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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최대 6톤의 순대와 돼지 부산물을 생산하는 공장에서는 20여 가지 재료 배합과 엄격한 온도 관리를 통해 사계절 사랑받는 순대를 만듭니다.
  • 기계 도입에도 불구하고 소창에 속을 채우는 작업, 90도 이상의 고온 세척과 살균, 뜨거운 돼지머리 발골 등 핵심 공정은 여전히 작업자들의 섬세한 손끝 기술에 의존합니다.
  • 찰순대부터 속초의 명물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까지, 뜨거운 증기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의 정성이 한 그릇의 든든한 위로를 완성합니다.

매서운 바람이 부는 날에도,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는 더운 날에도 우리 마음을 뜨끈하게 채워주는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인 순대인데요. 분식집의 단골 간식이자 국밥의 든든한 주인공인 순대는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그저 기계에서 툭 흘러나오는 단순한 음식이 아닙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순대 한 그릇 뒤에는 하루 최대 6톤에 달하는 거대한 양의 재료와 사투를 벌이며, 뜨거운 열기 속에서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는 작업자들의 위대한 노동이 숨어 있습니다.

서민의 든든한 벗, 순대 뒤에 숨겨진 땀방울

경기도 양주의 한 순대 가공공장은 이른 아침부터 그야말로 쉴 틈 없이 돌아갑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순대와 돼지 부산물의 양은 하루 최대 5~6톤에 이르는데요. 우리가 흔히 먹는 찰순대를 비롯해 토종순대, 백순대 등 그 종류만 해도 무려 10여 가지가 넘는답니다. 순대국밥에 들어가는 진한 육수와 머리고기까지 모두 이곳에서 정성스레 만들어지지요.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국민 간식인 만큼, 공장의 하루는 늘 긴장감과 열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사람 손끝'의 정밀함

많은 공정이 반자동화되었다고 하지만, 맛과 품질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순간에는 결코 사람의 손길이 빠질 수 없습니다. 돼지의 작은 창자인 '소창'을 깨끗이 씻어내고 기름기를 제거하는 일부터가 시작입니다. 얇고 부드러운 소창을 기계에 상처 없이 끼워 넣는 작업은 노련한 기술자만이 할 수 있는 세심한 작업인데요. 조금만 방심해도 찢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순대 속을 채워 넣는 '충진 작업' 역시 기계와 사람의 완벽한 호흡이 필요합니다. 작업자는 허리춤의 버튼을 발로 조절하며, 손가락 끝의 감각으로 소창 속 압력을 실시간으로 조절합니다. 속을 너무 많이 넣으면 찌는 과정에서 퍽 터져버리고, 너무 적게 넣으면 쪼글쪼글해져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위생모와 마스크를 착용한 작업자가 순대 제조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순대의 맛과 식감을 결정짓는 찌기 과정은 97도의 온도에서 25분간 철저하게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정성스레 속을 채운 순대는 97도의 뜨거운 정숙기에서 정확히 25분 동안 쪄냅니다. 시간을 철저히 지키지 않으면 그동안의 수고가 모두 허사가 되고 마는데요. 찌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맛을 결정하는 치열한 공정과 재료의 비밀

우리가 먹는 찰순대의 찰진 맛은 어떻게 완성되는 걸까요? 그 비결은 바로 선지의 황금 비율에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돼지 선지의 잡내를 잡기 위해 소 선지를 1:1 비율로 섞어 사용합니다. 여기에 양배추, 마늘, 양파, 부추 등 무려 20가지에 달하는 신선한 재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집니다. 하루에 다듬는 채소 무게만 해도 약 700kg에 이르는데, 이물질을 걸러내기 위해 일일이 손으로 검수하고 세척하는 고된 과정이 반복됩니다. 매운 양파를 분쇄할 때면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작업자들은 묵묵히 제자리를 지킵니다.

