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0년 역사를 지닌 부산 금정산성 막걸리는 전통 족타식 누룩과 맑은 지하수를 고집하며 16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평생 전통을 구슬땀으로 지켜온 마을 어르신들의 숙련된 손맛과 3년 숙성 천연 식초는 대량 생산이 흉내 낼 수 없는 깊은 풍미를 자랑합니다.
- 일본 유학 후 전수자로 나선 아들과 온 이웃이 따뜻한 연대로 빚어내는 이 술은 현대인들에게 느림과 정성의 가치를 전합니다.

태백산맥의 남쪽 끝자락, 해발 400m 분지에 자리한 부산 금정산성 마을에는 500년 동안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며 대를 이어온 특별한 술이 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 민속주 1호로 지정된 '금정산성 막걸리'랍니다. 쌀이 귀해 금주령이 내려졌던 고단한 시절에도, 손쉬운 인공 누룩과 대량 생산의 유혹 속에서도 이곳은 오직 전통 '족타식(발로 밟는) 누룩'과 맑은 지하수를 고집하며 16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빠르고 편리한 것만 찾는 현대 사회에서 이토록 고집스럽게 정성을 다해 만드는 전통 막걸리가 왜 지금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걸까요?
1. 대한민국 민속주 1호, 500년 역사가 걸어온 길
조선 시대 금정산성 축조에 동원된 인부들의 입소문을 타며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 금정산성 막걸리는 궁극의 풍미로 박정희 대통령 시절 우리나라 최초의 민속주(대통령령 제944호)로 지정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규제 속에서도 끊이지 않고 이어온 이 유서 깊은 양조장은 현재 15대 명인 유청길 씨에 이어 아들 유휘수 씨까지 16대째 그 든든한 가업의 길을 걸어가고 있답니다.
2. 빠름의 시대, 왜 불편하고 느린 전통 맛에 주목하는가
기계로 찍어내는 획일화된 효모 대신, 온전히 사람의 발로 디디고 자연이 키워낸 곰팡이로 술을 빚는 과정은 그야말로 시간과 정성이 만들어낸 위대한 결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위적인 화학 첨가물 없이 오직 자연의 순리에 따라 완성되는 깊고 진한 맛은 오랜 기다림의 미학을 증명합니다. 조급하게 결과를 얻으려는 현대인들에게 500년 막걸리가 전하는 전통의 가치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기다림의 미학이 담긴 누룩 발효 과정은 500년 전통 막걸리의 깊은 풍미를 만드는 핵심입니다.
3. 500년 세월의 맛을 지탱하는 세 가지 비결
금정산성 막걸리의 맛을 결정짓는 핵심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답니다.
첫째는 온 힘을 다해 발로 꾹꾹 밟아 만드는 족타식 누룩입니다. 곱게 빻은 통밀 반죽을 보자기에 싸서 발로 디디면, 적당한 수분과 점도가 유지되어 노랗고 하얀 누룩꽃(곰팡이)이 피어나기 가장 좋은 상태가 됩니다. 이 작업을 위해 평생을 바친 마을의 50년 경력의 베테랑 할머니들이 매일 정성껏 구슬땀을 흘려주고 계시지요.
둘째는 금정산성이라는 이름이 가진 맑은 지하 150m 천연 암반수입니다. '쇠 금(金)'에 '우물 정(井)'을 쓰는 금정산의 이름 그대로, 깨끗하고 단맛이 도는 천연 물줄기는 부드럽고 깔끔한 목 넘김의 든든한 밑바탕이 되어 줍니다.
셋째는 계절과 날씨의 변화에 맞춘 세밀한 자연 발효 과정입니다. 온도와 습도가 중요한 누룩방에서 약 보름간 띄우고, 햇빛에 말린 뒤 건조실에서 한 달 이상 보내야 비로소 눈처럼 하얀 곰팡이 꽃이 솔솔 피어난 명품 누룩이 완성된답니다.
4. 물려받은 손맛, 청년 승계와 이웃 공동체의 따뜻한 연대
이 가업은 단순한 제조 기술의 전수를 넘어 마을 공동체의 생계이자 자부심입니다. 일본에서 대학 공부를 마치고 온 아들 유휘수 씨는 무거운 고두밥을 나르고 온몸으로 술을 빚는 육체적 피로를 이겨내며 가업의 무게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또한 평균 경력 50년이 넘는 마을 어르신들은 명인에게 고용된 근로자이기 이전에 양조장의 역사이자 교감하는 "보물" 같은 존재들입니다. 험난한 작업을 마친 뒤 막걸리로 담근 3개년 숙성 천연 식초를 곁들인 겉절이에 시원한 막걸리를 한 잔 나누는 밥상 풍경은 고단함을 잊게 하는 따뜻한 정을 한껏 느끼게 합니다.
고된 노동 끝에 이웃들과 나누는 막걸리 한 잔이 500년 전통을 지켜가는 따뜻한 원동력이 됩니다.
5. 뚝심 있게 이어질 발효의 미학을 기다리며
명인이 빚어내는 술은 누룩과 고두밥, 그리고 물이 만나 기적을 일으키는 6일간의 발효 끝에 탄생합니다. 그리고 이 막걸리가 달콤하고 깊은 향을 풍기는 명품 '전통 식초'로 숙성되기까지는 무려 3년이라는 귀한 기다림이 더해집니다.
시간을 이기는 기술은 없습니다. 빠름을 미덕으로 삼는 세상에서 16대째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는 금정산성 막걸리는 우리에게 소중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지금 삶의 깊은 맛을 우려내기 위한 기다림의 시간을 충분히 견뎌내고 있나요? 500년 세월이 빚어낸 이 든든한 한 잔의 온기가 앞으로도 우리 곁에 향기롭게 머물기를 따뜻한 마음으로 소망해 봅니다.
FAQ
금정산성 막걸리가 '민속주 1호'로 지정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쌀이 귀해 밀주 단속이 매우 엄격하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금정산성 막걸리의 독보적인 맛과 역사적 명성을 입증받으면서 대통령령 제944호로 우리나라 최초의 민속주 허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족타식 누룩' 방식을 고집하는 특별한 장점이 있나요?
발로 디디는 족타식 공법은 기계로 누룩을 제형할 때와 달리, 발효 과정에서 수분과 온도가 가장 알맞게 유지되도록 만듭니다. 덕분에 누룩 내부에 하얗고 노란 곰팡이 꽃이 풍성하게 피어나 막걸리에 독특하고 깊은 자연의 산미와 감칠맛을 부여합니다.
막걸리 양조에 어떤 물이 사용되나요?
해발 400m 산성마을 지하 150m에서 길어 올린 청정 천연 지하수를 사용합니다. 예로부터 금정산(金井山) 이름뜻만큼 맑고 깨끗한 우물물 성질을 띠고 있어 잡내 없이 부드럽고 시원한 청량감을 돋워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