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굴, 흐르는 물에 씻지 마세요"…'이 즙'에 5분 담갔더니 이물질이 나오고 탱글해집니다


넓은 볼의 무즙에 생굴을 넣고 손가락을 펴서 가볍게 버무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넓은 볼의 무즙에 생굴을 넣고 손가락을 펴서 가볍게 버무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차가워지면 수산물 코너에 생굴이 깔리기 시작한다. 11월로 넘어가면 알이 통통하게 오르는 때라 이맘때부터 굴전 생각이 나서 한 봉지씩 집어 오는 집이 많다. 그런데 집에 와서 손질을 하고 전을 부쳐 놓으면 기대했던 바다 향 대신 비린내가 올라와 젓가락이 잘 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대개 하는 일은 굴을 체에 담아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는 것이다. 물을 세게 틀고 손으로 휘저어 가며 헹구면 껍데기 부스러기는 어느 정도 빠져나가지만, 비린내는 그대로 남고 알은 오히려 물을 먹어 흐물흐물해진다. 씻는 횟수를 늘릴수록 굴 맛이 옅어지는 쪽으로 가는 셈이다.

굴을 맹물 대신 무즙에 버무려 씻으면 이 두 가지가 같이 해결된다. 무를 갈아 자박하게 만든 즙에 생굴을 넣고 3~5분만 두었다가 소금물로 헹구는 방법으로, 비린내가 빠지면서 알은 탱글탱글한 상태로 남는다.

맹물에 씻을수록 굴 맛이 옅어지는 이유

체에 담긴 생굴의 주름과 테두리가 가까이 보이는 손질 전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체에 담긴 생굴의 주름과 테두리가 가까이 보이는 손질 전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굴에서 올라오는 비린내는 알 자체보다 주름진 틈에 끼어 있는 것들에서 나온다. 갓 손질해 나온 생굴이라도 테두리 검은 부분과 주름 사이에는 잘게 부서진 껍데기 조각과 뻘, 끈적한 점액이 함께 붙어 있다. 이것들이 그대로 남은 채 기름에 들어가면 가열되면서 냄새가 더 도드라진다.

맹물로는 틈에 낀 것까지 빠져나오지 않는데, 물이 굴 겉면을 스쳐 지나갈 뿐이라서 주름 안쪽은 건드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굴은 바닷물에 살던 것이라 맹물에 담가 두면 알 속의 짠맛과 감칠맛이 물 쪽으로 빠져나가고, 그 자리에 물이 들어차 알이 부풀면서 씹는 맛이 사라진다.

무를 갈면 아주 잔 섬유와 즙이 섞인 걸쭉한 상태가 되는데, 이 잔 입자가 굴 주름 사이로 들어가 끼어 있던 것을 끌고 나온다. 하얗던 무즙이 몇 분 만에 회색빛으로 흐려지는 것이 그 증거다. 그래서 물로 몇 번 더 씻는 쪽이 아니라, 낀 것을 무즙에 옮겨 담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무즙으로 생굴 씻어 굴전 부치는 방법

강판으로 간 무에서 나온 즙이 넓은 볼에 자박하게 담긴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강판으로 간 무에서 나온 즙이 넓은 볼에 자박하게 담긴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무는 생굴 한 봉지, 200~300g을 기준으로 굵은 쪽 5cm 한 토막이면 충분하다. 껍질을 벗기고 강판에 갈거나, 양이 많으면 적당히 썰어 믹서에 짧게 돌린다. 물은 따로 넣지 않고 무에서 나온 즙만으로 자박하게, 굴을 부었을 때 알이 잠길 정도로만 만든다.

넓은 볼에 무즙을 붓고 생굴을 넣은 다음 손가락을 펴서 조물조물 버무린다. 이때 힘을 주면 알이 터져 속이 빠져나오니 아래위를 바꿔 주는 정도로만 움직이고, 그대로 3~5분 둔다. 5분이면 충분해서 더 오래 둘 필요는 없다.

시간이 지나 들여다보면 하얗던 무즙이 회색빛으로 탁하게 변해 있다. 색이 변했으면 다 된 것이니 체에 쏟아 무즙을 따라 버린다. 여기서 맹물로 헹구면 지켜 둔 맛이 다시 빠지니, 물 1리터에 소금 1큰술을 풀어 만든 찬 소금물로 두세 번 가볍게 흔들어 헹군다. 손으로 문지르지 않아도 된다.

찬 소금물이 담긴 볼에서 생굴을 체로 가볍게 헹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찬 소금물이 담긴 볼에서 생굴을 체로 가볍게 헹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헹군 굴은 체에 올려 5분쯤 두고 물기를 충분히 뺀다. 물기가 남은 채로 부침가루를 묻히면 반죽이 질어져 옷이 벗겨지는데, 종이 행주로 겉을 한 번 눌러 주면 확실하다. 부침가루를 얇게 입히고 계란옷을 입혀 중약불에서 한 면씩 노릇하게 굽는다. 굴은 속까지 익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아 센 불에 올리면 겉만 타고 물이 나온다. 냉동 굴을 녹인 것은 알이 약해 부서지기 쉬우니 버무리지 말고 무즙에 담가 두었다가 흔들어 건져 내고, 쓴 무즙은 다시 쓰지 않고 그때마다 새로 간다.

얇은 계란옷을 입힌 굴전을 검은 주물 받침의 가스레인지에서 굽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얇은 계란옷을 입힌 굴전을 검은 주물 받침의 가스레인지에서 굽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굴이 제철로 들어서는 지금 한 봉지를 사 왔다면 무도 한 토막 같이 준비해 보길 권한다. 손질을 이렇게 해 두면 전으로 부쳐도 국에 넣어도 굴 향이 그대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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