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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5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지는 캄보디아 우기철, 톤네사프 호수의 어부들은 물고기보다 값비싸게 팔리는 독 없는 자연산 물뱀을 잡기 위해 호수로 나섭니다.
  • 성인 두 명이 타기에도 비좁은 배 위에서 임시 천막을 치고 3~4일 동안 쪽잠을 자며 1,200미터에 달하는 그물을 치고 걷는 고된 노동을 묵묵히 버텨냅니다.
  • 호수의 수확량이 점차 줄어드는 걱정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가족들에게 차려줄 든든한 특제 보양식 뱀탕 한 그릇에서 이들은 다시금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매년 5월부터 10월까지 캄보디아에 우기가 찾아오면,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톤네사프 호수는 그야말로 거대한 바다처럼 넓어집니다. 이 시기가 되면 평소 물고기만 낚던 어부들은 특별한 사냥을 준비하느라 분주해지는데요. 바로 캄보디아 현지에서 물고기 회보다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귀한 식재료, 자연산 물뱀을 잡기 위해서랍니다.

단 한 번 호수에 나서면 꼬박 3일 밤낮을 비좁은 배 위에서 먹고 자며 사투를 벌이는 톤네사프 물뱀 사냥꾼들의 삶은 자연에 순응하며 정직한 땀방울을 흘려보낸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깊은 인생의 정취를 풍깁니다. 가족들의 든든한 내일을 위해 거친 빗속으로 배를 모는 캄보디아 어부 부부의 치열하고도 따뜻한 생업의 현장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거대한 호수에 우기가 찾아올 때: 지금 톤네사프에서 벌어지는 일

캄보디아의 젖줄이라 불리는 톤네사프 호수는 우기만 되면 평소보다 수량이 무려 세 배 이상 늘어나면서 주변의 울창한 밀림마저 완전히 호수 밑으로 집어삼킵니다. 국토의 약 15%를 차지할 만큼 광활해진 이 수중 밀림은 야생 물뱀들에게 훌륭한 서식지가 되어 줍니다. 물뱀들이 덤불 사이를 헤엄쳐 다니는 이 시기야말로 어부들에게는 일 년 중 가장 바쁘고 귀한 대목이 시작되는 때인 셈이죠.


톤네사프 호수에서 잡힌 수많은 물뱀들이 한데 뒤섞여 쌓여 있는 모습입니다.

어부들이 갓 잡아 올린 자연산 물뱀은 지역 시장으로 옮겨져 요리에 쓰일 귀한 식재료가 됩니다.


이곳 호수에서 잡히는 물뱀은 독성이 없고 살이 아주 부드러운 것이 특징인데요. 덕분에 시장 상인들에게 고가로 넘어가 뼈째 얇게 포를 떠서 향신료와 함께 볕에 말리기도 하고, 매콤하고 짭조름하게 볶아내는 특별한 대중식 요리의 재료로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일반 물고기를 파는 것보다 벌이가 좋기에 어부들은 이 시기만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물고기보다 귀한 몸값, 물뱀 사냥이 생계의 중심이 된 이유

한 가정을 책임지는 어부 부부는 새벽부터 어린아이들을 가슴 짠하게 뒤로한 채 아주 단출한 모터배에 몸을 싣습니다. 배에는 며칠 동안 버텨낼 수 있는 최소한의 쌀과 조리도구, 그리고 뱀 조업의 핵심 장비인 거대한 그물만이 실려 있습니다. 한번 출발하면 3~4일 동안은 땅을 밟을 수 없는 고단한 여정이 펼쳐집니다.


캄보디아 톤네사프 호숫가에 위치한 나무집에서 어른과 여러 명의 아이들이 모여 있는 모습.

어부 부부가 3일간의 생업을 떠나기 전, 집에 남겨질 아이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당부의 말을 전합니다.


조업 장소인 거대한 수중 밀림 지대까지는 한참을 달려서 겨우 도착할 수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푸르른 나무들이 군데군데 솟아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물밑은 뱀이 숨어들기 딱 좋은 험난한 미로와 같습니다. 어부 부부는 이곳에서 거친 물결과 쏟아지는 소나기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거대한 물뱀과의 숨바꼭질을 준비합니다.

대자연의 순리와 고된 노동: 물뱀 사냥을 움직이는 비밀

물뱀을 잡는 방식은 단순해 보이지만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뱀이 지나다닐 만한 길목을 정확히 파악해 무려 1,200m에 달하는 그물을 호수 바닥으로 일정하게 내려주어야 하는데요. 이때 남편이 호수 쪽으로 수천 미터의 그물을 다치지 않게 조심스레 풀면, 아내는 노련한 솜씨로 노를 저어 배의 균형과 방향을 잡는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헤드카메라를 쓴 남성이 보트에 앉아 강가 주변의 물속으로 그물을 던지고 있다.

부부의 호흡이 중요한 물뱀 사냥은 길목마다 긴 그물을 띄워 올리며 묵묵히 이어집니다.


재미있는 점은 뱀을 잡기 위해 손으로 직접 놓은 이 그물이 뱀뿐만 아니라 호수 속 수많은 물고기도 함께 낚아챈다는 사실입니다. 그물에 단단히 걸려 빠져나가지 못하는 작은 물고기들은 냄새를 맡고 다가오는 물뱀들에게 가장 완벽한 천연 미끼 역할을 해 줍니다. 즉, 생명의 순환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물뱀을 그물 안으로 유혹하는 셈이랍니다.

