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nel_banner
  • 전국 갑각류 물동량의 80%를 책임지는 동해항을 중심으로 85톤 규모의 러시아산 킹크랩 통관 및 정밀 선별 과정이 빈틈없이 이루어집니다.
  • 캐나다에서 항공으로 긴급 수송된 랍스터는 30시간의 건조한 여정을 거친 후, 전용 수조의 낙차식 해수 공급 장치로 컨디션을 빠르게 회복합니다.
  • 수출길이 막혔던 국내산 붉은 대게는 입을 뚫어 짠 바닷물을 빼내는 고난도 수작업과 자동 탈육 공정을 통해 국내 최고급 간편식 원재료로 재탄생합니다.

최근 한국인의 식탁에 킹크랩, 랍스터, 붉은 대게 등 고급 갑각류가 대중화되며 뜨거운 크랩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비사고 연약한 바다 생물들이 신선한 상태로 우리 집 앞까지 배달되기 위해 전국의 보세 창고와 가공 공장에서 밤낮으로 구슬땀을 흘리는 일꾼들의 숨은 노력이 존재합니다. 본 글에서는 동해항을 통해 수입되는 수십억 원 위용의 킹크랩 유통 경로와 극도의 신선도 유지 비결, 그리고 국내산 붉은 대게 가공 공장의 정밀한 생산 메커니즘을 심도 있게 조명하며, 바다의 맛을 전하기 위한 인간의 고단하고 뜨거운 노동 현장을 들여다봅니다.

70억 원의 바다 왕국이 동해항에 내려앉다

전국 유통 물동량의 무려 80%를 점유하고 있는 강원도 동해항. 러시아에서 5개월 동안 가혹한 조업을 거쳐 우리나라를 찾아온 1,593톤급 대형 선박이 정박하면 온 항구가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입니다. 크레인이 거대한 수조 박스를 조심스럽게 들어내면 드디어 바다의 제왕, 킹크랩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번에 입항한 물량은 무려 85톤, 시가로는 70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랍니다.

생물 상태로 들어오는 킹크랩은 기온 변화와 충격에 대단히 취약합니다. 작업자들은 차가운 해풍 속에서 허리조차 제대로 펴지 못한 채, 등이 깨지지 않도록 한 마리씩 애지중지 다루며 운반 상자에 담아냅니다. 다리 하나라도 부러지면 상품 가치가 그야말로 뚝 떨어지기 때문에 손길 하나 주행 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죠.


모자와 안경, 마스크를 쓴 남성이 야외 항만 작업장에서 인터뷰하는 모습이며, 뒤쪽으로 노란색 운반용 플라스틱 상자들과 대형 산업 설비가 보인다.

수입 킹크랩을 전국으로 유통하기 위해 현장 일꾼들은 늦은 밤까지 쉴 틈 없이 작업을 이어갑니다.


아침 10시부터 밤늦게까지 꼬박 10시간 이상 이어지는 하역 작업은 극한의 체력 소모를 요구합니다. 이 모든 일은 왜 중간에 멈출 수 없는 걸까요? 바로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기 때문입니다. 시간과의 싸움에서 지면 막대한 손해로 이어지기에, 일꾼들의 이마에는 봄바람 속에서도 뜨거운 땀방울이 마를 새가 없답니다.

찰나의 신선도를 붙잡는 보세창고의 '황금 조건'

부두에서 신속하게 실린 킹크랩 트럭은 철저한 보안 장치와 '보세 화물 봉인'을 채운 채 단 5분 거리에 있는 보세구역 창고로 향합니다. 통관 허가가 떨어지기 전까지는 세관의 엄밀한 관리 하에 임시 보관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한 트럭에 실린 몸값만 약 1억 5천만 원에 달하기 때문에 단 한 마리의 무단 유출도 결코 용인되지 않습니다.

