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의 가을 / 한국관광공사-김범용 |
경상남도 합천 가야산 자락의 홍류동 계곡은 커다란 바위 사이로 물이 떨어지며 골짜기를 소리로 채운다. 그 물길 바로 옆으로 난 길이 가야산 소리길이다. 대장경테마파크에서 해인사 영산교까지 약 7.3km 구간이 계곡을 끼고 낮은 높이로 이어져, 산 정상에 오르지 않고도 깊은 골짜기 안쪽 풍경을 볼 수 있다.
길 이름의 소리는 물소리와 새소리, 바람이 소나무 사이를 지나며 내는 소리를 가리킨다. 계곡 양옆에는 굵은 줄기가 붉게 도는 소나무가 줄지어 서 있고, 물 밖으로 솟은 바위가 물살을 갈라 놓는다. 가을에 단풍이 짙어지면 물에 비친 잎 색 때문에 물빛까지 붉게 보인다고 해서 홍류동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바위와 소나무가 번갈아 나오는 길
해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소리길은 계곡을 따라 나 있던 옛길을 손봐 만든 저지대 수평 탐방로다. 오르내림이 크지 않아 걷는 내내 물가와 비슷한 높이를 유지하고, 흙길과 데크가 번갈아 이어진다. 바위를 피해 길이 휘는 구간에서는 계곡이 가까이 붙었다가 다시 멀어지며 물소리 크기가 달라진다.
계곡 중간의 농산정은 신라 말 최치원이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정자로, 물살이 세게 부딪히는 바위 위에 서 있다. 가야산 19명소 가운데 낙화담, 칠성대 등 16곳이 이 길 위에 모여 있어 걷다가 안내판을 따라 계곡 쪽으로 내려서면 이름이 붙은 바위와 소를 차례로 만난다.
해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계곡 폭이 좁아지는 곳에서는 물이 바위 턱을 넘으며 흰 물살을 만들고, 폭이 넓어지면 물이 고여 바닥의 돌까지 비친다. 물가에 뿌리를 드러낸 소나무와 그 위로 뻗은 활엽수가 겹쳐 그늘이 이어지기 때문에 한낮에도 볕이 강하게 들지 않는다. 걷는 방향에 따라 계곡이 왼쪽에 놓였다가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바뀌는 지점도 여러 곳이다.
길 끝에는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해인사가 있다. 계곡길을 걷고 절 경내를 둘러본 뒤 되돌아 나오는 식으로 일정을 묶기 좋다.
걷는 데 걸리는 시간과 구간 나누기
가야산의 여름 / 한국관광공사-김진희 |
전 구간을 이어 걸으면 7.3km다. 소리길 입구에서 영산교까지 약 6km 구간은 두 시간 반가량 걸리고, 계곡 풍경이 집중된 4.2km 정도만 골라 두 시간 안에 끝내는 방법도 있다. 왕복으로 잡으면 시간이 두 배가 되므로 돌아올 교통편을 미리 정해두면 편하다.
경사는 완만한 편이지만 전 구간이 평지는 아니다. 바위 곁을 지나는 곳에는 계단과 돌길이 섞여 있고, 비가 온 뒤에는 데크가 미끄럽다. 단풍은 보통 10월 하순부터 짙어지는데, 해마다 시기가 달라지므로 방문 무렵 국립공원 안내를 보고 일정을 잡으면 된다.
입장료와 찾아가는 길
해인사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는 2023년 5월 국가지정문화재 관람료 지원 사업이 시행되면서 없어졌다. 소리길과 해인사 모두 따로 입장료를 내지 않고 들어갈 수 있다. 주차는 대장경테마파크 주차장과 황산 주차장을 무료로 쓸 수 있어, 한쪽에 차를 두고 걷기 시작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자가용은 광주대구고속도로 해인사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계곡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된다. 대중교통은 대구서부정류장이나 합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해인사행 버스를 이용한다. 집중호우나 산불 조심 기간에는 국립공원 탐방로 일부가 닫히므로 출발 전 통제 구간만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