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철에 줄 서서 정상 갈 필요 있나"…계곡 따라 3.2km, 가을 단풍 트레킹 명소


단풍 물든 설악산 주전골 / 한국관광공사-김금덕

단풍 물든 설악산 주전골 / 한국관광공사-김금덕

양양 오색약수터를 지나 계곡 안으로 들어서면 길 양옆으로 바위 벽이 곧게 솟는다. 설악산 남설악 지구의 주전골은 좁은 협곡을 따라 물길과 탐방로가 나란히 이어지는 구간이다.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선 사이로 하늘이 좁게 보이고, 그 틈에 뿌리내린 단풍나무가 절벽에 붙어 자란다.

이 길이 알려진 이유는 풍경에 닿기까지의 수고가 적다는 점에 있다. 오색약수터탐방지원센터에서 용소폭포탐방지원센터까지 3.2km, 편도로 한 시간 남짓이면 닿는다. 시멘트로 덮지 않은 자연석과 흙길, 계곡을 건너는 나무 데크가 번갈아 이어져 험한 오르막을 오래 오를 일이 없다. 설악산 하면 떠오르는 종일 산행 없이도 협곡 안쪽 풍경을 볼 수 있는 셈이다.

물 위에 비치는 바위와 단풍

설악산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설악산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주전골의 인상은 물빛에서 갈린다. 계곡물이 얕게 흐르는 구간에서는 바닥의 돌이 그대로 들여다보이고, 물이 고여 깊어진 곳에서는 절벽과 나무가 수면에 통째로 비친다. 걷는 방향에 따라 바위 능선이 겹쳐 보였다가 갈라지고, 굽이를 돌 때마다 새로운 암벽이 나타난다.

중간의 선녀탕은 바위가 파여 물이 고인 자리다. 물빛이 짙고 주변 바위 표면이 매끈해 잠시 멈춰 서는 사람이 많다. 조금 더 오르면 신라 때 세워진 것으로 전해지는 성국사가 계곡 옆에 자리한다. 절 마당에서 보면 뒤편 봉우리가 그대로 배경이 된다.

설악산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설악산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단풍은 대체로 10월 중순 전후에 계곡 위쪽부터 내려온다. 다만 그해 기온에 따라 시기가 달라지므로 방문 전 국립공원 누리집의 단풍 안내를 보면 된다. 단풍철이 아니어도 암벽과 물길은 그대로여서 여름의 짙은 초록, 잎이 진 뒤의 회색 바위 모두 볼거리가 된다.

길 끝에서 만나는 용소폭포

설악산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설악산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탐방로 끝에는 용소폭포가 있다. 높이는 약 10m, 아래 소의 깊이는 약 7m로 알려져 있다. 바위 사이로 물이 한 줄기로 떨어져 아래 웅덩이에 모이는 구조라, 물소리가 계곡 안쪽까지 울린다. 폭포 앞에는 전망 데크가 놓여 있어 물줄기와 주변 암벽을 함께 볼 수 있다.

폭포 이름은 이 계곡에 얽힌 옛이야기에서 왔다. 주전골이라는 이름도 바위 모양이 엽전을 쌓아둔 것 같다는 데서, 또는 옛날 이곳에서 몰래 동전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탐방로 중간에는 층층이 갈라진 바위가 겹쳐 있어 이름의 유래를 떠올리며 보게 된다.

해가 협곡 안까지 들어오는 한낮에는 바위의 거친 결과 단풍색이 또렷하게 보인다.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는 협곡 특성상 그늘이 빠르게 깔려 어둡게 느껴진다. 사진을 남길 생각이라면 정오 전후가 편하다.

걷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설악산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설악산국립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같은 길을 되짚어 오면 왕복 6.4km에 두 시간 반 안팎이 걸린다. 용소폭포 쪽에서 흘림골 방향으로 이어 걸으면 편도 6.2km 코스가 되는데, 이 구간은 경사가 있고 별도 운영 조건이 적용되므로 출발 전 국립공원 탐방로 정보를 확인하고 일정을 정하는 편이 낫다.

설악산국립공원 탐방로 입장료는 없다. 오색 지구는 서울양양고속도로와 한계령 방면 44번 국도를 거쳐 닿으며, 오색약수터 주변에서 탐방로가 시작된다. 계곡 구간이라 비가 많이 오면 안전을 위해 출입이 막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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