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아닌 것 같아도 계란찜 맛이 확 달라집니다" '이 가루' 한 꼬집에 약불로 익히면 푸딩처럼 부드러워집니다


옅은 노란빛의 카레 계란찜이 작은 흰 도자기 그릇에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옅은 노란빛의 카레 계란찜이 작은 흰 도자기 그릇에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계란찜은 재료가 단순하고 금방 되니 밥상에 자주 올라오는 반찬이다. 아이도 어른도 잘 먹고, 국이 없는 날에도 한 그릇 놓으면 상이 그럭저럭 채워진다. 그런데 자주 만들다 보면 맛이 늘 같은 자리에 머무는 느낌이 들고, 숟가락을 두세 번 뜨고 나면 더 손이 가지 않아 결국 반쯤 남기는 날이 생긴다.

그래서 소금을 조금 더 넣어 보고 참기름을 두르고 다진 파를 올려 보지만, 짠맛이나 기름기만 늘어나고 계란 맛 자체는 그대로다. 새우젓이나 멸치 육수를 쓰면 감칠맛이 올라오기는 하는데, 재료를 따로 준비해야 해서 평일 저녁에 매번 하기에는 번거로운 방법이다.

이럴 때 계란물에 카레가루를 한 꼬집 넣는 방법이 있다. 카레 맛이 나지 않을까 싶어 망설여지지만, 0.3g 정도로 아주 적게 잡으면 카레 향이 앞으로 나오지 않고 계란 맛만 깊어진다.

간을 더해도 계란찜 맛이 늘 비슷한 이유

흰 계란물과 노른자가 투명 유리 그릇 안에서 고르게 풀려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흰 계란물과 노른자가 투명 유리 그릇 안에서 고르게 풀려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계란은 그 자체로 향이 거의 없는 재료다. 흰자는 담백하고 노른자는 고소한 편이지만 둘 다 향이 약해서, 익히고 나면 맛의 폭이 좁고 계란 특유의 끝맛만 남는다. 양념을 거의 하지 않는 계란찜에서 이 단조로움이 유독 도드라진다.

소금은 짠맛만 더해 주고, 참기름은 기름 향이 표면에만 머물다 식으면서 옅어진다. 두 가지 모두 계란 맛의 폭을 넓혀 주지는 못해서, 첫 숟갈은 괜찮다가도 반 그릇을 넘기면 다시 같은 맛으로 돌아온다.

카레가루는 강황과 커민, 고수 씨 같은 향신료를 여러 가지 섞어 곱게 갈아 만든 가루다. 이 가루가 계란물에 녹아 함께 익으면 향이 그릇 전체에 고르게 퍼지고, 기름을 따로 두르지 않아도 고소한 맛이 난다. 그래서 간을 더 하는 쪽이 아니라 향을 아주 조금 섞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계란찜에 카레가루 넣어 고소한 맛 살리는 방법

엄지와 집게손가락 끝에 묻은 소량의 카레가루를 계란물 위에 넣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엄지와 집게손가락 끝에 묻은 소량의 카레가루를 계란물 위에 넣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물은 계란 3개, 물이나 멸치 육수 360ml, 소금 약간, 카레가루 1꼬집이다. 물은 계란 한 개당 120ml로 잡으면 되고, 카레가루 1꼬집은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집었을 때 손끝에 가루가 살짝 묻어나는 0.3g 정도다. 숟가락으로 떠서 넣지 않는다.

계란을 그릇에 깨 넣고 알끈이 풀릴 때까지 젓고 나서, 고운 체에 한 번 거른다. 체 위에 남은 알끈은 버린다. 체에 거르는 과정에서 거품과 기포가 빠지기 때문에 다 익은 뒤 표면이 매끈하게 나온다.

고운 스테인리스 체로 푼 계란물을 흰 그릇에 거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고운 스테인리스 체로 푼 계란물을 흰 그릇에 거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거른 계란물에 물이나 육수를 붓고 소금으로 간을 한 다음 카레가루를 넣어 고르게 젓는다. 아주 연한 노란빛이 돌면 알맞게 들어간 것이고, 색이 진한 노란색으로 변했으면 양이 많은 것이니 계란 하나를 더 풀어 섞는 게 좋다. 두 꼬집부터는 카레 향이 계란 맛보다 앞서 나온다.

아주 연한 노란빛의 계란물을 젓가락으로 고르게 섞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아주 연한 노란빛의 계란물을 젓가락으로 고르게 섞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냄비에 물을 3~4cm 붓고 끓어오르면 불을 약하게 줄인 다음, 계란물 그릇을 넣고 뚜껑을 덮어 10분에서 15분 익힌다. 가운데를 젓가락으로 찔러 묽은 계란물이 올라오지 않으면 다 된 것이다. 불이 세면 표면이 울퉁불퉁해지니 약불을 유지하고, 그릇을 꺼낼 때는 마른 행주나 집게로 잡는 것이 안전하다.

다음에 계란찜을 할 때 카레가루를 한 꼬집만 넣어 보길 권한다. 늘 비슷하던 반찬이 조금만 달라져도 식구들이 밥상에서 한 그릇을 다 비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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