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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년 된 왕실 귤나무를 품은 제주 2,000평 정원과 부부의 21년 일상

spark_icon6분 지식
  • 재일교포 전 주인과의 약속으로 250년 된 왕실 진귤나무 일곱 그루를 지키기 위해 제주도 2,000평 감귤밭을 매입했습니다.
  • 부부는 감귤 농사를 포기하고 21년 동안 직접 귀틀집을 짓고 너와 지붕과 구들을 놓으며 자연과 어우러진 정원을 일궜습니다.
  • 인위적인 장식 대신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묵묵히 땀 흘리는 노동을 통해 진정한 휴식과 인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제주시 북촌 마을의 고즈넉한 대문을 들어서면, 마치 깊은 수목원에 들어온 듯한 2,000여 평의 웅장한 정원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원래 이 땅은 평범한 감귤밭이었지만, 지금은 계절마다 온갖 나무와 야생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비밀의 숲이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내려와 제주에 터를 잡은 김학우·허진숙 부부는 감귤 농사를 포기하는 대신 정원을 가꾸기로 결심했습니다. 전문 조경사가 아님에도 식물 도감을 찾아가며 발아래 작은 꽃부터 하늘을 가리는 고목까지 손수 심고 가꿔온 지 어느덧 2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푸른 정원 속 커다란 고목 아래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부부의 모습이 담긴 영상 캡처 화면입니다.

250년 된 진귤나무를 지키겠다는 약속 하나로 시작된 부부의 정원 가꾸기는 오늘날 제주의 아름다운 숲이 되었습니다.

헐값 매매 뒤에 숨겨진 약속, 왜 250년 진귤나무를 지켜야 했을까

부부가 이 넓은 감귤밭을 매입하게 된 배경에는 아주 특별한 사연이 숨어 있습니다. 땅을 팔았던 재일교포 전 주인은 250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일곱 그루의 진귤나무를 끝까지 지켜달라는 유일한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이 나무들은 과거 조선시대 임금님에게 진상되던 귀한 왕실 전용 귤나무였습니다.

전 주인은 땅값조차 사가는 사람이 원하는 대로 주라며 헐값에 넘길 정도로 진귤나무에 대한 애정이 깊었습니다. 나무를 파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다해 지켜줄 사람을 찾았던 셈입니다. 부부는 그 약속을 고스란히 가슴에 품고 감귤밭을 갈아엎을 때도 일곱 그루의 진귤나무만큼은 유일하게 남겨두어 오늘날 정원의 든든한 중심축으로 지켜냈습니다.

두껍고 울퉁불퉁한 질감의 거대한 푸조나무 줄기가 주택 현관 앞에 비스듬히 자리 잡고 있으며, 화면 하단에는 '데려오기 전에도 이미 거목이었던 푸조나무'라는 자막이 떠 있습니다.

어린 나무 대신 시간을 견뎌온 거목을 직접 옮겨 심어 21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정원에 녹여냈습니다.

부부가 21년 동안 직접 일군 귀틀집과 자연주의 정원의 비밀

정원 한가운데 자리 잡은 집 역시 자연을 닮은 특별한 구조를 자랑합니다. 부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반 건축 대신, 원래 있던 돌담 기초 위에 큰 통나무를 쌓아 올리는 전통 귀틀집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벽체 사이는 흙과 짚, 우무가사리를 섞어 부부가 직접 손미장으로 정성스레 채워 넣었습니다.

실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년 남성의 옆모습과 정면 모습이 담긴 방송 화면이며, 배경에는 나무 기둥과 벽체가 보인다.

직접 구들을 놓으며 고생했던 기억을 떠올리는 부부의 모습에서 정성을 다해 일군 집과 정원에 대한 깊은 애착이 느껴진다.