한편, 강원도 속초의 또 다른 공장에서는 이 지역의 명물인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대창을 사용하는 아바이순대는 당면 대신 불린 찹쌀과 돼지고기, 채소 등 19가지 재료를 넣어 만드는데요. 기계를 쓰지 않고 손으로 직접 재료들을 배합해야만 수분이 최소화되어 삶았을 때 깊은 풍미가 살아난대요.


위생복을 입은 작업자가 순대 속 재료를 정성스럽게 배합하고 있는 식품 공장 내부 모습

재료가 균일하게 어우러져 깊은 감칠맛을 낼 수 있도록 작업자가 직접 손으로 속 재료를 배합하고 있습니다.


피난민들의 지혜가 담긴 오징어순대 역시 손이 정말 많이 가는 별미입니다. 오징어 몸통에 속재료를 채우고, 내용물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이쑤시개로 일일이 마감한 뒤, 대나무 발로 감싸 쪄내야 비로소 통통하고 예쁜 모양의 오징어순대가 완성됩니다.

뜨거운 열기와 칼날을 견뎌내는 훈장

순대 공장에서 가장 고단한 작업 중 하나는 바로 순대국밥에 들어가는 '돼지머리 발골'입니다. 푹 삶아진 돼지머리가 뜨거운 김을 뿜어낼 때, 오직 손끝의 감각만으로 뼈와 살코기를 빠르게 분리해 내야 합니다. 식으면 뼈가 잘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뜨거울 때 작업해야 하죠.

작업자들의 손은 늘 뜨거운 열기에 노출되어 노랗게 변해 있고, 손가락 마디마디에는 굳은살이 박여 있습니다. 하루에 무려 300개가 넘는 돼지머리를 발골하고 나면 온몸의 관절이 쑤셔오지만, 이 고단한 노동 끝에 찾아오는 15분간의 쉼터 커피 한 잔은 그야말로 꿀맛 같습니다.


흰색 위생복과 모자를 쓴 작업자들이 실내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커피를 마시는 모습

고된 작업 중 짧은 휴식 시간은 작업자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활력소가 됩니다.


위생을 위해 90도가 넘는 뜨거운 물로 수시로 공장 바닥과 도구를 청소하고, 포장된 순대를 다시 고온 살균하고 냉각하는 전 과정은 먹거리에 대한 엄격한 책임감이 없으면 결코 지속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가 마주할 따뜻한 한 그릇의 가치

쉽고 빠르게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여전히 누군가의 정직한 구슬땀과 정성으로 완성되는 음식이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입니다. 얇은 천 속에 꽉 찬 재료들처럼, 작업자들의 수고와 인생이 꽉 들어찬 순대. 오늘 저녁, 뜨끈한 순대국밥 한 그릇이나 매콤한 순대 한 접시로 고단한 하루를 위로받아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쫄깃한 한 입 속에서 일터의 불꽃을 지키는 사람들의 따뜻한 온기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FAQ

찰순대를 만들 때 돼지 잡내를 없애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돼지 선지만 사용하면 특유의 잡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신선한 소 선지를 1:1 비율로 섞어 배합하는 것이 잡내를 잡고 풍미를 높이는 비결입니다.

순대를 찌거나 삶은 후 바로 냉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뜨거운 상태로 바로 포장하면 변질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찬물이나 냉각 통로를 통해 빠르게 수축시키고 식혀야 신선도가 유지되고 순대 속 재료들의 결착력과 쫄깃한 식감이 살아납니다.

속초 아바이순대와 일반 찰순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일반 찰순대는 주로 돼지 소창에 선지와 당면을 넣어 만들지만, 북한 전통 방식의 아바이순대는 돼지 대창을 사용하며 당면 대신 불린 찹쌀(약 30%)과 돼지고기, 각종 채소 등 19가지 재료를 채워 넣어 밥 대신 먹어도 든든한 것이 특징입니다.

돼지머리 발골 작업을 반드시 뜨거울 때 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돼지머리가 뜨겁게 삶아진 직후여야 뼈와 살코기가 부드럽게 잘 분리되기 때문입니다. 식으면 뼈가 굳어 발골이 훨씬 힘들어지므로 작업자들은 화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뜨거운 상태에서 빠르게 작업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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