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레진 흰 양말, 표백제 말고 '이 물'에 삶아보세요"…버리던 물로 흰색이 돌아옵니다


두 번째 쌀뜨물이 담긴 스테인리스 냄비에 흰 면 양말이 펼쳐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두 번째 쌀뜨물이 담긴 스테인리스 냄비에 흰 면 양말이 펼쳐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서랍에서 흰 양말을 꺼내 신으려다 발바닥 쪽이 누렇게 뜬 것을 보면 그냥 신기가 망설여진다. 흰 티셔츠도 목둘레와 겨드랑이부터 색이 변하는데, 빨래를 안 한 것도 아닌데 유독 흰옷만 이렇게 되니 볼 때마다 눈에 거슬린다.

그래서 표백제를 사다 한 통씩 부어 보지만 세탁기에서 꺼내 보면 누런 기가 그대로인 경우가 많고, 몇 번 더 돌리다가 결국 걸레로 쓰거나 버리게 된다. 흰 양말은 새로 사는 편이 빠르다 싶다가도, 멀쩡한 옷을 색 하나 때문에 버리는 것이 아깝다.

이럴 때 쓰는 것이 쌀을 씻고 그대로 버리던 쌀뜨물이다. 쌀뜨물을 냄비에 붓고 끓인 다음 누레진 흰 양말이나 흰 면 티셔츠를 넣어 10분 정도 삶으면 본래 색에 가깝게 돌아온다.

표백제를 부어도 남는 흰 양말의 누런 자국

깨끗한 욕실 바닥 위 흰 면 양말의 발바닥 부분에만 옅은 누런 기가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깨끗한 욕실 바닥 위 흰 면 양말의 발바닥 부분에만 옅은 누런 기가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흰 양말이 누레지는 것은 때가 겉에 묻어서가 아니라 땀과 피지에 섞인 기름기가 섬유 사이로 스며들어 그대로 남기 때문인데, 이 기름기가 공기와 만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짙어진다. 발바닥이나 목둘레처럼 땀이 오래 닿는 자리부터 색이 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평소처럼 찬물이나 미지근한 물로 세탁기를 돌리면 세제가 겉에 묻은 흙먼지는 씻어 내지만 섬유 안쪽에 굳은 기름기까지는 밀어내지 못한다. 표백제는 이미 변해 버린 색을 옅게 만드는 쪽이라, 색이 든 원인인 기름기가 섬유 안에 남아 있으면 며칠 지나 다시 누런 기가 올라온다.

쌀뜨물에는 쌀알 겉면에서 떨어져 나온 전분 입자가 뿌옇게 떠 있는데, 이 전분 입자가 기름기를 붙잡아 물 쪽으로 끌어낸다. 여기에 끓는 물의 열이 더해지면 섬유가 부풀면서 안쪽에 굳어 있던 기름기가 풀려 나오기 때문에, 겉을 아무리 문질러도 안 빠지던 누런 기가 물에 뜬다.

쌀뜨물 끓여 누레진 흰 양말 삶는 방법

투명한 계량컵에 받은 뿌연 두 번째 쌀뜨물과 씻은 쌀이 주방 싱크대 옆에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투명한 계량컵에 받은 뿌연 두 번째 쌀뜨물과 씻은 쌀이 주방 싱크대 옆에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쌀을 씻을 때 처음 헹군 물은 그대로 버리고 두 번째로 헹군 쌀뜨물을 받아 둔다. 첫 물에는 쌀겨와 먼지가 많이 섞여 있고, 두 번째 물이 전분이 고루 풀린 뿌연 상태라 삶는 데 알맞다. 양이 많을 필요는 없고 양말이 잠길 만큼, 냄비에 1~2리터쯤 받으면 충분하다.

받아 둔 쌀뜨물을 냄비에 붓고 센 불에 올린다.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동안 양말은 수돗물에 한 번 헹궈 흙먼지를 털어 내는 것이 좋은데, 겉에 붙은 모래와 먼지가 그대로 들어가면 쌀뜨물이 금방 탁해져 정작 기름기가 빠져나올 자리가 줄어든다.

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중간으로 줄이고 양말을 펼쳐 넣은 다음 10분 정도 그대로 둔다. 거품이 올라와 넘치려 하면 불을 조금 더 줄이고, 중간에 한두 번 집게로 뒤집어 주면 접혀 있던 발바닥 부분까지 쌀뜨물이 닿는다. 뜨거운 물이니 손은 넣지 않는다.

중간 불의 냄비에서 집게로 흰 면 양말을 뒤집어 쌀뜨물이 발바닥까지 닿게 하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중간 불의 냄비에서 집게로 흰 면 양말을 뒤집어 쌀뜨물이 발바닥까지 닿게 하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10분이 지나 쌀뜨물이 누런 기를 머금고 더 탁해지면 다 된 것이다. 불을 끄고 잠시 식힌 뒤 집게로 건져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헹구는데,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끌거림이 없어야 전분이 다 빠진 것이다. 헹군 다음에는 평소대로 널어 속까지 바짝 말린다.

깨끗한 싱크대에서 집게로 든 흰 면 양말을 흐르는 물에 헹구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깨끗한 싱크대에서 집게로 든 흰 면 양말을 흐르는 물에 헹구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이 방법은 면으로 된 흰 양말과 흰 면 티셔츠에 쓰고, 스판이나 폴리에스터가 섞인 옷은 넣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이런 소재는 열에 약해 삶으면 늘어나거나 쭈글쭈글해진다. 쌀뜨물은 두었다가 쓰면 상하니 그날 받은 것을 바로 쓰고, 한 달에 한 번 모아서 삶는 정도면 충분하다.

밥을 지을 때마다 그냥 흘려보내던 물로 흰색을 되살릴 수 있으니, 다음에 쌀을 씻을 때 두 번째 물을 한 번 받아 보길 권한다. 누레졌다고 미뤄 두었던 양말과 티셔츠를 한 계절 더 신고 입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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