킹크랩이 장기 보관을 위해 들어가는 보세창고 안에는 무려 쉬흔한 개의 거대한 수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곳의 청결 상태는 생물의 생존율과 직결됩니다. 작업자들은 고압 세척기를 들고 꼬박 이틀 밤을 새우며 수조를 깨끗이 닦아냅니다. 킹크랩이 안전하게 머물기 위해서는 과거 서식 환경과 완벽히 일치하는 두 가지 조건, 즉 평균 2.5℃~3℃의 수온35 PSU의 정확한 염도를 세밀하게 조절해 주어야 합니다.

수조에 입고되는 순간에도 척척 움직이는 선별반의 손길은 기계보다 매섭습니다. 껍질 속 단단한 살결을 꾹꾹 눌러보고, 등에 작은 상처나 구멍이 있는지 꼼꼼하게 골라냅니다. 흠집이 생겨 속살이 비치는 개체는 물이 들어가면 바로 폐사하기 때문에 무조건 반품 처리됩니다. 이 과정을 거쳐야만 소비자들에게 하얗고 풍성하게 꽉 찬 '살수율 90%'의 일품 킹크랩이 전해질 수 있는 것이지요.

하늘과 땅을 건너온 맛, 캐나다 랍스터의 회복 비결

킹크랩에 대항하는 또 다른 바다의 강자, 바로 캐나다 대서양 청정해역에서 온 랍스터입니다. 랍스터는 국내에 들어오기 위해 무려 30시간 동안 물 밖에서 항공 직송으로 피 말리는 여정을 거칩니다. 물을 전혀 먹지 못하고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도착하기 때문에 창고에 도달했을 때는 그야말로 숨만 겨우 쉬고 있는 고단한 상태입니다.

이 지친 생질들에게 산소와 수분을 신속하게 충전해주는 비결이 도대체 뭘까요?


노란색 장갑을 낀 작업자가 커다란 랍스터를 양손으로 들어 올리고 있으며, 랍스터의 집게발에는 고무밴드가 묶여 있다. 배경에는 캐나다산 랍스터 상자들이 쌓여 있고 화면 하단에는 상태가 좋은 랍스터를 구별하는 방법에 대한 자막이 적혀 있다.

먼 거리에서 공수된 만큼 꼼꼼하게 선별된 랍스터는 육질이 통통하고 활력이 넘쳐야 최상급으로 분류됩니다.


그 비결은 현지 보관 방식 그대로 구현한 '플라스틱 폴딩 크레이트'에 랍스터들을 분류해 담은 뒤, 위에서부터 끊임없이 차가운 해수를 아래로 흘려보내는 낙차식 산소 공급 시스템에 있습니다. 이 수조에서 약 24시간에서 48시간 동안 온전한 휴식을 취하면 랍스터는 본래의 가공할 만한 힘을 되찾게 됩니다. 회복된 랍스터의 집개발은 손가락 상해를 입힐 만큼 강력하므로, 오랫동안 숙련된 전문가들만이 조심스럽게 분류 작업을 진행합니다. 온도와 염도만 최적으로 맞춰준다면 최대 한 달 이상 건강하게 살려둘 수 있다니 참 신기하지 않나요?

수출 불황을 정성으로 이겨낸 대한민국 붉은 대게 공정

외국산 생물 수입 현장이 속도전이라면, 우리나라 동해 바다 500m~2,000m 심해에서 조업해 올리는 국산 '붉은 대게(홍게)' 현장은 그야말로 인간의 정성 어린 수작업최첨단 냉동 기술이 결합된 집약체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출길이 막혀 어려움을 겪던 붉은 대게 어가들은 완벽하게 가공된 국내 간편식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이는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붉은 대게가 가공 공장으로 들어오면 가장 먼저 독특한 의식을 치릅니다. 바로 게의 입 부분에 일일이 바늘로 구멍을 내고 차가운 물에 30분 동안 푹 담가두는 작업입니다.


강원도 속초항을 위에서 내려다본 전경으로 빨간 아치형 다리와 항구에 정박한 배들, 바다와 맞닿은 해안가 건물이 보입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바다의 결실을 나르는 속초항의 분주한 모습입니다.


