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앞에서 울 니트의 목 부분을 만져 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침저녁 공기가 쌀쌀해지는 10월 말이면 옷장 깊숙이 넣어 두었던 울 니트를 하나둘 꺼내게 된다. 그런데 색과 모양이 마음에 들어 산 니트일수록 목덜미나 손목에 닿는 순간 까슬하게 찌르는 느낌이 들어, 결국 안에 다른 옷을 받쳐 입거나 몇 번 입다가 옷장에 다시 넣어 두는 경우가 많다.
따가움을 줄여 보려고 중성세제로 손빨래를 해 봐도 촉감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편인데, 세제는 때를 빼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거칠게 일어선 털 끝까지 부드럽게 만들어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섬유유연제를 따로 사 두지 않은 집이라면 더는 방법이 없다고 여기기 쉽다.
이럴 때 욕실에 있는 헤어 린스를 꺼내 쓰면 된다. 미지근한 물에 린스를 풀어 니트를 잠시 담가 두는 것만으로 맨살에 닿는 겉면의 까슬함을 한결 덜 수 있어, 물세탁이 가능한 니트라면 집에서 바로 해 볼 수 있다.
울 니트 겉면이 맨살을 찌르는 이유
울 니트 표면의 짧은 털 끝을 가까이에서 살펴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울은 양털로 만든 실이라 섬유 겉면이 비늘처럼 겹겹이 덮여 있고, 실 밖으로 삐져나온 짧은 털 끝이 겉으로 서 있다. 맨살이 이 털 끝에 닿으면 바늘 끝으로 살짝 누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따갑게 느껴진다.
오래 보관하는 동안 니트가 건조해지면 털 끝이 더 뻣뻣하게 서고, 세제로 빨면서 털에 남아 있던 기름기까지 빠지면 처음보다 거칠어지기도 해서 세제만 바꿔서는 촉감이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
헤어 린스는 원래 머리카락 겉면을 매끄럽게 덮어 엉킴을 줄이는 제품인데, 울도 머리카락처럼 동물의 털이라 같은 방식이 통한다. 린스 성분이 털 겉면에 얇게 남으면 서 있던 털 끝이 눕고 겉면이 미끄러워져 살에 닿는 느낌이 부드러워진다. 다만 털의 굵기나 피부의 예민함까지 바꾸는 것은 아니라서 따가움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
울 니트의 따가운 촉감 줄이는 방법
미지근한 물에 헤어 린스를 풀어 둔 깨끗한 대야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옷 안쪽 세탁 표시를 보고 물세탁이나 손세탁 표시가 있는지 확인한다. 대야에 30도 안팎의 물을 받는데, 손을 넣었을 때 따뜻하다기보다 미지근하게 느껴지는 정도면 된다. 여기에 헤어 린스를 두세 번 펌핑해 넣고 손으로 저어 물이 뿌옇게 될 때까지 충분히 풀어 준다.
니트는 개어 둔 그대로 린스물 위에 놓고 손바닥으로 천천히 눌러 가라앉힌다. 물 위로 뜬 부분 없이 전체가 잠기면 15분쯤 그대로 두는데, 이때 주무르거나 비비면 털끼리 엉켜 뭉치고 옷이 줄어들 수 있으니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다.
린스물에 접은 울 니트를 손바닥으로 천천히 누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15분이 지나면 린스물을 버리고 같은 온도의 깨끗한 물을 받아 니트를 눌렀다 놓기를 반복하며 헹군다. 물을 두세 번 갈아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끌거림이 없으면 헹굼이 끝난 것이다. 헹굼물 온도가 갑자기 바뀌어도 니트가 줄어들 수 있어 처음 담근 물과 비슷한 온도로 맞추는 것이 안전하다.
헹군 니트는 비틀어 짜지 말고 마른 수건 위에 펼친 뒤 돌돌 말아 꾹꾹 눌러 물기를 뺀다. 그런 다음 건조대 위에 평평하게 눕혀 모양을 잡고 햇빛이 들지 않는 그늘에서 말리는 것이 좋은데, 옷걸이에 걸면 물을 머금은 무게 때문에 어깨와 기장이 늘어난다.
건조대 윗면에 울 니트를 평평하게 눕혀 말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세탁 표시에 물세탁 금지가 있거나 캐시미어·앙고라처럼 털이 가늘고 예민한 소재는 이 방법을 쓰지 않고 세탁소에 맡기는 편이 낫다. 린스물 담그기는 입을 때마다 할 필요 없이 철이 바뀌어 니트를 처음 꺼냈을 때나 빨래할 때 한 번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