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꽃게 몸통과 채소가 담긴 꽃게탕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 말이면 시장에 살이 오른 가을 꽃게가 나오고, 저녁상에 얼큰한 꽃게탕 한 냄비를 올리고 싶어진다. 그런데 손질한 꽃게를 냄비에 한꺼번에 넣고 끓이면 국물은 그럭저럭 맛이 나도, 정작 살을 발라 먹을 때 퍽퍽하고 질겨서 아쉬운 경우가 많다.
국물 맛을 진하게 내려고 오래 끓이면 살이 더 질겨지고, 살을 생각해 짧게 끓이면 국물이 밍밍해진다. 꽃게를 한 번에 넣는 방식으로는 대부분 둘 중 하나를 포기하게 되는데, 꽃게를 두 번에 나눠 넣으면 이 고민이 풀린다. 된장을 푼 쌀뜨물에 게딱지만 먼저 넣어 10분 끓이고, 양념과 채소가 한소끔 끓은 뒤에 몸통을 넣는 순서다.
처음부터 넣으면 질겨지는 꽃게살
게딱지와 먹기 좋게 자른 꽃게 몸통을 나누어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꽃게탕 국물 맛의 상당 부분은 게딱지에서 나온다. 게딱지 안쪽에 붙은 내장과 단단한 껍데기는 오래 끓일수록 맛이 우러나는데, 살이 꽉 찬 몸통은 사정이 다르다. 꽃게살은 열을 오래 받으면 수분이 빠지면서 단단하게 오그라들어 씹을 때 질기게 느껴진다.
그래서 한 냄비에 함께 넣고 오래 끓이면 게딱지 맛이 다 우러날 무렵에는 몸통 살이 이미 지나치게 익어 버린다. 반대로 끓이는 시간을 줄이면 살은 부드럽지만 국물 맛이 얕아서, 한꺼번에 넣는 방법으로는 국물과 살을 함께 챙기기 어렵다.
게딱지와 몸통을 따로 넣으면 각각 필요한 만큼만 끓일 수 있다. 게딱지는 쌀뜨물 속에서 10분 동안 맛을 충분히 내고, 몸통은 양념과 채소가 다 끓은 뒤에 들어가 익을 만큼만 열을 받는다. 쌀뜨물을 바탕으로 쓰면 맹물보다 국물이 구수하고 된장 맛도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꽃게탕에 꽃게살 질겨지지 않게 끓이는 방법
된장 푼 쌀뜨물에 게딱지만 끓이는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꽃게를 솔로 문질러 씻고 게딱지를 떼어 낸 다음, 몸통은 아가미를 떼고 먹기 좋게 두세 등분해 둔다. 쌀을 씻으며 받아 둔 쌀뜨물 10컵에 된장을 풀어 두는데, 된장 덩어리가 남지 않게 체에 한 번 걸러 주면 국물이 깔끔하다.
된장을 푼 쌀뜨물을 냄비에 붓고 불에 올린 다음 게딱지만 넣는다. 국물이 끓어오르면 그대로 10분 동안 끓이는데, 국물 색이 조금 진해지고 냄비에서 게 향이 올라오면 게딱지 맛이 충분히 우러난 것이다.
이어서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 같은 양념, 무와 애호박, 양파, 대파 같은 채소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무는 익는 데 시간이 걸리니 얇게 썰어 넣는 것이 좋고, 채소 숨이 죽고 국물이 다시 끓어오르면 그때 손질해 둔 꽃게 몸통을 넣는다.
무와 애호박, 양파와 대파를 넣고 끓이는 국물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꽃게 몸통은 껍데기가 빨갛게 변하고 살이 하얗고 불투명해질 때까지만 익히고 불을 끈다. 끓는 국물이 튀지 않도록 몸통은 국자에 얹어 살살 넣는 것이 안전하고, 다 익은 뒤에도 계속 끓이면 처음부터 넣은 것과 다를 바 없으니 바로 그릇에 담는다.
국자로 꽃게 몸통을 끓는 국물에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그릇에 담은 꽃게 몸통을 젓가락으로 갈라 보면 살이 결대로 촉촉하게 떨어지고,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으면 게딱지에서 우러난 구수하고 진한 맛이 먼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