모두 오라'는 제목의 기사가 배치되어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시작된 학교는 오늘날 무상 교육의 가치를 실현하며 배움의 사다리가 되어주고 있다.

학교 시설은 넉넉함과 거리가 멉니다. 폐교된 초등학교 건물을 활용하다 보니 교실 수가 턱없이 모자랍니다. 교장실마저 학생들의 이동 수업 공간으로 내어준 뒤 교장 선생님은 운동장 한켠에 쳐진 천막 교장실에서 업무를 보고, 아이들은 운동장의 컨테이너나 빈 독서실, 심지어 정자와 급식실을 돌며 수업을 듣습니다.

2. 1만 원의 기적이 만든 버팀목과 자원봉사의 힘

정부의 넉넉한 재정 지원 없이 전교생 무상 교육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소액 후원자들의 지속적인 연대입니다. 매달 1,000원, 1만 원, 2만 원씩 십시일반 정성을 보내오는 1,000여 명의 이름 모를 후원자들이 아이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내부에 책상과 의자, 사무기기, 난로가 놓여 있는 하얀색 천막 교장실 내부 모습.

교실이 부족해 아이들에게 양보하고 1년째 천막에서 업무를 보는 교장 선생님의 공간입니다.

선생님들의 헌신과 재능 기부 역시 학교를 지탱하는 핵심 동력입니다. 교육청 교육장까지 지내고 정년퇴직한 원로 교육자가 자원봉사로 화학을 가르치고, 도심 학교에서 근무하다 아이들의 순수한 눈빛에 이끌려 기숙사 컨테이너 한 켠에 이부자리를 펴고 야간 자율학습 지도와 수학 특강을 자처하는 교사들이 밤늦도록 학교의 불을 밝힙니다.

3. 경쟁을 넘어선 자율 학습과 인성 교육의 메커니즘

사교육을 전혀 받을 수 없는 환경이지만,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벌레'가 됩니다. 잠을 쫓기 위해 차가운 복도 바닥에 엎드려 책을 펴고, 학원 대신 학생들이 직접 강사가 되어 어려운 수학 문제를 함께 푸는 동아리 중심 협력 학습을 이어갑니다.

정장을 입은 중년 남성이 야외에서 외국인 청년들과 악수를 하며 환영하고 있고, 그 뒤로 승합차와 건물이 보인다.

지리산 산골 학교의 문을 두드린 새로운 식구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정겨운 풍경입니다.

이 학교가 교과 공부보다 먼저 강조하는 것은 인사와 나눔의 태도입니다. 낯선 방문객에게도 허리 굽혀 밝게 인사하는 법부터 배우며, 점심시간이 되면 식사를 챙겨 들고 인근 마을의 독거노인 댁을 찾아 말벗이 되어 드리고 어깨를 주무르는 봉사활동을 정규 교과로 실천합니다. 멀리 네팔이나 잠비아 등 해외의 빈곤 청소년들에게도 배움의 문호를 열어 함께 생활하며 배려를 체득합니다.

4. 결핍 속에서 자라나는 삶의 자립과 연대의 가치

비좁은 기숙사 방에서 세 명, 컨테이너에서 여섯 명이 부대끼며 생활하는 일상은 아이들을 조기에 자립하도록 이끕니다. 신발장이 없어 이슬에 젖지 않도록 신발을 보자기에 싸고, 밀린 빨래를 룸메이트와 함께 해결하며 부모의 노고와 공동체의 소중함을 배웁니다. 가을날 나무에서 딴 감 하나도 다 함께 한 입씩 나누어 먹는 결핍의 공간은 역설적으로 가장 따뜻한 인성 배움터가 됩니다.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짧은 머리의 남학생이 실내에서 인터뷰하는 모습이며 하단 자막에는 '그런 쪽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이 받은 나눔을 다시 사회로 돌려주겠다는 아이들의 다부진 꿈이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으로 배움을 이어가고 있음을 잘 알기에, 학생들의 꿈은 결코 개인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소외된 이들을 치료하는 한의사, 시골에서 무료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사회에 봉사하는 과학자나 간호사를 꿈꾸며 자신이 받은 사랑을 세상에 되돌려주겠다는 다짐을 품습니다.

5. 지리산고가 우리 교육계에 남긴 과제와 시사점

지리산고등학교의 사례는 교육 불평등 해소와 진정한 공교육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값비싼 시설과 화려한 사교육 인프라가 없더라도, 교사의 진정성 있는 헌신과 학생 간의 지식 공유, 그리고 공동체적 신뢰가 결합할 때 배움의 성취가 얼마나 깊어질 수 있는지를 증명합니다.

물론 만성적인 시설 부족과 빠듯한 운영비 문제는 여전히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숙제입니다. 소액 후원자들의 선의에만 의존하기보다,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대안 교육 모델이 제도권 내에서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점검해야 할 시점입니다.


FAQ

지리산고등학교는 어떤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나요?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배움의 기회를 얻기 힘든 학생들을 1순위 입학 기준으로 선발합니다. 학업에 대한 열정과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청소년들이 대상입니다.

전액 무상 교육의 재원은 어떻게 마련되나요?

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원이 아닌, 매달 1만 원, 2만 원 등을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1,000여 명의 개인 후원자들의 후원금과 퇴직 교원 및 교사들의 자원봉사로 운영됩니다.

사교육 없이 정규 수업과 자율학습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학생들이 스스로 스터디 동아리를 구성해 서로 문제를 출제하고 가르쳐주는 협력 학습을 진행하며, 교사들이 밤늦게까지 자발적으로 보충 특강을 열어 학업을 지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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