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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포에서 120km 떨어진 천연기념물 홍도의 절경 속에서 35년째 바다를 지키며 살아가는 황삼준·채태순 어부 부부의 정성 어린 일상을 소개합니다.
  • 새벽 그물질로 건져 올린 싱싱한 횟감과 바위틈 거북손으로 유람선 손님들을 맞이하는 특별한 '선상 횟집'의 낭만을 가감 없이 담아냅니다.
  • 한없이 고요한 홍도 2구 마을과 역사의 숨결이 담긴 백년 등대의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치열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여백의 가치를 전합니다.

전남 목포에서 120km, 바다 위에 펼쳐진 은밀한 '선상 횟집'

전라남도 목포에서 뱃길로 무려 120km를 달려야 닿을 수 있는 신비로운 섬, 홍도에서 아주 특별한 미식 축제가 벌어졌습니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만, 고즈넉할 것만 같은 이 작은 섬 어귀는 새벽부터 부지런히 하루를 여는 어부들의 손길로 활기가 넘칩니다. 그중에서도 바다 한가운데에서 거대한 유람선과 조우하여 즉석에서 신선한 회를 통째로 썰어내는 작은 통통배의 진풍경이 포착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홍도 1구 마을에 발을 내딛자마자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산비탈을 따라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이국적인 집들입니다. 워낙 길이 좁고 가팔라서 소형 자동차 한 대조차 다닐 수 없는 이곳에서, 유일한 이동수단이자 주민들의 든든한 다리가 되어주는 것은 다름 아닌 세 바퀴 달린 원동기 '삼발이'입니다. 소박하기 그지없는 이 탈것을 타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누비다 보면, 도시의 소음 대신 이웃들의 따뜻한 안부와 소소한 일상이 정겹게 묻어납니다.


홍도의 항구에서 한 남성이 삼륜 오토바이인 '삼발이'의 적재함에 앉아 있는 여성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홍도 주민들의 좁은 골목길 통행을 돕는 유일한 이동수단 '삼발이'가 여행객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평생에 한 번은 꼭 가야 할 섬, 홍도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

왜 수많은 여행자들은 일상의 고단함을 무릅쓰고 생에 한 번쯤 이 외딴 섬을 방문하고 싶어 하는 걸까요? 그것은 아마도 오랜 세월 거친 바람과 푸른 파도가 홀로 깎아 만든 거대한 예술 작품을 두 눈으로 마주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홍도의 관문이라 불리는 제1경 '남문바위' 앞에 서면, 그야말로 판타지 영화 속 다른 세계로 통하는 비밀의 문을 맞닥뜨린 듯한 경이로움에 휩싸이게 됩니다.


바다 위로 솟은 거대한 기암절벽 사이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구멍인 남문바위의 풍경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가 빚어낸 홍도의 빼어난 풍경은 마치 신이 그린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옛 사람들은 이 바위 문을 무사히 통과하면 평생의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굳게 믿었다고 합니다. 기암절벽 사이로 배를 몰아 들어가면 파도가 바위에 부딪힐 때마다 마치 거문고 현을 뜯는 듯 웅장하고도 신비로운 소리가 울려 퍼지는 실금리 굴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수십 년 전, 어부들이 거친 비바람을 피해 잠시 몸을 낮추고 고단한 숨을 돌리던 이 자연의 쉼터는 이제 홍도를 찾은 이들의 복잡한 머릿속을 깨끗이 비워주는 고마운 치유의 공간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35년 어부 부부의 구슬땀과 자연의 순리가 빚어낸 낭만

바다 위 기적 같은 풍경의 비결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그 중심에는 이 거친 푸른 바다를 영토 삼아 무려 35년간 동고동락해 온 황삼준, 채태순 어부 부부가 있습니다. 부부는 새벽 미명부터 바다로 나가 어제 미리 놓아둔 그물을 길어 올립니다. 욕심내지 않고 바다가 허락해 주는 만큼의 수확에 감사해하는 이들의 등 위로 한결같이 뜨거운 태양이 떠오릅니다.

이날도 사람 팔뚝만 한 튼실한 광어와 쫄깃한 간제이가 투박한 손끝에서 연신 튀어 오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물살이 유난히 세고 맑기로 소문난 거친 갯바위 틈새에서 장비 하나로 묵묵히 캐내는 '거부기 발' 모양의 별미, 거북손은 오직 이 청정한 바다만이 건넬 수 있는 귀하디귀한 은혜입니다. 부부는 자연에서 얻은 소중한 재료들을 가마솥에 정성스레 삶아내어, 숲속 동굴 속에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둘만의 성찬을 나눕니다. 서로를 향한 따뜻한 눈빛 속에서 오랜 고생길도 봄눈 녹듯 사라지는 법이지요.


