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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팔 정부가 일 년 중 오직 두 달만 채취를 허락하는 해발 4,500m 고지대의 귀한 약재 '야차굼바'를 얻기 위해 돌포로 향하는 죽음의 길이 열렸습니다.
  • 수많은 절벽과 고산병을 이겨내며 묵묵한 수고와 정성으로 캐낸 야차굼바는 돌포 사람들의 삶을 지탱하는 연간 최고의 든든한 보물입니다.
  • 혹독한 자연에 순응하며 땀 흘려 얻은 정직한 결실에 기뻐하는 사람들의 미소는 현대인에게 무겁고 따뜻한 삶의 울림을 전해줍니다.

우리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거칠고도 아름다운 비밀을 간직한 곳으로 갑니다. 네팔 정부가 일 년 중 단 2개월만 허락하는 히말라야 최후의 오지, 돌포(Dolpo)로 향하는 죽음의 길이 열렸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1년 치 연봉을 단숨에 벌 수 있는 '야차굼바(동충하초)'를 채취하기 위해 해발 4,500m가 넘는 험난한 산길을 오릅니다. 이 위험천만한 도전은 단순한 일확천금의 기회를 넘어, 척박한 자연 속에서 가족의 생계와 내일을 지켜내려는 돌포 사람들의 치열하고도 고단한 삶의 투쟁입니다. 과연 가혹한 대자연이 허락한 보물은 어떤 모습일까요?

목숨을 걸고 오르는 히말라야의 죽음의 길, 돌포가 열리다

여정은 네팔의 숨겨진 관문인 주팔 공항에서 시작됩니다. 활주로 끝이 아찔한 낭떨어지로 이어져 베테랑 조종사조차 하늘에 기도를 올리게 만드는 이곳은 외부 세계와의 통로이자 죽음의 길의 시작점입니다. 네팔 정부가 자연 보호와 안전을 위해 5월 말부터 딱 두 달 동안만 입산을 통제하며 길을 열어주자, 고요하던 산자락은 금세 수많은 인파로 북적이기 시작합니다. 이 짧은 기회를 잡기 위해 전국의 학교마저 '야차굼바 방학'을 맞이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한마음으로 길을 나섭니다.

당나귀 15마리에 무려 1.5톤의 식량과 텐트를 싣고, 험준한 산사태 지역과 낙석의 위험을 뚫고 지나가는 등반대의 발걸음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돎니다. 조금만 발을 잘못 디뎌도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절벽 길목마다 당나귀들이 미끄러지고 봇짐이 터지는 아찔한 사고들이 연속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이 위험을 견뎌내며 나아가야만 사랑하는 가족이 온전히 살아갈 수 있습니다.


짐을 가득 실은 당나귀들과 짐을 짊어진 사람들이 험준하고 좁은 돌길을 따라 좁은 산비탈을 이동하는 모습

해발 4,500m가 넘는 험난한 산길을 지나 생계를 위한 동충하초 채취지로 향하는 사람들의 긴 여정입니다.


금보다 비싼 약재 '야차굼바', 왜 이토록 열광하는가

이 험한 산길에 사람들이 끊임없이 줄을 짓는 이유는 오직 하나, 세상에서 가장 귀한 약재로 꼽히는 '야차굼바(Yarchagumba)'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여름에는 풀이 되고 겨울에는 벌레가 된다는 신비의 약재인 야차굼바는 해발 4,000m에서 5,000m 사이의 극 고지대에서만 아주 어렵게 머리를 내밉니다. 혹독한 추위와 산소가 희박한 고산지대의 척박함을 견디며 얻어낸 야차굼바는 그야말로 금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보물입니다.

돌포 사람들에게 단 두 달간의 이 고된 노동은 무려 6개월 치에서 1년 치에 달하는 생활비를 단숨에 벌어다 주는 인생의 유일무이한 기회입니다. 집안에 쌓인 아버지의 빚을 갚아드리고 싶다는 기특한 열다섯 소년 포터부터, 어린 자식을 등에 업은 채 가파른 경사를 거칠게 거스르는 젊은 부부의 꿋꿋한 발걸음까지 모두 야차굼바라는 희망 하나에 의지하여 가혹한 고개를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척박한 자연이 선사한 고단한 정성과 삶의 불꽃

이 엄청난 열풍 뒤에는 돌포라는 고립된 오지의 지리적 고단함과 그에 순응하는 사람들의 강인한 생명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문명이 거의 닿지 않은 돌포의 마을들은 농사조차 제대로 지을 수 없는 흙과 돌의 세계입니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자연이 내린 가혹한 삶을 피해 조급하게 도망치지 않고, 오히려 묵묵한 수고와 정성으로 극복해 나갑니다.

