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바닥에 놓인 두 대야에 같은 온도의 손빨래 물과 헹굼물이 준비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손빨래는 대개 세면대나 대야에 따뜻한 물을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속옷이나 아끼는 옷은 세탁기에 돌리기가 마음에 걸려 손으로 빨게 되는데, 세제를 풀고 한참 주무른 뒤 헹굴 때가 되면 손이 저절로 찬물 쪽 수도꼭지로 간다. 찬물로 헹궈야 옷이 덜 상한다고 알고 있어서다.
그런데 이렇게 빨아 널어 놓고 보면 개운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세제 냄새를 맡으며 빨았는데 마르고 나면 퀴퀴한 냄새가 올라오고, 겨드랑이나 목둘레처럼 때가 많이 타는 자리는 누런 기가 그대로 남아 있다. 세제를 더 넣어 봐도 결과는 비슷하다.
이럴 때 세제를 바꾸기 전에 먼저 손을 댈 곳은 헹굼물 온도다. 빨 때 쓴 물과 헹굴 때 쓴 물의 온도 차이만 없애도 같은 세제로 훨씬 깨끗하게 빨린다. 속옷은 40~60도, 일반 빨래는 30~40도에서 시작해 헹굼까지 그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요령이다.
따뜻한 물로 빨다가 찬물로 헹구면 때가 도로 붙는 이유
따뜻한 물에 담긴 흰 면 티셔츠를 손으로 가볍게 주무르는 손세탁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옷에 남는 때는 흙먼지처럼 털어 내면 떨어지는 것보다 몸에서 나온 기름기와 땀이 섞여 굳은 것이 대부분이다. 이 기름기는 굳어 있을 때 섬유 사이에 단단히 박혀 있다가 물 온도가 체온보다 조금 높아지면 물러지고, 세제가 그 틈으로 들어가 잘게 쪼개 물 쪽으로 떠오르게 만든다. 40도 안팎에서 때가 가장 잘 빠진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문제는 그다음인데, 세제가 떼어 낸 기름기는 헹구기 전까지 물속에 떠 있는 상태일 뿐 옷에서 완전히 나간 것이 아니라서 여기에 찬물이 들어오면 떠 있던 기름기가 다시 굳으면서 가장 가까운 섬유에 그대로 내려앉는다. 애써 빼낸 때가 헹구는 순간 도로 옷으로 돌아오니 마르고 나서 냄새가 남는다.
손빨래한 흰 티셔츠를 같은 온도의 맑은 물에서 펼쳐 헹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섬유 쪽에도 좋을 것이 없다. 따뜻한 물에서 부풀어 있던 섬유가 찬물을 만나 갑자기 오그라들면 옷의 모양이 틀어지고, 고무줄과 얇은 원단이 섞인 속옷은 그 차이를 더 크게 받는다. 결국 빨 때와 헹굴 때의 물을 같은 온도로 맞추는 것이 세제를 바꾸는 것보다 먼저 할 일이다.
손세탁할 때 빨래물과 헹굼물 온도 맞추는 방법
욕실 바닥의 두 대야에 속옷 세탁물과 헹굼물을 미리 나누어 받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대야를 두 개 준비한다. 하나는 세제를 풀어 빨 물이고 다른 하나는 헹굴 물인데, 헹굴 물을 빨기 전에 미리 받아 두는 것이 핵심이다. 속옷이나 수건처럼 냄새가 잘 배는 것은 40~60도, 겉옷이나 일반 빨래는 30~40도로 잡는다. 온도계가 없으면 손등을 담갔을 때 목욕물보다 조금 뜨거운 정도가 40도대다.
빨 물에 세제를 먼저 풀어 완전히 녹인 다음 옷을 넣는다. 세제를 옷 위에 바로 붓고 물을 받으면 그 자리만 진하게 묻어 얼룩이 남기 쉽다. 옷을 넣고 5분에서 10분쯤 담가 두면 굳어 있던 기름기가 물러지므로, 그 뒤에 목둘레나 겨드랑이처럼 때가 심한 자리를 손으로 가볍게 주물러 준다.
세제가 녹은 물에서 흰 티셔츠의 목둘레를 손으로 가볍게 주무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빨래가 끝나면 비눗물을 버리고 미리 받아 둔 헹굼물로 옷을 옮기는데, 그사이 물이 식어 미지근해졌다면 뜨거운 물을 조금 부어 처음 온도로 다시 맞춘다. 물속에서 옷을 펼쳤다 접었다 하며 헹구고, 물이 뿌옇게 흐려지면 버린 뒤 같은 온도로 새로 받아 두세 번 반복한다. 짜 보았을 때 미끌거림이 없고 물이 맑게 나오면 세제가 다 빠진 것이다.
뜨거운 물을 받을 때는 찬물을 먼저 받고 뜨거운 물을 섞어야 화상을 피할 수 있고, 60도에 가까운 물을 쓴다면 고무장갑을 끼는 것이 안전하다. 울이나 실크가 섞인 옷처럼 세탁 표시에 30도 이하로 적힌 옷에는 40도 넘는 물을 쓰지 않고, 빨 때와 헹굴 때 모두 30도로 맞춘다. 다 헹군 옷은 비틀어 짜지 말고 눌러 물기를 뺀 뒤 넌다.
다음에 손빨래를 할 때는 세제를 풀기 전에 헹굼물부터 같은 온도로 한 대야 받아 두고 시작해 보길 권한다. 물 온도만 맞춰도 늘 쓰던 세제 그대로 냄새와 누런 자국이 한결 덜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