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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이 사랑하는 일품 문어의 상당수는 국토의 90% 이상이 사막인 아프리카 모리타니에서 수입됩니다.
  • 모리타니 어부들은 문어에 상처를 입히지 않는 친환경 전통 단지 조업 방식인 ‘아티자날’로 최상급 품질을 지켜냅니다.
  • 정작 현지인들은 육식 위주의 전통으로 문어를 먹지 않지만, 이 귀한 바다의 보물은 국가 수출의 든든한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식탁에서 흔하게 마주하는 쫄깃한 문어 요리, 이 맛있는 한 접시 속에 저 멀리 아프리카 사막의 거친 숨결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놀랍게도 국토의 90% 이상이 척박한 황무지와 모래로 뒤덮인 서아프리카의 모리타니가 세계 최고 품질의 문어를 우리 식탁에 공급하는 주인공이랍니다. 척박한 땅에서 태어나 바다의 품에서 길을 찾은 사람들의 고단하고도 정성스러운 삶을 통해, 우리가 아무도 모르게 신세 지고 있었던 모리타니 바다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지금 전해드립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문어, 그 뒤에 숨겨진 아프리카 사막의 기적

매일 오후 늦은 시간이 되면 모리타니의 항구도시 누악쇼트 어시장은 활기로 가득 찹니다. 사막의 모래바람이 사정없이 들이치는 거친 해변에는 접안 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수천 척의 소형 어선들이 맨몸으로 정박해 있죠. 물고기가 넘쳐나는 바다 근처 어시장 건물 안쪽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면 마침내 오늘의 진짜 주인공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로 한국인들이 그토록 사랑하는 거대한 문어들입니다.

그런데 이 귀한 문어들은 어찌 된 영문인지 시장 가판대 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알고 보니 모리타니에서 잡히는 문어는 대부분 국내 소비용이 아닌 해외 수출용으로 수확되기 때문입니다. 이곳의 문어가 세계무대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실로 대단합니다. 전 세계 문어 공급량 가운데 약 60% 수준이 바로 이 조그마한 사막 나라 모리타니의 바다에서 흘러나오고 있으니까요.

사막의 나라에서 보내온 보물, 왜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을까요?


한 사람의 손에 갓 잡은 싱싱한 생선 두 마리가 들려 있으며, 아래쪽에는 '모두 얼마인가요?'라는 자막이 보입니다.

어시장에서는 매일 오후 바다에서 방금 올라온 신선한 생선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그렇다면 왜 전 세계, 특히 한국의 수많은 식당과 식탁은 이 먼 사막 나라의 문어를 이토록 간절히 찾는 것일까요? 비결은 바로 모리타니 특유의 전통 조업 방식에 있습니다. 모리타니 어부들은 그물로 바다 밑바닥을 긁어내 대량으로 잡는 대신 플라스틱이나 황토로 구운 전통 단지를 바다에 던져 수확하는 ‘아티자날(artisanale)’ 방식을 여전히 고수합니다. 어둡고 좁은 곳을 찾는 문어의 습성을 이용해 단지 속에 스스로 들어가게 만드는 이 전통 방식은 문어의 몸에 단 하나의 생채기나 상처도 남기지 않아 최고의 신선도를 자랑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정작 이렇게 질 좋은 문어를 직접 손으로 잡는 모리타니 사람들은 평소에 문어를 거의 먹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대대로 사막에서 낙타와 양고기를 주식으로 삼아온 유목 문화의 영향 때문에 수산물을 먹기 시작한 역사가 매우 짧기 때문이죠. 게다가 일반 물고기보다 무려 10배 이상 비싸게 팔려나가는 문어는 이들에게 먹기에는 너무 사치스럽고 귀한 재화입니다. 그야말로 가난한 사막 나라를 먹여 살리는 가장 고마운 효자 상품인 셈입니다.

거친 대서양 파도에 맞서는 어부들의 말 없는 구슬땀


배 뒷부분에 장착된 낡고 투박한 선외기 모터를 어부의 손이 분주하게 정비하고 있는 모습

거친 대서양의 파도를 뚫고 조업에 나서기 전, 어부들은 낡은 엔진을 꼼꼼히 살피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른 새벽, 대를 이어 바다를 지켜온 모하메드 선장과 선원들은 어둠을 뚫고 대서양으로 나섭니다. 이들이 몸을 싣는 배는 폭이 겨우 1.5m, 길이는 10m 남짓한 좁고 기다란 목선입니다. 집어삼킬 듯 강하게 요동치는 파도 마찰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그만큼 뒤집히기 쉬워 선원들은 온몸의 무게 중심을 이용해 사투를 벌이며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갑니다.


어업용 우비를 입고 바다 위에 있는 한 남성의 모습.

거친 대서양의 파도 위에서 매일같이 묵묵히 삶의 터전을 일구는 어부들의 고단한 일상입니다.


