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아닌 것 같아도 밥맛이 확 달라집니다" 햅쌀 사기 전 포대에서 '이것'부터 확인해보세요


도정일이 보이는 쌀 포대를 살펴보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도정일이 보이는 쌀 포대를 살펴보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10월 중순에 들어서면 마트와 동네 정미소에 햅쌀이 나오기 시작하고, 쌀통이 바닥을 보이는 집에서는 이참에 새 쌀을 사서 가득 채워 둘 생각부터 하게 된다. 20kg 포대가 10kg 포대 두 개보다 값이 덜 나가는 경우가 많아 큰 포대를 들여와 베란다나 다용도실에 세워 두고 몇 달씩 먹는 집도 흔하다.

쌀은 벌레만 생기지 않으면 몇 달을 두고 먹어도 같은 쌀이라고 여기기 쉬운데, 막상 포대 바닥이 가까워지면 같은 밥솥에 같은 물을 잡아도 밥이 푸석하고 처음 뜯었을 때 나던 구수한 향이 덜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을 조금 더 잡거나 오래 불려 봐도 갓 산 쌀로 지은 밥맛은 잘 돌아오지 않는다.

밥맛이 달라지는 이유는 쌀을 얼마나 오래 쌓아 두었느냐에 있어서, 포대에 적힌 도정일과 집에서 실제로 먹는 양만 확인해도 사는 양을 알맞게 정할 수 있다. 여기에 쌀통을 채우는 순서 하나만 바꾸면 쌀통 바닥에 묵은 쌀이 남는 일도 줄일 수 있다.

도정 한 달 무렵부터 떨어지는 쌀 밥맛

투명 쌀통 안에 담긴 흰쌀 낟알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투명 쌀통 안에 담긴 흰쌀 낟알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쌀은 겉껍질과 겨를 벗겨 내는 도정을 거치면서 낟알 속이 그대로 공기에 드러나는데, 이때부터 쌀 속 수분이 조금씩 빠지고 지방 성분이 변하면서 맛과 향이 서서히 떨어진다. 도정하고 한 달 정도 지나면 밥을 지었을 때 차이가 느껴지기 시작하고, 날이 더울수록 이 변화가 더 빨리 온다.

쌀통 뚜껑을 꼭 닫고 벌레를 막아도 도정한 뒤 흐른 시간까지 되돌릴 수는 없다. 쌀은 주변 냄새를 쉽게 빨아들이는 편이라 오래 둘수록 보관하던 자리의 냄새가 배기 쉬운데, 그래서 밥맛을 지키려면 보관에 공을 들이기보다 오래 쌓아 두지 않을 만큼만 사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집에서 먹는 양에 맞춰 쌀 사는 방법

최근 도정일을 확인하는 5kg 쌀 포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최근 도정일을 확인하는 5kg 쌀 포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쌀을 고를 때는 포대 뒷면이나 옆면에 찍힌 도정일부터 본다. 같은 품종에 같은 값이라면 도정한 날짜가 최근인 쌀을 고르는 것이 좋은데, 생산연도와 도정일은 따로 적혀 있어 햅쌀이라도 도정한 지 오래된 포대가 있으니 두 날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다음은 집에서 쌀을 얼마나 먹는지 아는 일이다. 쌀통을 가득 채운 날을 달력에 적어 두고 바닥이 보이는 날까지 걸린 기간을 재 보면 한 달에 몇 kg을 먹는지 금방 나온다. 사는 양은 날이 더운 여름에는 한 달, 서늘한 겨울에는 두 달 안에 먹을 만큼으로 잡는데, 한 달에 5kg을 먹는 집이라면 여름에는 5kg, 겨울에는 10kg 포대가 알맞다.

달력 옆에 나란히 놓은 5kg과 10kg 쌀 포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달력 옆에 나란히 놓은 5kg과 10kg 쌀 포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새 쌀을 사 왔다면 쌀통에 남아 있던 쌀부터 먼저 먹어 쌀통을 비운다. 묵은 쌀 위에 새 쌀을 부으면 바닥에 깔린 쌀은 계속 밑에 남아 점점 더 오래된 쌀이 되기 때문인데, 쌀통이 비면 마른 행주로 구석의 쌀겨와 가루를 닦아 내고 물로 씻었다면 물기가 남지 않게 완전히 말린 뒤에 새 쌀을 넣는다.

마른 행주로 비운 쌀통 안쪽을 닦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마른 행주로 비운 쌀통 안쪽을 닦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쌀통을 두는 자리도 한 번 살펴본다. 세제나 방향제, 김치처럼 냄새가 강한 물건 옆에 두면 그 냄새가 쌀에 배어 밥에서도 느껴질 수 있다. 햇빛이 드는 베란다 창가나 가스레인지 옆처럼 조리할 때 열기가 닿는 자리도 피해, 햇빛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두는 것이 좋다.

햅쌀을 들이는 이번 주에는 포대의 도정일과 우리 집 쌀통이 비는 속도부터 확인해 보길 권한다. 쌀을 먹는 만큼만 알맞게 사는 일은 식구들이 날마다 먹는 밥 한 공기의 맛을 챙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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