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에 버무린 풋고추찜무침이 담긴 반찬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늦가을이면 끝물 풋고추를 봉지째 사 두는 집이 많은데, 몇 번 볶아 먹고 나면 남은 고추를 어떻게 먹을지 고민이 된다. 밀가루옷을 입혀 쪄 낸 뒤 양념에 무친 고추찜무침은 이럴 때 꺼내기 좋은 반찬으로, 덜 매운 고추로 만들면 식구 모두 부담 없이 먹는다.
문제는 찌는 과정이다. 고추찜을 하려면 찜기에 물을 붓고 끓기를 기다린 뒤 면포를 깔고 고추를 펼쳐 올려야 하는데, 반찬 하나 하자고 큰 냄비를 꺼내고 김이 가득 찬 주방에 서 있다 보면 손이 잘 가지 않고, 다 먹은 뒤에는 찜기를 씻는 일까지 남는다.
찜기 대신 전자레인지를 쓰면 이 과정이 크게 줄어든다. 씻어서 물기가 살짝 남은 풋고추에 밀가루를 고루 묻혀 전자레인지에 5분 돌리면, 물을 끓이지 않고도 바로 무쳐 먹을 수 있는 고추찜이 되고 4인분을 15분 안쪽에 차릴 수 있다.
물기 남은 고추에 고르게 붙는 밀가루옷
물기가 살짝 남은 풋고추에 얇게 붙은 밀가루옷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고추찜의 맛은 고추 겉에 붙은 밀가루옷에서 갈린다. 밀가루가 익으면서 얇고 쫀득한 막이 되는데, 이 막이 나중에 넣는 간장과 고춧가루 양념을 붙잡아 주기 때문에 매끈한 고추 겉에 바로 양념을 묻힐 때보다 간이 훨씬 고르게 밴다.
그런데 고추를 바짝 말린 채 밀가루를 뿌리면 가루가 겉돌다 그릇 바닥으로 떨어지고, 물이 뚝뚝 떨어질 만큼 젖어 있으면 밀가루가 반죽처럼 뭉쳐 한쪽에만 두껍게 붙는다. 씻은 뒤 가볍게 털어 물기가 살짝 남은 상태여야 가루가 얇고 고르게 달라붙는다.
큰 볼을 가볍게 흔들어 밀가루를 입히는 풋고추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고추에 남은 그 물기는 전자레인지 안에서 데워지며 김이 되고, 밀가루옷은 이 김을 받아 익는다. 찜기처럼 물을 따로 끓이지 않아도 하얀 가루가 촉촉하게 익어 찐 고추와 비슷한 식감이 나는 이유다.
찜기 없이 밀가루 입힌 풋고추 익히는 방법
전자레인지용 넓은 그릇에 겹치지 않게 펼친 풋고추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물은 풋고추 3줌과 밀가루 3스푼이다. 고추는 꼭지를 떼고 흐르는 물에 씻은 뒤 큰 볼에 담아 한두 번 가볍게 털어 주고, 밀가루를 위에 뿌린 다음 볼을 흔들거나 손으로 뒤적여 고추마다 하얀 가루가 고루 묻게 한다.
밀가루를 입힌 고추는 전자레인지에 쓸 수 있는 넓은 그릇에 겹치지 않게 펼쳐 담는데, 금테나 은테가 있는 그릇은 불꽃이 튈 수 있어 쓰지 않는다. 5분을 돌리되 중간에 한 번 꺼내 고추를 뒤집어야 아래에 깔린 고추까지 고르게 익고, 그릇과 김이 뜨거우니 행주로 감싸 잡는 것이 안전하다.
행주로 그릇을 잡고 익는 풋고추를 뒤집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 익으면 고추가 진한 초록빛을 띠고 밀가루옷에 마른 가루가 보이지 않는다. 한 김 식힌 뒤 채 썬 당근 1/3개와 다진 쪽파 2뿌리, 고춧가루·진간장·다진 마늘 각 1스푼, 국간장 1.5스푼, 물엿 1/2스푼을 넣어 고추가 뭉개지지 않게 살살 무치고, 깨소금과 참기름을 각 1스푼 넣어 한 번 더 버무리면 완성이다.
씻은 고추를 오래 두어 물기가 다 마르면 밀가루가 붙지 않으니 씻고 바로 가루를 묻히는 것이 좋다. 무친 고추찜은 밀가루옷이 양념을 계속 머금어 시간이 지날수록 질어지므로 한 번에 먹을 만큼만 무쳐 두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