대서양 먼바다로 나아가는 고단한 길 위에서, 어부들은 흔들리는 선상 위에 작은 불을 피웁니다. 그리고 300년 전부터 이어진 전통 허브차 '아타야'를 이리저리 잔에 부어가며 정성껏 끓여 마시죠. 혀가 아릴 만큼 쓰면서도 설탕이 듬뿍 들어가 눈물 나게 달콤한 이 차 한 잔이 거센 파도와 싸워야 하는 어부들에게 든든한 삶의 에너지가 되어줍니다. 거룩한 노동을 시작하기 전, 신을 향해 고개 숙여 바다 위의 안전을 간절히 기도하는 이들의 모습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영하 40도의 정성, 세계 시장으로 향하는 깐깐한 여정

바다 위에서 손수 끌어 올린 문어들은 육지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수출 전문 가공공장으로 옮겨집니다. 전 수산업 규모가 모리타니 전체 산업의 무려 60%에서 70%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핵심 동력이기에, 공장 가공 라인의 선별과 위생 기준은 상상 이상으로 대단히 엄격하게 진행됩니다.

작업자들은 수확된 문어의 무게에 따라 4kg급인 1호부터 300g 남짓인 8호까지 세밀하게 8단계 규모로 분류합니다. 분리가 끝난 문어는 고유의 탱글탱글한 육질을 완벽히 지키기 위해 영하 18℃에서 영하 40℃로 강력하게 급속 냉동됩니다. 이렇게 꽁꽁 얼려 깨끗하게 포장된 얼음 속 문어들이 매일 수십 톤씩 컨테이너에 실려 아시아와 유럽 등 세계 각국의 식탁으로 머나먼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자연이 허락한 만큼만 얻는 삶, 우리에게 던지는 따뜻한 여운


바닷가 모래사장 위로 작은 목선들이 여러 척 정박해 있고, 그 앞을 흰색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쟁반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거친 바다를 터전 삼아 살아가는 어부들이 바닷가에서 서로 음식을 나누며 정을 쌓아갑니다.


때로는 거센 풍랑 탓에 배가 완전히 물에 잠기는 끔찍한 사고를 겪기도 하고, 온종일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를 견뎠음에도 통발이 텅 비어 단 한 자루의 문어만 들고 쓸쓸히 퇴근해야 하는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리타니의 어부들은 자연을 탓하거나 욕심을 부리지 않습니다. 접안 시설조차 없는 맨해변에서 배가 들어올 때면 누구의 배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온 마을 남정네들이 달려들어 어선을 함께 힘껏 영차영차 밀어 올려주는 따뜻한 풍경이 매일같이 이어집니다.

바다 밑바닥 물을 퍼 올리며 땀 흘렸던 하루가 저물면, 해변 모퉁이에서 조리된 전통 생선 덮밥 '채부젠'을 매개로 마을의 어린아이들까지 한데 둘러앉아 한 손으로 정겹게 나누어 먹습니다. 내 통발이 비었어도 서로를 보듬고 바다가 허락해 준 만큼만 조용히 감사해하는 이들의 미소 속에서, 우리는 속도와 편리만을 좇아 숨 가쁘게 살아온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오늘 저녁, 여러분의 식당 위에 올라와 있을 쫄깃하게 씹히는 달콤한 문어 한 점을 드실 때, 머나먼 대서양에서 구슬땀을 흘렸을 모리타니 어부들의 따스한 정성과 삶의 투쟁을 조용히 음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FAQ

한국에 들어오는 수입 문어 중 모리타니산의 비중이 왜 이렇게 높은가요?

모리타니 바다는 난류와 한류가 만나 유기물이 풍부하고 문어가 살기 좋은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모리타니에서 수출되는 문어는 전 세계 문어 시장 유통량의 대략 6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생산 규모가 크고 품질이 탁월하여 한국 수출 비중 역시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모리타니의 전통 조업 방식인 '아티자날(Artisanal)'이란 무엇인가요?

대량의 그물로 해저를 긁어 상처를 주는 트롤어업과 달리, 어둡고 좁은 곳에 숨으려는 문어의 천성을 활용하여 황토 등으로 구워 만든 항아리 단지나 낚시를 활용해 직접 손으로 한 마리씩 올리는 전통적인 친환경 어업 방식입니다.

문어에 상처가 나지 않는 것이 맛과 품질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나요?

그물 조업 중 서로 부딪히며 발생하는 상처와 스트레스는 문어의 신선도를 떨어트리고 살을 무르게 만듭니다. 반면 단지 조업을 통해 전혀 상처를 입지 않고 올라온 완벽한 상태의 문어는 육질의 탄력감과 맛의 응축도가 훨씬 뛰어나 세계 시장에서 최상급 낙찰 가격으로 평가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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