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발 500m 이상의 험준한 산속에는 100g당 최대 35만 원에 달하는 귀한 약용 불개미를 찾아다니는 독충 사냥꾼들이 있습니다.
- 이들은 살갗을 벗겨내는 불개미의 강산과 생명을 위협하는 장수말벌의 맹독에 맞서기 위해 두꺼운 방충복을 입고 한여름의 땡볕 더위와 사투를 벌입니다.
- 위험천만하고 고단한 노동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에 쫓기지 않는 자유와 자연이 내어주는 값진 결실에서 이들은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여름이 짙어지는 험준한 산속, 모두가 피하는 맹독을 찾아 기꺼이 험지를 오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개미나 벌 등 독충을 잡기 위해 산을 타는 '독충 사냥꾼'들입니다. 이들이 목숨을 걸고 맹독을 가진 생물들과 사투를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독충이 품고 있는 독이 인간에게는 귀한 약용으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맹독과 100g당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값비싼 보물이 공존하는 숲속, 그 치열하고 고단한 노동의 현장으로 들어갑니다.
100g에 35만 원, 금값과 맞먹는 불개미의 정체
독충 사냥꾼들의 첫 번째 목표는 바로 불개미입니다. 일반 개미와 달리 불개미는 해발 400~500m 이상의 고지대 능선에 주로 서식합니다. 이들은 솔잎이나 마른 나뭇가지를 무덤처럼 높게 쌓아 올려 집을 짓는 독특한 습성이 있죠. 재미있는 점은 불개미 집 주변에는 풀이 전혀 자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불개미가 뿜어내는 '개미산'이 워낙 강해 식물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랍니다.
비가 많이 와서 집이 쓸려 내려가면 불개미들은 알을 물고 안전한 굴속으로 대피하는 등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험난한 환경에서 어렵게 채취한 불개미는 작지만 그야말로 엄청난 몸값을 자랑합니다. 종이컵 한 컵 분량인 100g에 무려 30만 원에서 35만 원 정도에 거래되며, 운이 좋아 세력이 큰 개미집을 찾은 날에는 하루에 100만 원에서 150만 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숲속에 숨겨진 황금인 셈이죠.
구멍 나는 옷과 벗겨지는 살, 위험천만한 채취 과정
하지만 이 값비싼 불개미를 얻는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불개미는 자기 몸보다 훨씬 큰 벌레를 물고 나를 만큼 힘이 좋고 호전적입니다. 침입자가 나타나면 수만 마리의 불개미가 일제히 적을 향해 강력한 산을 뿜어냅니다. 이 불개미산은 옷에 닿으면 구멍이 나고, 맨살에 닿으면 살갗이 한 꺼풀 벗겨질 정도로 몹시 치명적입니다.
맹독을 품은 불개미는 채취 과정에서 피부와 옷을 손상시킬 만큼 위험하지만, 귀한 약재로 쓰여 높은 몸값을 자랑합니다.
그래서 사냥꾼들은 빗자루나 나뭇가지를 이용해 개미를 유인하고, 철사와 비닐로 만든 특수 주머니를 사용해 조심스럽게 채취합니다. 조금만 방심해도 옷 틈새로 파고들어 살에 산을 뿜기 때문에, 뙤약볕 아래서도 온몸을 꽁꽁 싸매는 완전 무장은 필수입니다. 자연이 허락한 귀한 약재를 얻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만 한답니다.
하늘의 무법자, 장수말벌과의 목숨 건 사투
그런데 이때! 산을 오르던 사냥꾼들의 발걸음이 다급해집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불개미보다 훨씬 더 위협적인 존재인 장수말벌을 마주친 것입니다. 장수말벌은 우리나라 말벌 중 가장 크고 맹독을 지녀, 쏘일 경우 쇼크사로 이어질 수 있는 '하늘의 무법자'입니다.
자신의 집을 지키려는 장수말벌 떼와 이를 채취하려는 사냥꾼들의 긴박한 사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말벌을 상대하기 위해 작업자들은 바람구멍 하나 없는 두꺼운 방충복을 입고 테이프까지 칭칭 감아 틈새를 완전히 차단합니다. 작업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땀이 비 오듯 쏟아지지만, 끝도 없이 몰려나와 카메라와 머리 쪽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말벌 떼 앞에서는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목숨을 걸고 잡은 말벌과 벌집(노봉방)은 옛날부터 귀한 약재로 쓰였습니다. 특히 말벌이 화가 나서 독을 잔뜩 품었을 때 바로 술에 담그면 그 독이 기운을 북돋는 약이 된다고 하니, 참으로 신비로운 자연의 이치입니다.
고된 노동 속에서 찾는 자유와 인생의 철학
남들이 보기에는 뱀이 출몰하고, 맹독을 가진 벌레들에게 쏘일 위험을 감수해야 하며,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와 싸워야 하는 고단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 험난한 길을 걷고 있을까요?
작은 개울에서 천연 생수로 목을 축이며 잠시 땀을 식히는 사냥꾼의 얼굴에는 묘한 여유가 흐릅니다. 쫓기듯 살아가는 복잡한 사회생활과 달리, 내 발길 닿는 대로 산을 오르고 자연의 순리에 몸을 맡기는 '자유'가 이들을 산으로 이끄는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몸이 힘들어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은 결국 즐거움이 됩니다. 자연이 숨겨둔 보물을 찾으며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는 독충 사냥꾼들. 그들의 거칠지만 정직한 노동이야말로, 100g의 불개미보다 더 값진 인생의 철학이 아닐까요?
FAQ
불개미 집 주변에는 왜 풀이 자라지 않나요?
불개미가 뿜어내는 '개미산'이 매우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 강한 산성 물질 때문에 주변에 식물이 살아남지 못해 불개미 집 주변은 풀이 없이 마른 나뭇가지와 솔잎으로만 덮여 있습니다.
약용 불개미의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요?
채취하기가 매우 까다롭고 위험하여 몸값이 비쌉니다. 종이컵 한 컵 정도인 100g을 기준으로 약 30만 원에서 35만 원 선에 거래될 만큼 금값에 비유됩니다.
말벌을 잡아서 바로 술에 담그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말벌은 화가 났을 때 독을 가장 많이 품는 습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독을 최대로 품었을 때 술에 담가 숙성시키면, 그 독이 오히려 기운을 북돋아 주는 약용 성분으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독충 사냥꾼들은 어떤 장비를 착용하나요?
불개미의 강산이나 말벌의 맹독을 막기 위해 바람구멍이 전혀 없는 두꺼운 방충복을 입습니다. 벌이 옷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이음새 부분은 테이프로 밀봉하며, 한여름에도 이 완전 무장을 유지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