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골 부럽지 않은 붉은 벽돌 성당이 진짜 있었네"... 입장료 없이 15분이면 둘러보는 단풍 명소


공세리의가을 / 한국관광공사-송준우

공세리의가을 / 한국관광공사-송준우

충청남도 아산시 인주면의 공세리성당은 조선 시대에 세금으로 거둔 곡식을 모아 두던 공세창 자리에 들어선 성당이다. 1895년 이곳 본당 신부로 부임한 프랑스인 에밀 드비즈 신부가 창고 터를 확보했고, 1922년 지금의 붉은 벽돌 성당을 완공했다. 충청도에서 처음 세워진 서양식 성당으로 꼽힌다.

성당 둘레에는 수령 100년이 넘은 느티나무를 비롯한 노거수가 자리한다. 이 나무들이 가을에 물들기 시작하면 붉은 벽돌 건물과 단풍이 비슷한 빛깔로 겹쳐 보인다. 중부지방 단풍 절정은 10월 말에서 11월 초로 예상되며, 성당 주변이 가장 짙게 물드는 기간은 2주 남짓이다.

종탑 아래로 펼쳐지는 느티나무 단풍

공세리성당의 봄 / 한국관광공사-윤진호

공세리성당의 봄 / 한국관광공사-윤진호

성당은 고딕 양식으로 지어졌다. 건물 정면 가운데에 종탑이 높이 솟아 있고, 끝이 뾰족한 아치형 창이 벽면을 따라 나란히 이어진다. 100년 넘게 비바람을 맞은 벽돌은 새 건물처럼 반듯한 빨강이 아니라 조금 바랜 적갈색을 띤다.

경내의 노거수는 줄기가 굵고 가지가 넓게 퍼져 있다. 나무 아래에 서서 성당 쪽을 바라보면 가지 사이로 종탑과 벽돌 벽이 들어온다. 느티나무 잎은 가을이 깊어질수록 노란빛에서 주황, 적갈색으로 바뀌는데, 이 색이 벽돌 빛깔과 어울려 건물과 숲이 하나로 이어진 듯한 풍경을 만든다.

바닥에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무렵에도 볼거리가 남는다. 성당 앞마당과 산책로에 낙엽이 깔리면 붉은 벽돌 벽 아래로 같은 계열의 색이 한 겹 더해진다. 단풍이 나무에 남아 있는 때와 낙엽이 쌓인 때의 풍경이 서로 달라, 절정 전후로 나눠 찾는 것도 방법이다.

15분이면 도는 성당 마당 산책길

공세리성당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공세리성당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경내 산책로는 길지 않다. 성당 건물을 중심으로 마당과 나무 사이를 천천히 걸으면 15~20분이면 한 바퀴를 돌아볼 수 있다. 걷는 거리가 짧아 아이나 부모님과 함께 들르기에도 부담이 적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같은 건물이라도 서는 자리에 따라 인상이 달라진다. 가까이 다가가면 벽돌을 한 장씩 쌓아 올린 결과 창틀의 곡선이 또렷하게 보이고, 마당 끝으로 물러나면 단풍 든 나무들이 건물을 둘러싼 전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길은 짧아도 걸음을 멈추고 방향을 바꿔 보면 같은 풍경이 여러 장면으로 나뉘어 보인다.

공세리성당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공세리성당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이곳에서는 붉은 벽돌 건물과 오래된 느티나무가 한 화면에 함께 담기는 자리를 찾아 걷는 재미가 있다. 건물 정면에서 조금 비켜서서 나무줄기를 앞쪽에 두면 종탑과 단풍이 겹쳐 보이고, 나무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가지 너머로 성당 지붕선이 드러난다.

경내에는 천주교 대전교구가 운영하는 공세리성당 박물관도 있어 성당이 세워진 과정과 관련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성당은 지금도 신자들이 미사를 드리는 곳이므로 건물 안을 둘러볼 때는 조용히 움직이는 것이 좋다.

입장료와 주차비 없이 둘러보는 곳

공세리성당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공세리성당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공세리성당은 입장료를 받지 않으며 주차요금도 무료다. 별도 예약 없이 들러 산책로를 걸을 수 있어, 단풍 시기에 맞춰 가볍게 다녀오기 좋다.

단풍을 제대로 보려면 중부지방 절정 예상 시기인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를 고르는 편이 낫다. 해가 비스듬히 드는 오전이나 늦은 오후에는 벽돌과 잎의 붉은 기운이 더 짙게 드러난다. 흐린 날에는 색이 차분하게 가라앉아 오래된 건물의 분위기가 한층 잘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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