지붕에는 제주 삼나무(쑥대나무)를 유압도끼로 직접 쪼개 만든 두툼한 너와지붕을 올렸고, 실내 거실에는 날씨와 관계없이 불을 띨 수 있는 실내 아궁이를 설치했습니다. 장마철에 한두 시간만 불을 지펴도 60~70cm 두께의 거대한 이맛돌 구들장이 온기를 머금어 일주일 동안 따뜻함이 유지됩니다. 구들장을 네 번이나 들었다 놓는 시행착오 끝에 완성된 이 온돌방은 부부에게 가장 편안한 쉼터가 되어줍니다.

An elderly couple standing in a garden, with the man speaking and gesturing with his hand and the woman listening beside him, with text overlays on the screen.

지붕을 덮는 너와를 직접 제작하는 고된 과정도 부부에게는 집과 정원을 가꾸는 즐거운 일상입니다.

고된 노동이 선사한 여유, 삶의 공간과 일상이 어떻게 바뀌었나

2,000평 정원을 일구는 과정이 처음부터 낭만적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남성이 하기에도 벅찬 고된 노동을 두 사람이 함께 짊어져야 했기에 아내 허진숙 씨에게는 눈물겨운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고된 노동은 자연을 누리는 여유로움으로 전환되었습니다.

항공에서 내려다본 지붕 수리 현장으로, 나무 판자를 덧대어 지붕을 보수하는 두 사람과 주변의 푸른 정원이 보입니다.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정원을 가꾸며 겪은 고된 노동과 서로를 향한 말 없는 배려가 지금의 평온한 일상을 만들었습니다.

부부는 온실을 만들어 난대성 화초와 연못을 돌보고, 겨울철 한가한 때에는 나뭇가지로 앙증맞은 새 조각을 만들며 유쾌한 일상을 보냅니다. 기와지붕 위에는 바람을 타고 날아온 야생화가 자연스레 뿌리를 내렸고, 옮겨 심은 고목들은 깊은 그늘을 선사합니다. 집을 방문한 건축가들조차 "인위적인 연출이 아닌, 거주자의 삶과 숲이 완벽하게 하나로 녹아든 진짜 인생 정원"이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제주도의 진귤나무 가지 사이에 작은 새 한 마리가 앉아 있는 모습입니다.

하루하루 정성으로 일궈낸 정원은 이제 새들도 찾아와 쉬어가는 평온한 삶의 터전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는 숲, 우리에게 남긴 '인생 정원'의 질문

빠르고 편리한 것만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21년 동안 손수 돌과 흙을 만지며 정원을 가꿔온 부부의 삶은 우리에게 깊은 여운을 던집니다. 편리함 대신 자연의 순리를 택하고, 묵묵히 땀 흘리는 가치를 실천할 때 비로소 진정한 삶의 여유가 완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250년 된 진귤나무가 매년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듯, 부부의 땀방울이 스민 정원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아름답게 익어갑니다. 날마다 자라나는 화초 덕분에 나이 먹을 틈도 없다는 부부의 환한 미소 속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나만의 '인생 정원'을 가꾼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금 돌아보게 됩니다.


FAQ

2,000평 감귤밭 땅을 헐값에 매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재일교포였던 전 주인이 250년 된 왕실 전용 진귤나무 일곱 그루를 끝까지 지켜줄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입니다. 전 주인은 나무를 영원히 마음으로 간직하고자 땅값보다 나무를 아껴줄 주인을 찾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정원 안에 지어진 귀틀집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요?

원래 있던 돌담 기초 위에 큰 통나무를 십자로 짜 올리고, 흙과 짚, 우무가사리를 섞어 벽을 채운 친환경 건축입니다. 지붕은 삼나무를 쪼개 만든 너와지붕이며, 실내에 아궁이를 설치하여 60~70cm 두께의 이맛돌 구들장을 온돌로 활용합니다.

부부가 21년 동안 정원을 직접 관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전문 조경 지식이 없었지만 식물 도감을 찾아 공부하며 하나씩 익혔고, 정원 일을 힘들게만 생각하지 않고 자연 속에서 삶을 누리는 일상으로 받아들여 부부가 손발을 맞춰 꾸준히 가꿔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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