이것은 귀찮아도 결코 생략할 수 없는 결정적인 공정입니다. 게가 품고 있던 짜디짠 바닷물을 밖으로 완전히 배출시키기 위함인데요. 이 작업을 소홀히 하면 속 깊은 곳의 장이 바닷물 때문에 짜질 뿐만 아니라, 삼투압 현상으로 내장 자체가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려 비린내가 나기 마련입니다. 딱 30분의 시간 규칙을 엄수해야만 비린 맛이 잡히고 게의 살이 눈물나게 쫀득해집니다.

이후 등껍질을 떼어낸 뒤 다리는 100℃의 온도에서 3분 30초, 몸통은 4분 30초 동안 정밀하게 나누어 삶아냅니다. 다리 살은 특유의 단맛이 강하고, 몸통 살은 담백하고 고소하기에 부위별 최적의 풍미를 끌어내기 위한 세심한 안배입니다. 그 뒤 롤러를 이용해 껍질에서 다리 살만 쏙 빼내는 기발한 방식을 거치고 나면 탐스러운 붉은 대게 순살이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수분 사수 작전: 급속 냉동의 마법

완성된 대게 살의 가치를 마지막까지 지켜내기 위해 공장에서는 영하 40도 이하의 혹독한 환경에서 급속 냉동 과정을 거칩니다. 그런데 꽁꽁 얼어붙은 게살 꾸러미들을 꺼내어 난데없이 차가운 얼음물에 아주 잠깐 담갔다 빼내는 독특한 공정이 이어집니다.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걸까요?

이 과정은 제품 표면에 얇은 얼음 보효막을 입히는 글레이징(Glazing) 기법입니다. 영하 40도로 극랭된 제품이 상온의 공기나 미세 수분과 접촉해 산화되거나 본래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원천 차단해 줍니다. 덕분에 미국이나 전 세계로 기나긴 수출 여정을 떠나도 붉은 대게 본연의 탱글탱글하고 달콤한 식감을 고스란히 보존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보이지 않는 작은 수고 하나가 전 세계인의 식탁 위에서 대한민국 동해 바다의 신선함을 꽃피우고 있습니다.


FAQ

블루 킹크랩과 레드 킹크랩은 맛에서 어떤 차이가 있나요?

레드 킹크랩은 주로 가을과 겨울에 유통되며 담백하고 깊은 풍미가 일품입니다. 반면 봄과 여름에 주로 들어오는 블루 킹크랩은 특유의 향긋한 버터 향과 부드러운 단맛이 감도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만 육안이나 한자리의 직접 비교 없이는 일반 소비자가 맛의 우위를 가리기 힘들 정도로 두 종류 모두 최상급의 맛을 자랑합니다.

킹크랩을 고를 때 정말 살이 꽉 찼는지 확인하는 손쉬운 비결이 있을까요?

킹크랩의 8개 다리 중 하나를 손으로 살포시 꾹꾹 눌러보았을 때, 쓱 끄지거나 무르지 않고 속이 돌처럼 단단하게 차 있는 느낌이 들어야 살수율이 높은 좋은 킹크랩입니다. 또한 등이 깨지거나 다리가 떨어져 나간 개체는 내장이 흘러내리거나 폐사할 확률이 높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붉은 대게를 삶기 전 입을 뚫고 물에 담그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게 체내에 남아 있는 짠 바닷물을 강제로 배출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이 작업을 거치지 않고 삶으면 내장이 짠맛에 오염되고 장 자체가 삭아버려 비린 맛이 심해집니다. 물에 담가두는 시간은 최대 30분을 넘기지 않아야 신선도 유지와 살의 쫄깃한 탄력을 모두 확보할 수 있습니다.


원본 영상 보기

# 극한직업
# 급속냉동
# 동해항
# 랍스터
# 보세창고
# 붉은대게
# 살수율
# 수산물유통
# 킹크랩
# 홍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