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저통 / 사진=더카뷰 |
매일 입에 닿는 수저를 보관하는 수저통이, 사실 주방에서 가장 비위생적인 물건일 수 있다. 깨끗하게 설거지한 수저를 보관하는 곳이니 당연히 깨끗할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문제는 우리가 무심코 반복하는 작은 습관에서 시작된다.
원인은 설거지가 끝난 수저를 물기가 채 마르지 않은 채로 그대로 꽂아두는 습관에 있다. 젖은 수저를 그대로 꽂으면 물이 통 안으로 계속 흘러내린다.
수저에서 흘러내린 물은 통 바닥에 조금씩 고이기 시작한다. 이 바닥은 빛이 들지 않아 어둡고, 늘 축축한 상태로 유지된다.
여기에 음식물 미세 찌꺼기까지 더해지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어둡고 습하고 영양분까지 있는 환경은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 된다.
수저통 / 사진=더카뷰 |
이는 전문 기관의 설명으로도 뒷받침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습기만 있으면 곰팡이는 거의 모든 곳에서 자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수저통 바닥은 바로 그 습기가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이다.
문제는 곰팡이뿐만이 아니다. 수돗물 속 미네랄이 마르면서 하얀 석회질 물때가 끼고, 세제 잔여물까지 남으면 바닥이 누렇게 변색된다. 심하면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끌거리는 점액질까지 생긴다.
이 상태의 수저통에 깨끗이 씻은 수저를 다시 꽂으면 어떻게 될까. 애써 닦은 의미가 무색하게 세균이 그대로 수저로 옮겨 붙는 셈이다.
수저 꽂는 방향과 물 빠짐 구조가 관건
수저통 / 사진=더카뷰 |
해결의 핵심은 두 가지로 정리된다. 바로 '물기 제거'와 '주기적 세척'이다. 이 두 가지만 신경 써도 수저통 위생은 크게 달라진다.
가장 먼저 바꿀 점은 수저를 꽂는 방향이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수저를 보관하고 있다.
손잡이가 아래로, 입에 닿는 부분이 위로 가게 꽂으면 문제가 생긴다. 물이 통 바닥으로 흘러 고이고, 정작 입 닿는 부분은 잘 마르지 않는다.
그렇다고 입 닿는 쪽을 무조건 아래로 두는 것도 정답은 아니다. 입에 닿는 부분이 오염된 바닥에 닿아 위생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이다.
스테인리스 수저 / 사진=더카뷰 |
가장 좋은 방법은 구조적으로 물이 고이지 않는 제품을 쓰는 것이다. 바닥에 물 빠짐 구멍이나 받침대가 있어 물이 고이지 않고 빠지는 형태가 이상적이다.
칸막이형 건조대처럼 통풍이 잘되는 형태도 좋은 선택이다. 공기가 잘 통하면 수저와 통 모두 빠르게 마르면서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다.
일반 수저통을 쓰고 있다면 간단한 보완책이 있다. 바닥에 키친타월을 한 장 깔아 흘러내린 물기를 흡수시키는 방법이다. 깔아둔 키친타월은 최소 주 1회는 갈아줘야 한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습관에 있다. 수저를 꽂기 전에 마른행주로 한 번 닦아 물기를 털어내는 습관이다. 처음부터 물기를 제거하면 곰팡이가 자랄 조건 자체가 사라진다.
수저통 세척, 재질별 방법이 다르다
수저통 / 사진=더카뷰 |
수저통 자체도 정기적으로 닦아야 한다. 수저를 아무리 깨끗이 관리해도 통이 더러우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통을 비우고 세척하는 것이 적당하다.
세척 방법은 수저통 재질에 따라 달라진다. 잘못된 방법을 쓰면 수저통이 손상될 수 있어 구분이 필요하다.
스테인리스 수저통은 구연산을 활용하면 좋다. 뜨거운 물에 구연산을 풀어 담가두면 석회질 물때가 잘 녹고 살균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
플라스틱 수저통은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뜨거운 물에 변형될 수 있으니 뜨거운 물 사용은 피해야 한다. 대신 베이킹소다를 묻힌 스펀지로 미끌거리는 바닥을 문질러 닦는 방식이 안전하다.
수저통 / 사진=더카뷰 |
세척 후 마무리 단계도 중요하다. 닦은 뒤에는 반드시 햇볕이나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완전히 말려야 한다. 물기 한 점 없이 보송한 상태로 만든 뒤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수저통은 매일 쓰는 작은 물건이지만 위생 관리에서 자주 놓치는 사각지대다. 수저 꽂는 방향, 물 빠짐 구조, 재질별 세척법, 그리고 완전 건조까지 챙기면 위생 상태가 확연히 달라진다. 바닥에 고이는 물기 하나만 신경 써도 매일 사용하는 수저를 한층 깨끗하게 보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