3일간의 고단한 사투: 좁은 배 위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정

그물을 다 치고 나면 부부는 흔들리는 배를 고정하고 곧바로 저녁 준비를 시작합니다. 평평한 바닥조차 없는 좁은 나무배 위에 쪼그려 앉아 갓 지어낸 하얀 쌀밥과 지난번 조업에서 미처 팔지 못해 남겨둔 생선을 구워 찬을 올립니다. 부족하고 투박한 차림이지만 부부는 한 숟가락의 밥줄을 나누며 고된 하루의 수고를 따뜻하게 씻어 보냅니다.


배 위에서 한 남성이 카메라를 보며 인터뷰하고 있으며 화면 하단에는 한국어 자막이 적혀 있다.

가족을 지키고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거친 물 위에서 묵묵히 버텨내는 이들에게는 저마다의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평화도 잠시, 캄보디아 우기의 밤하늘은 영락없이 장대비를 퍼붓기 일쑤입니다. 부부는 서둘러 낡은 비닐 몇 장으로 간이 막사를 쳐보지만 새어 들어오는 겨울 같은 빗물과 차가운 바람을 완전히 막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제대로 누울 공간조차 없어 무릎을 맞대고 꼭 껴안은 채 쪽잠을 자는 이들의 밤은 눈물겹도록 시리지만,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집념으로 묵묵히 버텨냅니다.

아침이 밝으면 기대와 긴장 속에서 그물을 차례차례 끌어 올립니다. 비록 잡히는 것이 물뱀이 아닌 잡어뿐인 허탕의 순간이 올 때도 있지만, 마침내 그물 틈바구니에서 힘차게 몸뚱이를 꼬고 있는 반가운 물뱀이 모습을 드러낼 때면 부부의 거친 손길 위로 환한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푸른색 계열의 운동화 앞부분과 끈을 클로즈업한 영상 속 장면으로, 상단에는 한국어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거친 자연 현장을 누비는 발걸음을 든든하게 받쳐줄 장비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됩니다.


점차 줄어드는 수확량, 호수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요?

최근 들어 톤네사프 호수에는 수많은 조업 배들이 뒤엉키고 환경이 변하면서 예전만큼 물뱀이 많이 잡히지 않는 날들이 많아졌대요. 다른 배들과 그물이 엉키거나 찢어지는 예상치 못한 사고라도 번번이 일어나면 고생해서 준비한 도구들을 포기하고 끊어내야 해 가슴앓이를 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하루에 단 몇 킬로그램이라도 더 채워 풍족한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 부부는 매일 흔들리는 물결 위로 진심 어린 그물을 넓게 펼칩니다.


실내에서 한 여성이 쪼그려 앉아 파란 대야에 담긴 식재료를 손질하고 있으며, 주위에는 큰 스피커와 바구니 등 가재도구가 놓여 있습니다.

고된 조업을 마친 후 가족을 위한 영양 가득한 보양식을 정성껏 준비합니다.


사흘간의 혹독한 사투를 끝내고 집으로 무사히 복귀한 날, 열심히 잡은 물뱀은 가구의 소중한 생활비가 되고, 남은 몇 마리는 가족들을 위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제 보양식으로 재탄생합니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비늘을 대범하게 벗겨내고 마늘과 향신료를 더해 가마솥에 푹 고아낸 뜨끈한 뱀탕 한 그릇.


캄보디아의 한 가정집 실내에서 한 여성이 주황색 옷을 입은 아이를 안고 있고, 그 뒤로 다른 아이의 얼굴이 살짝 보입니다.

거친 조업 환경 속에서도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직접 잡은 귀한 식재료로 정성 가득한 저녁을 함께 나눕니다.


부모 몰래 든든하게 끓어오르는 냄새를 맡으며 자란 아이들이 맛있게 뱀탕을 비워내는 모습을 바라보는 부부의 얼굴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안도감과 여유로운 잔잔함이 가득 넘쳐납니다. 자연 속에서 치열하게 수확을 일궈낸 이들에게, 호수는 여전히 삶의 희망이자 영원히 마르지 않는 가장 따뜻한 품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과연 오늘 밤, 당신에게도 삶의 고단한 무게를 단숨에 잊게 해줄 든든한 가족의 따뜻한 밥상이 기다리고 있나요?


FAQ

톤네사프 호수에서 잡히는 물뱀은 독이 있어서 위험하지 않나요?

다행히 이 호수에서 잡히는 대부분의 물뱀은 독성이 전혀 부가되어 있지 않아 안전합니다. 살이 매우 부드러워 캄보디아 현지에서는 식재료로 높게 평가받으며, 어부들도 조업 시 맨손으로 다치지 않게 조심스럽게 꺼내며 작업합니다.

물뱀 조업은 일 년 내내 할 수 있나요?

물뱀 조업은 주로 일 년 중 5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지는 캄보디아 우기 시즌에만 한정됩니다. 이 시기에 호수 수량이 3배 이상 크게 늘어나면서 뱀들이 물이 잠긴 덤불이나 수중 밀림 지대로 깊숙이 들어오기 때문에 이때 집중적으로 낚습니다.

물뱀은 낚시가 아닌 그물로만 잡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물뱀이 지나가는 길목에 약 1,200미터 길이의 기다란 그물을 쳐놓으면 효율적으로 많이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물에 먼저 와서 걸려든 작은 물고기들이 냄새를 풍기며 물뱀을 자극하는 자연 미끼 역할을 함께 해 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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