고산병으로 몸을 가누지 못해 입산 허가비 3만 원조차 완전히 날리고 눈물을 머금으며 산을 내려가야 하는 차갑고 비정한 현실 앞에서도, 이들은 미소를 잃지 않습니다. 길목 중간중간 마련된 임시 텐트에서 버터와 소금으로 우려낸 차, 그리고 전통술 '장'을 나누어 마시며 힘을 보탭니다. 혹독한 시련을 겪고도 부모의 그늘 속에서 사랑받는 돌포의 아이들과 이웃들의 따뜻한 정은 여정의 노고를 단숨에 잊게 해줍니다.


히말라야 야차굼바 채취를 위해 텐트 안에 모여 앉은 남성들이 금속 컵을 들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거친 산길에서 몸을 녹여주는 버터차 한 잔은 험난한 여정을 이어가는 이들에게 깊은 위로가 됩니다.


해발 4,500m 탕보체, 네 발로 기며 일구는 구슬땀의 현장

험준한 절벽을 깎아 만든 아슬아슬한 길을 지나 해발 4,500m 탕보체(Thyangboche)에 다다르면 보는 이의 숨을 멎게 하는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채취꾼들은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은 채, 마치 동물처럼 온 산자락을 기어 다니며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고 가느다란 야차굼바를 찾아 헤맵니다. 차가운 흙바닥을 헤집기를 무려 한 시간, 마침내 흙 속에서 작은 동충하초를 쏙 뽑아냈을 때 채취꾼들의 얼굴에는 그 어떤 보석보다 빛나는 환희가 가득 퍼집니다.

채취한 야차굼바는 물에 조금이라도 닿으면 썩어버리기 때문에 물을 전혀 쓰지 않고 칫솔로만 조심스럽게 마른 흙을 털어내야 하는 고도의 정밀함이 필요합니다. 자칫 서두르다가 껍질이 부러지기라도 하면 그 가치는 턱없이 깎이기 때문에 상인들과 채취꾼들 사이에는 팽팽하고도 섬세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넉넉지 못한 환경에서 자란 젊은이들이 텐트 하나 없는 차가운 밤하늘 아래에서 눈이 충혈되도록 버티며 오로지 성실한 고생만으로 빛을 빚고 있습니다.


등산복을 입은 남성이 히말라야의 경사진 초원 지대에 엎드려 야차굼바를 찾고 있는 모습

해발 4,500m 고지의 거친 땅에서 희망을 찾기 위해 온종일 허리를 굽히고 구슬땀을 흘립니다


별빛 아래에서 다시 묻는 삶의 가치, 돌포의 내일

매혹적이면서도 가혹했던 야차굼바의 계절이 지나고 나면 돌포에는 다시 고요하고 기나긴 겨울이 찾아올 것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위험 속에서도 대자연이 허락한 소중한 선물을 품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의 마음속에는 내일을 든든하게 비추는 영롱한 희망의 불길이 타오릅니다.

밤하늘에 부서지듯 쏟아지는 무수한 별빛 아래에서, 우리는 삶에 대해 다시금 깊은 생각에 잠겨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저 쉽고 빠르게 결과를 얻고 소비하려는 우리의 조급한 일상과 달리, 단 한 송이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 자신의 온 생명을 다해 고된 절벽을 기어 오르는 돌포 사람들의 노동은 실로 거룩하게까지 느껴집니다. 당신의 고단한 오늘 하루에는 가족에 대한 어떤 든든한 다짐과 정직한 구슬땀이 맺혀 있나요?


FAQ

야차굼바(동충하초)가 무엇이며, 왜 이렇게 비싸게 거래되나요?

야차굼바는 혹독한 겨울에 나방 애벌레의 몸속에 있는 균이 봄부터 여름에 이르러 애벌레를 뚫고 싹을 틔워 풀(동충하초)처럼 되는 전설적인 약재입니다. 면역력 강화와 고산병 치료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금보다 귀하고 비싸게 매매됩니다.

돌포로 진입하는 비행기 활주로(주팔 공항)가 유독 이토록 위험한 이유가 있나요?

주팔 공항은 깎아질 듯한 히말라야 산자락 깊숙이 위치하고 있어 활주로의 끝이 곧장 낭떠러지로 이어집니다. 착륙 속도를 급작스럽게 줄이고 추락을 강제로 방지하기 위해 활주로가 약 **15도의 경사**로 오르막길처럼 비스듬히 설계되어 고도의 조종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야차굼바 채취를 시도하는 도중 닥치는 가장 큰 위험 요소는 무엇인가요?

해발 **4,500m에서 5,000m** 이상의 산소가 매우 희박한 극 고지대에서 눈과 우박, 그리고 갑작스러운 여름철 집중 폭우로 유발되는 대규모 산사태와 낙석이 생명을 위협합니다. 더불어 신체 방어력이 약해질 경우 치명적인 고산병을 유발해 모든 노력을 포기하고 하산해야 하는 위험 역시 뒤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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