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육수와 고명을 곁들인 완성된 잔치국수 한 그릇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여름에는 비빔국수, 날이 쌀쌀해지면 잔치국수까지 소면은 철을 가리지 않고 밥상에 오르는데, 삶을 때마다 냄비 앞을 떠나기 어려운 음식이기도 하다. 물이 금세 넘쳐 찬물을 붓고 젓다 보면 면이 다 익었는지 감이 오지 않아, 건져 놓고 보면 퍼져 있거나 가운데가 덜 익어 있는 경우가 많다.
넘치지 않게 불을 줄이고 시간을 재 가며 삶아도 결과는 그날그날 다르기 쉽다. 면의 양과 물의 양, 불 세기가 조금만 달라져도 익는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인데, 계속 끓이는 동안에는 그 차이를 눈대중으로 맞추기가 어렵다.
이럴 때는 소면을 넣은 물이 다시 끓어오르면 불을 끄고 뚜껑을 덮어 4~5분 그대로 두면 된다. 끓던 물에 남은 열로 면을 마저 익히는 방법이라 넘칠 걱정이 없고, 먹어 보면 면발이 한결 쫄깃하다.
계속 끓일수록 겉부터 풀어지는 소면
끓는 물 속에서 가늘게 풀어진 소면과 가장자리 거품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소면은 가늘고 겉면에 밀가루 전분이 많은 면이라, 센 불에서 오래 끓이면 바깥쪽이 먼저 물을 먹고 부드럽게 풀어진다. 물이 펄펄 끓는 동안 면끼리 부딪히며 냄비 안을 돌기 때문에 겉면 전분이 더 많이 떨어져 나오고, 물이 걸쭉해지면서 거품이 높이 올라온다.
거품이 넘치려 할 때마다 찬물을 붓거나 불을 줄였다 키우면 물 온도가 계속 오르내리는데, 그러는 사이 면 겉은 계속 물을 먹어 퍼지고 속은 고르게 익지 못한다. 시간을 정확히 재도 퍼진 면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을 끄고 뚜껑을 덮으면 냄비 안의 뜨거운 물이 한동안 온도를 유지하면서 면이 천천히 익는다. 물이 더 이상 요동치지 않아 겉면이 덜 풀어지고, 열이 면 가운데까지 고르게 들어가 씹는 맛이 살아 있는 면이 된다.
불을 끈 가스레인지 위에 뚜껑을 덮어 둔 소면 냄비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삶은 소면이 퍼지지 않게 익히는 방법
넉넉한 물이 끓는 냄비에 소면을 부채처럼 넣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넉넉한 냄비와 뚜껑 하나다. 소면 100g에 물 1리터 이상을 잡는 것이 좋은데, 물이 적으면 면을 넣었을 때 온도가 크게 떨어지고 면끼리 달라붙어 뭉치기 쉽다. 두 사람이 먹을 200g이면 물을 2리터쯤 받아 센 불에 올린다.
물이 펄펄 끓으면 소면을 부채처럼 펼쳐 넣고, 젓가락으로 한두 번 저어 면이 바닥에 붙지 않게 풀어 준다. 면을 넣으면 물이 잠깐 잠잠해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거품을 올리며 다시 끓어오르는데, 이때 바로 불을 끄고 뚜껑을 닫는다.
뚜껑을 닫은 채로 4~5분 그대로 두고, 중간에 자주 열면 열이 빠져나가니 시간이 될 때까지 덮어 두는 것이 좋다. 4분쯤 지나 면 한 가닥을 건져 씹어 봤을 때 가운데에 하얀 심이 보이지 않고 탱탱하게 씹히면 다 익은 것이다.
젓가락으로 한 가닥을 들어 익힘을 살피는 삶은 소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익은 면은 체에 쏟아 바로 찬물에 헹구는데, 손으로 비벼 가며 두세 번 물을 갈아 주면 겉에 남은 전분이 씻겨 나가 면발이 단단해진다.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끌거림이 없으면 헹굼이 끝난 것이다. 냄비를 기울일 때는 손잡이를 마른 행주로 감싸 쥐고 김이 얼굴 쪽으로 오지 않게 몸에서 먼 쪽으로 쏟는 것이 안전하다.
소면을 삶는 날에는 찬물을 부을 준비 대신 끓어오른 순간 불을 끄고 뚜껑부터 덮어 보길 권한다. 불 앞을 지키지 않아도 면이 고르게 익으니, 그사이 육수와 고명을 챙길 여유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