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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BS '내 남은 연애' 등 시한부·투병 경험자 대상 예능 논란의 본질은 소재 그 자체가 아니라 출연자를 다루는 연출 방식에 있습니다.
  • '러브 온 더 스펙트럼'이나 '몽글상담소'처럼 출연자에 대한 진정성 어린 애정이 담길 때 파격적인 소재도 깊은 공감을 부르는 작품이 됩니다.
  • 도파민만 좇는 자극적 조리돌림에서 벗어나 인간 본연의 내밀한 감정을 존중할 때 예능은 비로소 윤리적 금기를 넘어서는 힘을 가집니다.

안녕하세요. 고요한 식당입니다. 하이.

SBS에서 준비 중인 새 연애 예능 '내 남은 연애'를 두고 방송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가 시끄럽습니다. 시한부 선고나 중증 투병을 경험했던 2030 청춘들을 모아 연애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기획이 알려지자마자, "이제는 죽음과 생명마저 예능 소모품으로 쓰냐"는 반발과 "아픈 과거가 있어 연애가 힘들었던 이들에게 긍정적인 장을 마련해 주는 게 왜 나쁘냐"는 옹호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솔직히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갈 때까지 갔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논란의 본질은 '시한부나 투병 경험자를 예능에 출연시켜도 되는가'라는 이분법적 질문에 있지 않습니다. 예능이라는 포맷은 무엇이든 담아낼 수 있지만, 핵심은 어떤 소재냐가 아니라 '어떻게 다루느냐'에 있습니다.


파란색 모자를 쓴 남성이 마이크 앞에서 대화하고 있으며 화면 양옆으로 연애 예능 프로그램의 티저 영상 장면들이 배치되어 있다.

상업적 화제 몰이를 위해 자극적으로 편집된 방송사 티저 영상의 이면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자극적 바이럴 마케팅이 부른 윤리적 불안감

대중이 이번 기획에 즉각적인 거부감을 느낀 일차적 원인은 제작진의 홍보 방식에 있습니다. 실제 기획 의도는 완치되었거나 투병을 이겨낸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는 것임에도, 티저 영상에서는 당장 시한부 삶을 사는 이들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연애하는 듯한 오해를 다분히 의도적으로 유도했습니다. 자극적인 타이틀로 바이럴을 노린 셈입니다.

더 근본적인 불안의 뿌리는 기존 한국 연애 예능들이 일반인 출연자들을 대해온 방식에 있습니다. '나는 솔로' 같은 프로그램들이 사랑의 진정성보다는 이른바 '빌런'을 만들어 전국민적 조리돌림 대상으로 소비해 온 전례가 너무나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시한부나 중증 투병이라는 내밀하고 아픈 역사마저 희화화되거나 겉핥기식 도파민 창출의 희생양이 될지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이 시청자들 사이에 깔려 있는 것입니다.


연애 예능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 포함된 영상 화면으로, 안경을 쓴 남성 출연자가 인터뷰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예능은 무엇이든 소재가 될 수 있지만, 그 출연자를 화면에 담아내는 방식에 따라 논란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연출의 진정성이 성패를 가른 해외와 국내의 선례들

파격적이거나 민감한 소재가 무조건 비윤리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넷플릭스의 '러브 온 더 스펙트럼'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들의 연애를 다뤄 방송 전 관음증적 시선이라는 우려를 샀으나, 진정성 있는 연출과 따뜻한 시선으로 에미상을 수상하며 사랑의 본질을 되새기게 한 명작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국내 SBS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내 마음이 몽글몽글 몽글상담소' 역시 발달장애 청년들의 첫 연애를 섬세하게 담아내 입소문만으로 넷플릭스 톱 10에 진입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발달장애 동생을 둔 연출자의 진정성 어린 시선이 자극적인 타이틀 없이도 대중의 깊은 공감을 끌어낸 대표적 사례입니다.