배 위에 서 있는 중년 여성과 젊은 여성이 에메랄드빛 바다 배경으로 대화하고 있는 모습

청정 해역에서 채취한 거북손은 부부의 소박한 식탁 위에 오르는 귀한 별미입니다.


소형 배를 타고 파도에 깎인 바위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과 그 주변의 암벽 풍경

수만 년의 세월이 빚어낸 해식 동굴 너머로 신비로운 자연의 숨결이 느껴집니다.


찰나의 조우, 유람선 곁에서 벌어지는 기적 같은 선상 미식회

부부의 통통배가 유람선의 엔진 소리를 들으며 유유히 다가갈 때, 잠자고 있던 바다는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야외 횟집으로 돌변합니다. 육지의 바쁜 식당과 달리, 파도의 리듬에 몸을 맞긴 채 찰떡같은 부부의 호흡으로 농어와 우럭, 놀래미가 눈 깜짝할 사이에 정갈한 횟감으로 변모합니다.

관광객들을 가득 실은 거대한 유람선 곁에 바짝 붙어 일어나는 이 선상 횟집은 배 위에서 갓 잡아 올린 부드러운 살점을 즉석에서 맛보여주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오랜 시련을 견뎌내며 다시 찾아든 홍도의 봄날 속에서 손님과 주인은 경계 없이 어우러져 싱싱함에 낭만을 곁들여 먹습니다. 도시 사람들은 도저히 흉내조차 낼 수 없는 바다 사람들의 속 깊은 따뜻함이 가득 배어 있는 순간입니다.


푸른 바다 위 어선 갑판에서 바라본 홍도 2구 마을의 한적한 선착장과 주변 풍경

여객선이 닿는 1구 마을과는 또 다른 조용한 분위기의 2구 마을은 바다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이들의 아늑한 안식처입니다.


고요한 2구 마을과 백년 등대의 붉은 노을이 남기는 여운

관광객들이 머무는 1구 마을의 떠들썩함이 잦아들면, 여객선조차 닿지 않는 외딴 어촌인 홍도 2구 마을의 평화로운 진풍경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울창한 숲길을 따라 산 중턱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면 눈부시게 하얀 옷을 입은 '홍도 등대'가 늠름하게 서 있습니다. 1931년에 첫 불을 밝힌 이래로 백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서해안을 지나는 수많은 선박의 안전한 길잡이가 되어 준 해양수산부 지정 영예로운 문화유산입니다.


등대 건물 벽에 부착된 스탬프 투어 안내판 옆에서 한 여행자가 파란색 안내 책자를 들여다보고 있다.

벽에 남은 세월의 흔적과 함께 등대마다 고유한 도장을 찍으며 여행의 의미를 더해갑니다.


이 등대 마당에서 굽어보는 낙조는 가던 발걸음을 결코 가만두지 않습니다. 하늘과 푸른 바다가 온통 붉은 핏빛으로 정열적으로 불타오르는 순간, 홍도를 지탱하는 기암괴석들조차 수줍게 물들어 갑니다. 이 무서우리만치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삶이 아무리 거칠고 가팔라 유람선처럼 빠르게 흘러갈지라도, 때로는 삼발이의 느린 속도처럼 삶의 여백을 기꺼이 받아들일 때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당신의 고단한 일상에도 잠시 쉼표를 찍어줄 붉은 노을빛이 지금 마음 한구석에 숨어 있나요?


FAQ

홍도 1구 마을에서 이용하는 '삼발이'는 일반 관광객도 탈 수 있나요?

삼발이는 도로가 좁고 비탈진 홍도 1구 마을의 유일하고 소중한 운송 수단입니다. 주로 마을 주민들의 생업과 짐 운반을 위해 사용되며, 좁은 골목길 환경에 맞춰 최적화된 독특한 이동수단입니다.

홍도 등대에서 진행하는 스탬프 투어는 어떻게 참여하나요?

홍도 2구 마을 산 중턱에 위치한 홍도 등대(1931년 건립)에 가시면 역사적인 등대 보존을 기념하여 방문 도장을 찍을 수 있는 스탬프 보관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등대를 방문하시는 누구나 자유롭게 인증 도장을 남길 수 있습니다.

홍도에서 볼 수 있는 '거북손'은 구체적으로 어떤 식재료인가요?

거북손은 거북이의 발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물살이 거세고 깨끗한 청정 해역의 갯바위 틈새에 서식합니다. 껍질을 까서 알맹이를 삶아 먹으면 쫄깃하고 바다 향 가득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별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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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바다에서 유람선 앞까지, 홍도 어부 부부가 띄운 낭만의 '선상 횟집' - 이글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