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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의 뇌 깊은 곳에는 과거 생존을 위해 발달한 '폭력 스위치'가 존재하며, 이는 나와 다른 집단을 마주할 때 쉽게 켜집니다.
  • 하지만 통계적으로 인류의 폭력성은 점차 감소해 왔으며, 이는 뇌의 전전두엽이 관장하는 이성과 공감 능력이 만든 결과입니다.
  • 전 인류가 유전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된 하나의 가족임을 기억하고 이성을 발휘한다면, 우리는 더 평화로운 종으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순간, 뇌 안에서는 대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뉴스를 채우는 끔찍한 사건들을 보면 현대 사회가 비정상적으로 폭력적인 세상이 된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과학과 역사가 말해주는 진실은 조금 다릅니다. 인간의 뇌에는 생존을 위해 벼려진 오래된 '폭력 스위치'가 존재하지만, 동시에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강력한 이성의 브레이크도 함께 진화해 왔습니다. 인간의 본성 깊은 곳에 자리한 폭력의 기원과, 갈등을 넘어 평화로 나아가는 뇌과학적 비밀을 들여다봅니다.

생존을 위해 켜지는 뇌 안의 '폭력 스위치'

인간의 폭력성은 오랜 진화의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진 생존 도구였습니다. 연구자들은 생쥐 실험을 통해 뇌 시상하부 내부에 있는 '복내측 시상하부'라는 영역이 폭력적인 행동을 일으키는 핵심 부위임을 확인했습니다. 평범하게 행동하던 쥐조차 이 영역의 신경 세포 스위치를 켜는 순간, 주변을 격렬하게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시상하부와 함께 작동하는 또 다른 폭력의 뇌는 바로 편도체입니다. 두려움과 공포를 감지하는 편도체가 자극을 받으면, 누군가를 해하고 싶다는 감정을 즉각 행동으로 옮기게 만듭니다. 과거 수백만 년 전 수렵 채집 환경에서는 자원을 독점하고 생존하기 위해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 유리했습니다. 그 고단하고 치열했던 시절, 살아남기 위해 폭력을 선택했던 이들의 본능이 오늘날 우리 뇌에도 고스란히 남아있는 셈이죠.

'우리'와 '그들'을 가를 때 폭주하는 회로

이러한 뇌의 폭력 회로는 나와 같은 집단이 아닌 '다른 편'을 마주할 때 훨씬 더 쉽게 작동합니다. 볼리비아 마차 지역에서 해마다 열리는 '틴쿠' 축제가 대표적인 진풍경입니다. 서로 다른 마을에 사는 부족들이 모여 피를 흘리며 격렬하게 싸우는 이 축제는, 단지 거주지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폭력의 스위치가 얼마나 쉽게 켜지는지 보여줍니다.


광장에서 수많은 사람이 무리를 지어 모여 있는 모습을 위에서 내려다본 항공 촬영 장면

나와 다른 집단을 구분 짓고 대립하는 인간의 본능은 때로 격렬한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인종차별이나 외국인 혐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동독 지역에서 네오나치주의자로 활동했던 한 독일인의 고백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는 난민들이 자신의 문화를 빼앗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극우주의자가 되었고, 평범했던 사람들조차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내가 안전하려면 내 집단이 더 강해져야 한다는 원초적인 불안이 '우리'와 '그들'을 나누고 타인에게 잔혹해지도록 뇌를 부추기는 것입니다.

인간은 정말 과거보다 더 잔인해졌을까요?

1차, 2차 세계 대전과 수많은 내전을 겪은 우리는 흔히 과거의 사람들이 더 평화로웠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그런데 통계가 보여주는 현실은 우리의 상식과 전혀 다릅니다. 선사시대 유적지의 유골을 조사해 보면 무려 평균 15%가 타인에 의해 폭력적으로 살해당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어두운 배경 앞에서 인터뷰 중인 한 여성의 모습이 담긴 영상 화면

인류의 역사 속에서 끊이지 않는 폭력과 그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반면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전쟁이 몰아쳤던 20세기조차 전쟁으로 인한 사망률은 약 3% 수준이었습니다. 중세 시대와 비교하면 유럽 각국의 살인율은 3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죠. 과거에는 눈앞의 경쟁자를 죽여 식량을 빼앗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었지만, 중앙집권적인 통치 체제와 국가 권력이 성립하면서 인간의 폭력은 비약적으로 감소해 왔습니다.

폭력을 멈추는 브레이크, 이성과 전전두엽

그렇다면 무엇이 이토록 인간의 폭력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게 만들었을까요? 그 해답은 바로 뇌의 가장 바깥 영역인 전전두엽에 있습니다. 타인을 공격하려는 순간 오래된 폭력 회로가 질주하지만, 우리 뇌는 이를 멈출 수 있는 강력한 셧다운 버튼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하얀 설원 위를 달리는 오토바이 운전자를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

폭주하는 본능을 억제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게 하는 뇌의 브레이크가 작동합니다.


전전두엽은 자신의 행동과 감정을 통제하고 인간의 이성을 지켜주는 곳입니다. 이 전전두엽이 작동함으로써 우리는 내 편을 넘어 다른 편의 아픔에 공감하고, 폭력이 아닌 법과 제도라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과학과 인본주의가 발전하면서 타인의 번영을 바라는 것이 궁극적으로 나의 이득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합리적 이성이야말로, 우리 본성의 가장 든든한 천사입니다.

77억 인류가 공유하는 단 하나의 기원

과학은 우리가 편을 가르고 증오할 이유가 없다는 또 하나의 따뜻한 진실을 알려줍니다.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 집단유전학 연구에 따르면, 현재 지구상에 살아가는 77억 명의 인류는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 살았던 단 한 명의 여성, '미토콘드리아 이브'의 자손입니다.


안경을 쓴 남성이 상대방을 바라보며 대화하는 모습이 담긴 다큐멘터리 영상 화면

인류가 서로를 구별 짓고 편을 나누기 이전부터 우리는 하나의 뿌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피부색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지만, 유전적인 관점에서 보면 침팬지 무리보다도 유전적 차이가 작은 하나의 거대한 가족인 셈입니다. 수만 년의 역사 동안 계속 이동하고 섞여 살아온 우리가 아주 최근에 발생한 작은 차이로 서로를 혐오하는 것이 과연 이치에 맞는 일일까요?

우리는 수없이 구별 짓고 폭력을 저지르며 아픈 역사를 써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우리 뇌의 폭력 스위치가 언제 켜지는지 이해하고, 이성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폭력보다 이성이 빛을 발하는 환경을 꾸준히 지켜나간다면, 우리의 후손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평화롭고 따뜻한 뇌를 지닌 종으로 진화해 나갈 것입니다.


FAQ

인간의 뇌에서 폭력성을 유발하는 부위는 어디인가요?

뇌 깊숙한 곳에 있는 시상하부(특히 복내측 시상하부)와 두려움을 감지하는 편도체입니다. 이 부위들은 과거 수백만 년 전 인류가 생존하고 자원을 독점하기 위해 발달한 일종의 '폭력 스위치' 역할을 합니다.

현대 사회가 과거보다 더 폭력적으로 변한 것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선사시대에는 타인에 의해 폭력적으로 살해당할 확률이 약 15%에 달했지만, 세계 대전이 일어났던 20세기조차 그 비율은 3%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통계적으로 인류의 폭력성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뇌는 어떻게 폭력적인 본능을 통제하나요?

뇌의 가장 바깥 영역인 전전두엽이 브레이크 역할을 합니다. 전전두엽은 감정과 행동을 통제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게 하여, 폭력 대신 타인과 공감하고 제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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