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르 바다 오르간, 신청곡 주인공은 누구?


자다르 바다 오르간의 정체불명의 소리 / 사진=unsplash

자다르 바다 오르간의 정체불명의 소리 / 사진=unsplash

무대도 없고 연주자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바닷가 계단에 앉아 있고, 어디선가 낮은 소리가 들려옵니다. 크로아티아의 자다르 바다 오르간 이야기입니다. 이름 그대로 바다가 악기를 연주하는 곳인데요. 신청곡은 받지 않지만 같은 곡을 반복할 걱정도 없습니다.


계단 아래 35개 파이프

계단 아래의 비밀  / 사진=unsplash

계단 아래의 비밀 / 사진=unsplash

멀리서 보면 바다 쪽으로 내려가는 넓은 돌계단입니다. 모르고 지나가면 앉아서 쉬기 좋은 산책로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악기라고 부를 만한 물건은 눈에 들어오지 않죠. 비밀은 아래에 있습니다. 해안을 따라 약 70m 이어지는 구조물 밑에 길이와 지름, 기울기가 서로 다른 파이프 35개가 설치돼 있습니다.

파도와 조수의 움직임을 이용해 소리를 내는 장치입니다. 설계자는 건축가 니콜라 바시치입니다. 보통 바다 앞에 공연장을 만들면 무대와 스피커부터 설치할 텐데, 이곳에서는 바다에 연주를 맡겼습니다. 덕분에 관객석과 산책로의 구분도 없습니다. 계단에 앉는 순간 그 자리가 감상석입니다.


파도 마음대로

파도 마음대로 / 사진=unsplash

파도 마음대로 / 사진=unsplash

자다르 바다 오르간에서는 파도가 일정한 악보를 따라 움직이지 않으니 매번 곡이 바뀌기 마련인데요. 어떤 순간에는 길게 이어지고, 잠깐 잦아들었다가 다시 울리기도 합니다. 바다를 찍으러 휴대전화를 꺼냈다면 사진만 남기기에는 아쉽습니다. 짧게라도 영상으로 녹화해보세요. 이어폰은 잠시 빼두셔도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평소 듣던 플레이리스트를 틀면, 눈앞의 연주를 놓치게 되니까요. 반대로 웅장한 공연을 기대하고 오면 조금 심심할 수도 있습니다. 소리가 달라지는 것을 느긋하게 듣는 장소입니다.


옆에서는 태양이

태양과 함께 / 사진=unsplash

태양과 함께 / 사진=unsplash

바로 가까이에 태양에게 인사라는 뜻의 그리팅 투 더 선이 있습니다. 바닥에 놓인 커다란 원형 설치물로, 지름은 22m입니다. 300개의 다층 유리 태양광 패널로 구성돼 낮에는 태양 에너지를 모으고 밤에는 조명을 밝힙니다. 한쪽에서는 파도가 소리를 만들고, 다른 쪽에서는 낮에 모은 햇빛이 밤 풍경을 바꿉니다. 같은 건축가가 만든 두 작품을 나란히 볼 수 있습니다.

낮에 방문하면 바닥의 구조를 살펴볼 수 있지만, 조명까지 보고 싶다면 해가 진 뒤까지 머물러보세요. 노을 사진을 다 찍었다고 바로 저녁 먹으러 가기에는 옆에서 시작하는 볼거리가 남아 있습니다.


해 질 무렵에 가보세요

위치: 크로아티아 자다르 구시가지 해안 산책로

지도 검색: Sea Organ 또는 Morske orgulje

함께 볼 곳: Greeting to the Sun

자다르 바다 오르간은 구시가지 해안에 있어 산책 일정에 넣기 좋습니다.  추천하는 순서는 해 지기 전에 도착해 소리를 듣고, 일몰을 본 뒤 옆의 조명까지 구경하는 것입니다. 일몰 시각에 딱 맞춰 뛰어오기보다는 조금 일찍 도착해 앉을 자리를 둘러보세요. 바닷가에서 오래 머물 생각이라면 바람을 막을 겉옷도 챙기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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