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 사진=더카뷰 |
무더위에 선풍기 바람을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하려고, 뒤에 젖은 수건을 걸거나 얼음을 두는 집이 많다. 그런데 이 두 가지는 효과가 같지 않고, 날씨에 따라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젖은 수건은 물이 증발하면서 주변 열을 빼앗는 기화열 덕분에 바람이 잠깐 시원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물기가 공기 중으로 퍼지면서 방 안 습도를 함께 끌어올린다.
선풍기 / 사진=더카뷰 |
선풍기 / 사진=더카뷰 |
문제는 이미 습한 장마철에는 이 습도가 더해져, 오히려 더 끈적하고 후텁지근해진다는 점이다.
습도가 높으면 땀이 잘 증발하지 못해, 같은 바람도 시원하기는커녕 덥게 느껴진다. 그래서 젖은 수건은 공기가 건조한 날에나 어울리고, 눅눅한 여름에는 다른 방법을 쓰는 게 낫다.
젖은 수건 대신 뒤쪽에 두는 아이스팩
선풍기 / 사진=더카뷰 |
장마철처럼 습한 날에는 얼음이나 아이스팩을 쓰는 편이 낫다. 이들은 습도를 올리지 않으면서 주변 공기를 차게 식혀 주기 때문이다. 아이스팩을 수건으로 감싸 선풍기 뒤쪽 바람이 빨려 들어오는 쪽에 두면, 차가워진 공기가 그대로 앞으로 나와 바람이 에어컨이나 냉풍기처럼 시원해진다.
이때 물이 기기에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스팩이 녹으며 흐른 물이 선풍기 모터나 전기 부품에 들어가면 고장이나 감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반드시 수건으로 감싸야 하고 수건이 젖었다면 계속 교체를 해줘야 물기가 떨어지지 않아서 번거로움이 있기는 하다.
선풍기 / 사진=더카뷰 |
그래도 즉시 시원한 바람을 쐘 수 있어서 만족도는 나쁘지 않다. 아이스팩은 시간이 지나면 미지근해지니 두어 개를 번갈아 쓰면 시원함을 오래 즐길 수 있다. 냉동실에 늘 몇 개 얼려 두면 여름 내내 요긴하다.
문 살짝 열어 만드는 바람길과 체감온도
선풍기는 바람을 어디로 보내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창문을 살짝 열고 선풍기를 그쪽으로 돌리면 방 안의 덥고 습한 공기가 바깥으로 밀려 나가고, 그 자리에 바깥 공기가 들어오며 순환이 생긴다. 문을 조금 열어 맞바람이 통하게 하면 방 전체가 한결 시원해진다.
선풍기 / 사진=더카뷰 |
선풍기를 살짝 위로 올려 천장을 향해 돌리면 더운 공기가 위로 밀려 올라가고 아래로 시원한 공기가 내려온다. 방 안 공기가 이렇게 고루 순환하면 좁은 방도 한결 시원하게 느껴진다.
결국 여름 더위는 온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습도까지 함께 봐야 한다. 습도가 높으면 땀이 증발하지 못해 같은 온도라도 더 덥게 느껴지므로, 눅눅한 날에는 제습기나 에어컨 제습 모드로 습기를 먼저 잡고 선풍기를 함께 쓰면 훨씬 시원하다. 반대로 공기가 건조한 날이라면 젖은 수건의 기화열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같은 선풍기라도 그날의 습도에 따라 쓰는 법이 달라야 한다. 건조한 날엔 젖은 수건으로 시원함을 더하고, 습한 장마철엔 젖은 수건 대신 아이스팩을 뒤쪽에 두고 문을 열어 바람길을 만들면, 선풍기 하나로도 한결 시원하게 여름을 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