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을 발라 구운 더덕구이가 담긴 흰 도자기 접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가을이 깊어지면 시장 좌판에 흙 묻은 더덕이 수북이 쌓이고, 더덕구이나 더덕무침을 떠올리며 한 봉지 사 오는 집이 많다. 그런데 막상 손질하려고 칼을 대면 울퉁불퉁한 뿌리에 껍질이 단단히 붙어 있어 한 뿌리 까는 데도 시간이 꽤 걸린다.
칼로 껍질을 깎다 보면 하얀 진액이 배어 나와 손과 칼이 끈적해지고, 껍질과 함께 속살까지 두껍게 깎여 나가 먹을 부분이 줄어든다. 한 봉지를 다 손질하고 나면 손목이 뻐근해 다음번에는 손질된 더덕을 사야 하나 싶어진다.
이럴 때는 생더덕을 바로 깎는 대신 팔팔 끓는 물에 10~20초만 굴렸다가 찬물에 식히면 된다. 속까지 익히는 것이 아니라 겉껍질만 짧게 데치는 방법인데, 단단하게 붙어 있던 껍질이 쉽게 일어나 손질이 한결 수월해진다.
생더덕 껍질이 칼로 잘 벗겨지지 않는 이유
주름진 생더덕 표면을 가까이서 살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더덕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는 것은 뿌리 표면이 주름지고 울퉁불퉁한 데다 껍질이 속살에 바짝 붙어 있기 때문이다. 칼날이 주름 사이로 들어가지 못해 튀어나온 부분만 깎이고, 오목한 곳에는 껍질이 그대로 남아 몇 번씩 다시 칼을 대야 한다.
생더덕은 칼이 닿는 자리마다 하얀 진액이 나와 손이 미끄러지고 칼에도 끈적하게 들러붙는다. 껍질을 얇게 깎으려 해도 미끄러운 손으로는 힘 조절이 어려워서, 결국 속살까지 두껍게 깎여 나가는 일이 많다.
끓는 물에 잠깐 굴리면 겉껍질만 열을 받고, 곧바로 찬물에 넣으면 껍질과 속살 사이가 살짝 들떠 손끝으로도 쉽게 일어난다. 데친 더덕은 진액도 덜 나와 손과 칼이 덜 끈적해지니, 칼로 깎아 내기보다 껍질을 잡아 벗기는 쪽으로 손질 방법을 바꾸는 것이 편하다.
더덕에 단단히 붙은 껍질 쉽게 벗기는 방법
끓는 물에서 젓가락으로 더덕을 짧게 굴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더덕에 묻은 흙을 흐르는 물에서 솔로 문질러 깨끗이 씻는다. 냄비에는 더덕이 잠길 만큼 물을 충분히 붓고 팔팔 끓을 때까지 기다리는데, 진액이 손에 묻으면 잘 지워지지 않으니 이때 비닐장갑을 미리 껴 두는 것이 좋다.
물이 팔팔 끓으면 더덕을 넣고 젓가락으로 이리저리 굴리면서 10~20초만 데친다. 오래 두면 더덕 속까지 익어 아삭한 식감이 사라지므로 시간을 넘기지 않고 바로 건져 내고, 여러 뿌리를 손질할 때는 몇 개씩 나눠 데쳐야 물 온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건진 더덕은 곧바로 찬물에 담가 열기를 빼고, 손으로 만졌을 때 미지근한 기운 없이 차가워지면 다 식은 것이다. 더덕 머리 부분을 칼로 조금 잘라 내고 세로로 얕게 칼집을 낸 다음, 칼집 사이로 껍질을 일으켜 손끝으로 당기면 껍질이 길게 벗겨진다.
찬물에 식힌 더덕의 세로 칼집에서 껍질을 당기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주름 사이에 껍질이 조금 남았다면 칼등으로 살살 긁어 내는 것이 좋다. 칼날로 다시 깎으면 데친 보람 없이 속살이 함께 떨어져 나가기 때문인데, 칼등으로 긁으면 얇은 껍질만 밀려 나온다.
더덕 주름 사이를 칼등으로 가볍게 긁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껍질을 벗긴 더덕은 뽀얀 속살이 매끈하게 드러나고, 방망이로 두드려 펴면 결대로 고르게 갈라져 더덕구이 양념이나 더덕무침에 바로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