파란색 야구 모자를 쓰고 안경을 쓴 남성이 마이크 앞에 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하단에는 한국어 자막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기획의 의도보다 연출의 방식이 시청자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가 프로그램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도파민 내성과 포화된 시장에서 진정성이 만드는 차이

현재 연애 예능 시장은 심각하게 포화되어 있습니다. '환승연애'처럼 충격적이었던 포맷도 반복되면 무뎌지고, 제작진은 무뎌진 도파민 내성을 뚫기 위해 더 강한 자극을 찾아 나서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출연진 역시 유명세를 노리는 인플루언서 지망생들로 채워지면서 진정성은 더욱 휘발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청자에게 진짜 울림을 주는 것은 출연자에 대한 제작진의 애정과 내밀한 감정에 대한 존중입니다. 최근 유튜브의 '72시간 소개팅'이나 무속인들의 연애를 다뤄 화제를 모은 '신들린 연애'처럼, 특이한 설정이나 일반인 출연자의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희화화하지 않고 청춘의 솔직한 감정으로 다루었을 때 비로소 대중은 감동합니다.


푸른색 야구 모자와 안경을 쓴 남성이 회색 벽을 배경으로 마이크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자극적인 설정보다 사랑의 본질에 집중할 때 비로소 진정성 있는 예능이 완성된다.


자극적 희화화와 진정성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

물론 대형 프로덕션 시스템에서 내밀하고 깊이 있는 서사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감성적인 포장과 시간을 주고받는 영리한 매칭 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정작 본방송에서 시청률만을 위해 악마의 편집을 시도하거나 감성팔이로 전락한다면 엄청난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큰 병을 앓았던 이들이 일반인을 만날 때 느끼는 현실적인 주저함과 복잡한 맥락을 방송이 얼마나 깊이 있게 품어줄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입니다. 겉모습만 감성적인 척 포장하고 속은 도파민 장사로 채워진 '대중 기만적' 연출이 될 것인가, 아니면 진정성 있는 울림을 줄 것인가는 오롯이 연출자의 윤리의식에 달려 있습니다.


파란색 야구 모자를 쓴 안경을 낀 남성이 앞에 있는 마이크를 향해 손짓하며 이야기하고 있다.

제작진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연애 예능의 깊이를 결정합니다.


예능에 절대적 금기란 존재하는가

결국 우리는 두 가지 질문에 도달하게 됩니다. 연출만 제대로 된다면 죽음이나 투병 같은 무거운 주제마저도 대중 예능의 소재가 될 수 있는가? 그리고 우리가 본능적으로 느끼는 '금기'는 절대적인 선인가, 아니면 시대를 반영하는 윤리적 위험도의 문제인가하는 점입니다.

좋은 예능은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나 영화만큼이나 사회적 담론을 확장하는 강한 힘을 가집니다. '내 남은 연애'가 단순한 자극제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가 타인의 아픔과 사랑을 바라보는 시선을 한 단계 넓혀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사유하는 사람들을 위한 고요한 식당이었고요. 구독과 좋아요는 영상 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면 바이.


FAQ

SBS '내 남은 연애'는 실제로 현재 시한부 삶을 사는 사람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인가요?

아닙니다. 당장 시한부 시한을 살고 있는 출연자들이 아니라, 과거 시한부 선고를 받았거나 중증 투병 생활 등 죽음의 문턱을 경험했던 2030 청춘들이 출연하는 기획입니다. 제작진이 홍보 과정에서 자극적인 바이럴을 위해 다분히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연출을 사용했습니다.

연애 예능에서 무거운 소재나 소수자를 다룰 때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소재의 자극성에 기대어 출연자를 희화화하거나 '빌런'으로 소비하지 않는 연출자의 진정성과 애정입니다. 해외의 '러브 온 더 스펙트럼'이나 국내의 '몽글상담소'처럼 출연진의 내밀한 감정을 존중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낼 때 윤리적 논란을 넘어 명작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연애 예능들이 점점 더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를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연애 예능 시장이 과포화되면서 시청자들의 '도파민 내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환승이나 속마음 게임 같은 장치들이 익숙해지자, 제작진이 시청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무속인, 투병 경험자 등 더 강렬하고 새로운 소재를 돌파구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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