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굴, 소금물에 박박 씻지 마세요"…'이것' 갈아 넣고 5분이면 됩니다


스테인리스 볼에 담긴 생굴과 곱게 간 무를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스테인리스 볼에 담긴 생굴과 곱게 간 무를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9월 하순으로 접어들면 수산물 코너에 생굴이 다시 깔린다. 한 봉지 사 와서 굴전이나 굴무침을 해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다가도, 막상 봉지를 열어 굴을 쏟아 놓으면 손이 멈춘다. 굴 사이사이에 잘게 부서진 껍질 조각이 섞여 있고, 주름진 굴 살 틈에도 거뭇한 것이 끼어 있어 그대로 조리하기가 꺼려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큰 볼에 물을 받고 굵은소금을 넉넉히 풀어 그 안에서 굴을 조물조물 문지른다. 그런데 이렇게 씻고 나면 물은 뿌옇게 흐려지는데 굴 살 틈에 낀 껍질 부스러기는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고, 오히려 굴이 흐물흐물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씻느라 애는 썼는데 결과가 신통치 않은 것이다.

이럴 때 소금 대신 무 한 토막을 꺼내 강판에 갈아 쓰면 손질이 훨씬 수월해진다. 하얀 무즙에 굴을 버무려 몇 분만 두면 되는 방법이라 힘을 줄 일도 없다.

소금물에 문지를수록 빠져나가는 굴 향

굴 주름 사이에 작은 껍질 조각이 남아 있는 부분을 가까이에서 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굴 주름 사이에 작은 껍질 조각이 남아 있는 부분을 가까이에서 본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굴에 남는 이물질은 대부분 껍데기를 까는 과정에서 생긴 부스러기다. 굴 살은 표면이 매끈하지 않고 주름이 깊게 잡혀 있어서, 이 주름 사이로 들어간 조각은 물에 흔들어 대는 정도로는 잘 나오지 않는다. 눈으로 보이는 큰 조각만 떨어져 나가고 틈에 박힌 작은 것은 그대로 남는다.

소금을 많이 풀어 문지르는 방법이 아쉬운 것도 이 대목인데, 굴 살이 부드러워 힘을 주는 만큼 표면이 뭉개지면서 그 안에 있던 바다 향과 감칠맛이 물에 그대로 씻겨 나간다. 씻을수록 굴이 물러지고 맛은 밍밍해지는데 정작 틈새 부스러기는 남아 있으니, 손은 많이 갔는데 얻는 것이 적다.

간 무가 통하는 이유는 힘이 아니라 무즙의 상태에 있다. 강판에 간 무는 걸쭉하면서도 아주 잘게 부서진 상태라 굴의 주름 사이까지 스며들어 가고, 그 안에 박혀 있던 껍질 조각과 거뭇한 이물질을 붙잡아 끌고 나온다. 그래서 문지르지 않고 그대로 두기만 해도 손질이 되고, 굴 표면이 뭉개지지 않으니 향과 탱탱한 식감이 그대로 남는다.

무즙으로 생굴 이물질 빼내는 방법

간 무즙을 담은 볼에 생굴을 넣어 손질을 시작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간 무즙을 담은 볼에 생굴을 넣어 손질을 시작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할 것은 굴 한 봉지 기준으로 무 1/4개다. 무를 강판에 갈아 즙째 볼에 담고, 여기에 씻을 굴을 통째로 부어 넣는다. 잡내까지 함께 빼고 싶다면 굵은소금을 한 숟가락 정도만 같이 넣어도 되는데, 이때는 물을 조금 부어 굴이 잠기게 해 주는 것이 좋다.

이제 손으로 굴과 무즙을 버무린다. 주무르거나 비비지 말고 손바닥으로 감싸듯이 몇 번 뒤집어 무즙이 굴 전체에 묻게만 하면 된다. 굴 살이 워낙 약해서 이 단계에서 힘을 주면 앞에서 말한 소금물 세척과 다를 것이 없어진다.

손바닥으로 생굴을 가볍게 뒤집어 무즙을 묻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손바닥으로 생굴을 가볍게 뒤집어 무즙을 묻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버무린 뒤에는 그대로 3~5분을 둔다. 하얗던 무즙이 점점 회색빛으로 흐려지고 거뭇한 것이 떠다니기 시작하면 이물질이 빠져나온 것이다. 소금과 물을 함께 넣었다면 5분쯤 두었다가 윗물을 다른 볼에 천천히 따라 옮겨 가라앉은 찌꺼기를 걸러 내고, 이 과정을 2~3회 반복하면 바닥에 모이는 찌꺼기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무즙에 버무린 굴을 잠시 그대로 둔 볼의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무즙에 버무린 굴을 잠시 그대로 둔 볼의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마지막은 헹굼이다. 굴을 체에 받쳐 흐르는 물에 2~3회 가볍게 흔들어 주는 정도면 충분하고, 물을 받아 놓고 오래 담가 두지 않는 것이 좋다. 물에 오래 두면 굴이 물을 먹어 맛이 싱거워진다. 헹군 뒤에는 체에 그대로 5분쯤 올려 두어 물기를 뺀다. 손질한 굴은 냉장고에 넣어 두지 말고 그날 바로 쓰는 것이 안전하다.

무는 굴을 살 때 같이 한 개만 사 두면 되고, 쓰고 남은 무는 국거리로 쓰면 버릴 것도 없다. 굴이 제철인 몇 달 동안은 굴을 손질할 때마다 무부터 꺼내 갈아 보길 권한다. 씻는 방법 하나만 바꿔도 굴 특유의 바다 향을 그대로 두고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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