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위로 채운 통돌이 세탁기 물에 세탁조 세정제가 풀려 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세탁이 끝난 빨래를 꺼내다 보면 수건이나 속옷에 검은 찌꺼기가 붙어 있는 때가 있다. 손으로 떼어 보면 물에 불어 흐물흐물한 덩어리인데, 세탁조 안쪽에서 떨어져 나온 때다. 한두 개면 털어 내고 넘어가지만 빨래마다 묻어 나오면 세탁기를 다시 돌려야 한다.
이럴 때 대부분 세탁조 세정제를 사 와 세탁통에 붓고 통세척 버튼을 누른다. 코스가 끝나도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고 며칠 뒤 빨래에 또 검은 찌꺼기가 묻어 나오는데, 세정제가 부족했나 싶어 양을 늘려도 마찬가지다.
세정제를 넣는 방법과 불리는 시간만 바꾸면 결과가 달라진다. 온수를 고수위까지 채우고 세정제를 완전히 녹인 다음 한두 시간 그대로 두는 순서인데, 세탁기에 따라서는 세정제를 아예 넣어서는 안 되는 코스도 있다.
세정제를 붓고 바로 돌리면 검은 때가 그대로 남는 이유
빨랫감 없이 비워 둔 통돌이 세탁기 안쪽 세탁조와 바닥 물결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통돌이 세탁기는 빨래가 담기는 안쪽 통과 물이 차는 바깥 통이 겹쳐 있는 구조다. 세제 찌꺼기와 옷에서 나온 기름기, 섬유 먼지가 두 통 사이 벽면에 붙어 층을 이루고, 물기가 오래 남아 있으면 여기서 냄새도 난다. 빨래를 돌릴 때마다 물살에 조금씩 뜯겨 나오는 것이 옷에 묻는 검은 찌꺼기다.
두 통 사이는 손이 들어가지 않으니 물에 녹은 세정제가 대신 닿아야 한다. 그런데 세정제를 붓고 바로 코스를 돌리면 물이 차는 동안 가루가 통 바닥에 가라앉고, 찬물에서는 끝까지 다 녹지 않는다. 덜 녹은 가루는 벽면까지 올라가지 못한 채 헹굼물과 함께 빠져나간다.
세정제 가루는 따뜻한 물에 녹으면서 산소 거품을 내는데, 이 거품이 벽면에 붙은 때를 밀어 올려 물에 뜨게 만든다. 다만 거품이 때 밑으로 파고드는 데 시간이 걸려서 물이 도는 몇 분 동안에는 겉만 벗겨진다. 그래서 세정제는 온수에 다 녹인 다음 한동안 담가 두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통돌이 세탁기 세탁조에 낀 검은 때 떼는 방법
고수위 온수를 채운 세탁조 안에 세정제를 고루 붓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세탁조 안에 있는 빨랫감과 세탁망을 모두 꺼내 비운다. 그다음 온수를 고수위까지 채우는데, 수도에서 더운물이 나오지 않는 집이라면 받아 둔 물에 끓인 물을 섞어 40~60도 정도로 맞춰 넣어도 된다. 물이 다 찬 뒤 세정제 한 포를 세제 투입구가 아니라 세탁통 안에 직접 골고루 붓는다.
세정제를 넣은 상태에서 세탁 코스를 골라 5분에서 10분만 돌린다. 물이 뿌옇게 흐려지고 바닥에 가라앉은 가루가 보이지 않으면 다 녹은 것이다. 이때 물을 빼지 않고 그대로 멈춘 다음 한 시간에서 두 시간을 둔다. 벽면에 붙어 있던 때가 불어 떨어지면서 검은 조각이 물 위로 떠오르고 물빛이 누렇게 흐려지면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이다.
세정제를 녹여 멈춘 세탁조 물 위에 작은 검은 조각 몇 개가 떠 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불리기가 끝나면 빨랫감을 넣지 않은 채 표준 코스로 세탁과 헹굼, 탈수까지 한 번 돌린다. 떠 있는 찌꺼기가 많으면 헹굼을 한 번 더 넣는 게 좋다. 염소계 표백제(락스)나 구연산 같은 산성 제품을 세정제와 같이 넣으면 염소 가스가 생기니, 세정제로 한 번 돌려 물로 헹군 다음에 다른 것을 꺼낸다.
빨랫감 없이 뚜껑을 닫고 세탁조 청소 코스를 진행하는 통돌이 세탁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코스가 끝나고 세탁조 바닥과 먼지 거름망을 보면 검은 때가 남아 있다. 거름망은 분리해 40도 이상 온수에 세정제를 15g쯤 풀어 한 시간 담가 두었다가 솔로 닦아 다시 끼운다. 세탁기에 무세제 통세척 코스가 따로 있다면 그 코스에는 세정제를 넣지 않는다. 물만 쓰도록 만든 코스라 세정제를 넣으면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탁조 청소는 한두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하니 날을 정해 두고 온수에 녹여 불리는 순서까지 지켜 돌려 보길 권한다. 세탁조 안쪽을 비워 두는 일은 식구들이 날마다 입는 옷이 담기는 자리를 챙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