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을 고르게 입힌 완성 대파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바람이 불면 대파가 굵어지고 단맛이 들어 장 보러 갈 때마다 한 단씩 사 오게 된다. 그런데 막상 쓰는 곳은 국에 송송 썰어 넣거나 볶음 양념에 넣는 정도라, 채소 칸에서 끝이 마르고 누렇게 변한 대파를 버리는 일이 많다.
남은 대파로 파무침을 해도 생파는 매운맛이 강해 고기 굽는 날이 아니면 손이 잘 가지 않고, 데쳐서 무치면 물이 많이 나와 양념이 싱거워지기 쉽다. 그래서 대파는 양념 재료로만 쓰이고 반찬 한 접시가 되기는 어렵다고 여기는 편이다.
대파 흰 부분을 토막 내 메밀가루를 입히고 찜기에서 3~5분만 찌면 매운맛이 빠지고 달큰한 맛이 살아난 밑반찬이 된다. 간장과 고춧가루, 참기름을 섞은 양념에 살살 무치기만 하면 밥 위에 올려 먹기 좋은 대파찜이 완성된다.
짧게 찐 대파 흰 부분이 달큰해지는 이유
얇은 메밀가루 막이 익은 대파 토막의 단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생대파의 매운맛은 썰 때 세포가 터지며 나오는 매운 성분 때문인데, 열을 받으면 이 성분이 날아가면서 대파 속에 있던 단맛이 도드라진다. 흰 부분은 잎보다 두껍고 즙이 많아서 익혔을 때 단맛이 더 진하게 올라오는 편이다.
다만 끓는 물에 데치면 단맛이 물로 빠져나가고, 건져 낸 뒤에도 겹겹이 낀 물이 흘러나와 양념이 묽어진다. 오래 찌는 것도 좋지 않은데, 5분을 넘기면 대파 결이 풀려 물컹해지고 씹는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메밀가루를 겉에 얇게 입히면 김을 받는 동안 가루가 대파 표면의 물기를 머금고 얇은 막으로 익는다. 이 막 덕분에 대파 속 즙이 덜 빠져나가고, 무칠 때는 겉이 살짝 끈기가 있어 양념이 고르게 묻는다.
대파 흰 부분에 메밀가루 입혀 찌는 방법
3cm 길이로 썬 대파 흰 부분과 양념 재료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대파는 굵고 단단한 흰 부분을 골라 뿌리를 잘라 낸 뒤 약 3cm 길이로 썬다. 메밀가루는 대파가 얇게 덮일 만큼만 준비하고, 양념은 간장을 바탕으로 고춧가루와 참기름을 섞어 미리 만들어 둔다. 찐 대파는 식으면서 금방 물러지므로 양념을 먼저 만들어 두어야 꺼내자마자 무칠 수 있고, 겉잎이 마른 대파라도 한 겹 벗겨 내면 속은 충분히 쓸 수 있다.
씻어서 물기를 턴 대파가 너무 말라 있으면 물을 살짝 뿌려 겉을 촉촉하게 만든다. 비닐봉지에 대파와 메밀가루를 함께 넣고 입구를 쥔 채 위아래로 흔들면, 손에 가루를 묻히지 않고도 토막마다 고르게 입힐 수 있다.
메밀가루를 넣은 비닐봉지에 대파 토막을 흔드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찜기에 물을 붓고 김이 오르면 대파를 겹치지 않게 펼쳐 놓고 뚜껑을 덮어 3~5분 찐다. 가는 대파는 3분, 엄지손가락만큼 굵은 대파는 5분 쪽에 맞추고, 시간이 되면 바로 꺼내야 남은 열로 더 물러지지 않는다.
찜기 칸에 겹치지 않게 펼친 메밀가루 입힌 대파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꺼낸 대파는 넓은 접시에 펼쳐 한 김 식힌 뒤 양념을 끼얹고 그릇을 기울여 굴리듯 살살 버무리는 것이 좋다. 세게 섞으면 메밀가루 막이 벗겨지고 대파 결이 풀어지며, 찜기 뚜껑은 뜨거운 김이 얼굴로 오지 않게 먼 쪽부터 연다.
젓가락으로 집었을 때 대파 토막이 휘지 않고 끝만 살짝 처지면 알맞게 쪄진 것이다. 한 입 씹었을 때 겉의 메밀가루가 쫀득하게 익어 있고 매운맛보다 단맛이 먼저 느껴지면 제대로 된 대파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