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행현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벌인 모의 정당 및 선거 활동은 정치가 삶 속의 갈등을 해결하는 실천적 과정임을 증명합니다.
- 체육당과 자유당의 치열한 토론, 엄격한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거치며 아이들은 스스로 약속을 검증하고 책임지는 법을 배웠습니다.
- 승패를 깨끗이 인정하고 우정을 지켜낸 아이들의 모습은 갈등으로 얼룩진 어른들의 정치판에 묵직한 교훈을 던집니다.

정치는 결코 어른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복잡하고 얼룩진 정치 뉴스에 피로감을 느끼는 우리에게, 서울 행현초등학교 6학년 교실에서 펼쳐진 정당 만들기와 선거 활동은 신선한 충격을 선사합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갈등을 조정하고,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며, 엄격한 규칙 아래 진짜 정치가 무엇인지 온몸으로 배웠습니다. 그 치열하고도 아름다웠던 교실 속 민주주의 현장을 들여다봅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나: 교실에 세워진 두 개의 정당
EBS 다큐프라임 '정치교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초등학교 교실에 작은 민주 사회가 건설되었습니다. 아이들은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정당을 조직했습니다. 자유로운 학교 생활을 꿈꾸는 '자유당'과 체육 시간 확대를 바라는 '체육당'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단순히 의견을 모으는 것을 넘어, 서로를 설득하고 당을 옮기는 역동적인 정치를 경험했습니다. 체육당의 논리가 부족하자 당원들이 대거 탈당해 자유당으로 향하기도 하고, 당 대표 자리를 제안하며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는 고도의 전략까지 등장했지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공약을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의 이유를 밝히는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경쟁자가 되는 낯선 상황 속에서 아이들은 혼란을 겪었지만, 이내 "정당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사람들을 설득하고 약속하는 과정"이라는 정치의 실제 메커니즘을 자연스럽게 체득해 나갔습니다.
왜 중요한가: 교과서를 넘어 삶으로 배우는 민주주의
이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정말 강렬합니다. 교과서에 활자로만 존재하던 '정치', '선거', '타협'이라는 단어들이 아이들의 삶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정치는 멀리 있는 국가 제도가 아니라,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갈등을 조율하는 과정입니다. 자유당 아이들은 자유 시간 확보라는 큰 틀에는 합의했지만, 세부적인 의견 조율에서 난항을 겪으며 탈당이라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정당을 옮기려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정치의 현실적인 단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상처받고 갈등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남을 탓하기보다 "우리의 공약이 너무 모호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았습니다. 갈등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와 수정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진짜 리더십과 민주적 태도를 배운 것입니다.
무엇이 이것을 이끄는가: 철저한 공약 검증과 엄격한 선관위
아이들의 정치를 움직인 가장 큰 동력은 철저한 '실현 가능성 검증'과 '공정한 규칙 준수'였습니다. 체육당 아이들은 공약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직접 교장 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운동장이 좁은 학교 여건을 고려해 좁은 공간에서도 할 수 있는 체육 시설 설치 약속을 받아내는 치밀함까지 보였지요.
이에 맞서 토론과 선거 과정을 엄격하게 통제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활약도 그야말로 눈부셨습니다. 선관위 아이들은 토론 도중 상대 후보에게 "당신 같은 사람"이라며 감정적인 말실수를 한 체육당 대표에게 즉각 공개 사과 조치를 내렸습니다.
토론 과정에서 나온 말실수를 엄격하게 짚어내는 선관위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공정한 경쟁의 무게를 일깨워줍니다.
선관위의 엄격함은 투표 당일에도 빛을 발했습니다. 한 아이가 실수로 도장을 잘못 찍어 재투표를 요구했을 때, 선관위는 "실제 국가 투표에서도 실수는 허용되지 않는다"라며 단 1표의 예외도 없이 단호하게 재투표 불가 결정을 내렸습니다. 공정함과 원칙 앞에서는 타협이 없음을 보여준 숭고한 순간이었습니다.
누가 영향을 받으며 실무에서 무엇이 바뀌는가: 승자와 패자 모두가 승리한 교실
치열했던 투표가 끝나고 마침내 개표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마지막 한 표가 불릴 때까지 교실 안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습니다.
종이 한 장에 담긴 소중한 한 표가 아이들의 희비와 교실의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최종 결과는 18대 11로 체육당의 승리였습니다. 하지만 진짜 변화는 선거 결과가 발표된 직후에 일어났습니다. 패배한 자유당 대표 수림이는 "비록 졌지만 열심히 해준 당원들에게 감사하며, 체육당의 승리를 진심으로 인정하고 축하한다"라며 고개 숙여 인사했습니다.
이어서 단상에 오른 체육당 대표 준성이 역시 "우리가 이겼지만 이 일로 친구 사이가 멀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패자를 따뜻하게 보듬었습니다. 정당한 규칙 아래 경쟁했기에 결과에 승복하고 우정을 지켜내는, 그야말로 진정한 '페어플레이'가 교실 안에서 실현된 것입니다.
앞으로 주목할 점: 어른들이 배워야 할 아이들의 정치
"처음에는 정치가 어른들만 하는 어렵고 먼 일인 줄 알았는데, 해보고 나니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규칙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한 아이의 고백은 우리 가슴에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승패를 떠나 친구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아이들의 성숙한 태도가 돋보입니다.
오늘날의 정치는 혐오와 갈등, 불통으로 얼룩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작은 교실에서 아이들이 보여준 정치는 달랐습니다. 치열하게 경쟁하되 규칙을 존중하고, 상대의 실수를 감정적 싸움이 아닌 공적 시스템으로 해결하며, 끝난 뒤에는 뜨겁게 악수하는 모습.
당신에게도 이 아이들처럼 당당하게 손을 맞잡을 수 있는 용기가 있나요? 교실에서 시작된 이 작은 기적이, 어쩌면 갈 길을 잃은 우리 사회의 정치가 나아가야 할 가장 올바른 이정표일지도 모릅니다.
FAQ
아이들이 정당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이었나요?
아이들은 학교 생활에서 가장 바라는 가치에 따라 정당을 나누었습니다. 학교 내에서 더 많은 자유 시간과 자율성을 보장받고 싶어 하는 아이들은 '자유당'을, 체육 시간과 체육 시설의 확대를 원하는 아이들은 '체육당'을 결성하여 경쟁했습니다.
토론 중 발생한 말실수에 대해 선관위는 어떻게 대처했나요?
체육당 대표가 토론 중 상대방에게 감정적인 표현("당신 같은 사람")을 사용하자,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엄격한 규정 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즉석에서 잘못을 자각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하도록 지시하여 선거의 공정성과 품격을 지켰습니다.
투표 중 도장을 잘못 찍은 학생에게 재투표 기회가 주어졌나요?
아닙니다. 한 학생이 실수로 다른 칸에 도장을 찍고 재투표를 요구했으나, 선관위는 실제 국가 선거의 원칙을 적용하여 재투표가 불가능하다고 결정했습니다. 실수가 아쉽더라도 선거의 공정성과 엄격한 규칙 수호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 결정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