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불에 노릇하게 구워 가장자리가 바삭해진 스팸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스팸 몇 점이면 밥 한 공기가 금방 비지만, 두세 점째부터 입안이 짜고 가공육 특유의 냄새가 남아 물을 찾게 된다. 캔을 따서 반만 쓰고 냉장고에 넣어 둔 스팸은 사정이 더 나쁜데, 뚜껑 없이 두었던 겉면이 말라 구우면 딱딱하고 퍽퍽해지기 쉽다.
짠맛을 줄이려고 끓는 물에 한 번 데치는 집이 많은데, 데치고 나면 짠맛과 함께 고기 맛도 빠지고 표면에 남은 물기 때문에 팬에서 기름이 사방으로 튄다. 짠맛을 덜어 내면서 맛은 그대로 남기는 방법이 따로 필요한 이유다.
그 방법은 냉장고 속 우유에 있다. 굽기 전 썰어 둔 스팸에 우유를 부어 5~10분 담가 두면 짠맛과 잡내가 누그러지고, 말라 버린 겉면도 다시 촉촉해진다.
우유에 담가 두면 누그러지는 스팸의 짠맛
넓은 흰 그릇에서 차가운 우유에 잠긴 스팸 조각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스팸은 고기를 갈아 소금과 함께 섞은 뒤 캔째 익힌 가공육이라 소금이 고기 속까지 고루 들어 있고, 프라이팬에서 굽는 동안 수분이 날아가면 짠맛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잡내도 고기 기름에 섞여 있어서 구울수록 기름과 함께 올라온다.
키친타월로 겉의 기름을 닦거나 찬물에 잠깐 헹구는 정도로는 이 냄새가 잘 빠지지 않는데, 냄새가 물보다 기름에 더 잘 녹아 있기 때문이다. 겉을 아무리 닦아도 구우면 그대로 다시 올라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유를 쓰면 사정이 다르다. 우유 속 카제인 단백질이 잡내 성분을 붙잡아 우유 쪽으로 끌어내고, 담가 두는 동안 겉면의 소금기도 우유로 빠져나온다. 그래서 스팸 표면 전체가 우유에 닿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짠맛과 잡내가 더 옅어진다.
굽기 전 스팸에 밴 짠맛과 잡내 빼는 방법
겹치지 않게 펼친 스팸 조각 위로 차가운 우유를 붓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스팸은 먹을 두께로 먼저 썬다. 덩어리째 담그면 우유가 닿는 면이 좁아지기 때문인데, 썬 조각을 넓은 그릇에 겹치지 않게 펼쳐 놓고 조각이 잠길 만큼 우유를 붓는다. 우유는 냉장고에 두었던 차가운 것을 그대로 쓰면 된다.
우유가 넉넉하지 않아 조각이 반쯤만 잠긴다면 한쪽만 담가 두지 말고 중간에 한 번 뒤집어 양면을 고르게 적신다. 짠맛만 덜려면 5분, 잡내까지 줄이려면 10분 정도가 알맞은데, 짧게 두면 스팸 향이 더 남고 길게 둘수록 짠맛과 잡내가 옅어진다.
우유에 반쯤 잠긴 스팸 조각을 젓가락으로 뒤집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건진 스팸은 키친타월로 우유를 꼼꼼히 닦아 낸 다음 프라이팬에 올려 약한 불로 굽는다. 스팸에서 기름이 서서히 배어 나와 따로 기름을 두르지 않아도 팬에 눌어붙지 않는다. 우유가 묻은 겉면은 금방 색이 진해지는 편이라 센 불에서는 겉만 타고 속은 덜 익기 쉬운데, 양면이 노릇해지고 가장자리가 살짝 바삭해지면 다 익은 것이다.
키친타월로 우유를 닦아 낸 스팸 조각을 프라이팬에 올리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스팸을 담갔던 우유는 닭고기 비린내를 뺄 때 한 번 더 쓸 수 있다. 닭고기를 이 우유에 담가 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헹궈 조리하면 되는데, 우유는 상온에 두지 말고 바로 냉장고에 넣어 그날 안에 쓰는 것이 안전하다. 스팸을 썬 칼과 도마도 닭고기를 손질하기 전에 깨끗이 씻어 둔다.
우유에 담갔다 구운 스팸은 한 점 집어 먹어도 짠맛이 먼저 치고 올라오지 않고, 겉이 말라 있던 조각도 젓가락으로 집으면 부드럽게 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