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고흥 나로도의 40년 차 베테랑 어부가 찬 바람 부는 거문도 앞바다에서 겨울 제철 대삼치와 대방어를 낚아 올렸습니다.
- 기계의 힘 대신 맨손에 전해지는 팽팽한 줄 무게로 입질과 마릿수를 읽어내며 남다른 수확을 거두는 낚시 비결이 돋보입니다.
- 바다가 허락하는 만큼만 거둔다는 순리의 미학 속에서 정성스레 깎아 만든 미끼와 현장 삼치회가 주는 진한 감동을 담았습니다.

찬 바람이 불어오면 남해 바다는 힘차고 기름진 대물들로 활기를 띱니다. 전라남도 고흥 나로도에서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바다를 누벼온 베테랑 어부 김원태 선장은 겨울 제철을 맞은 대삼치와 대방어를 낚기 위해 배를 몰아 거문도 앞바다로 향했습니다. 남들보다 두 배 이상의 어획량을 올리며 '어신'이라 불리는 그에게 바다는 매일매일 새로운 승부의 현장입니다.
새벽바람을 가르며 네 시간을 달려 도착한 어장에는 거친 파도와 차가운 바람이 맞이하지만, 제철 대어를 향한 어부의 손길은 쉼 없이 분주합니다.

40년 동안 바다를 누벼온 베테랑 선장이 겨울 제철 대어를 낚기 위해 거문도 앞바다로 나섰습니다.
왜 지금 거문도 대삼치와 방어에 주목할까요?
겨울철 남해에서 잡히는 삼치는 흔히 밥상에 오르는 작은 삼치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몸집이 크고 힘이 넘쳐 '대삼치' 혹은 '뚝삼치'라 불리는 놈들은 8kg에서 10kg에 육박할 정도로 거대하며, 기름기가 풍부하게 올라 겨울철 최고의 횟감으로 손꼽힙니다.
특히 삼치는 성질이 매우 급해 그물에 걸리거나 물 밖으로 나오면 곧바로 숨을 거두기 때문에, 신선한 회로 즐기기 위해서는 산지에서 낚시로 한 마리씩 건져 올리는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힘 좋기로 소문난 겨울 방어 역시 살이 단단하게 차올라 어부들의 손맛을 돋웁니다.

겨울철 남해에서 잡히는 삼치는 흔히 보던 것과 달리 크기와 힘이 남달라 대삼치로 불립니다.
기계를 마다하고 맨손 감각을 고집하는 어신의 비결
김원태 선장의 조업 방식은 오로지 낚시입니다. 줄 하나에 무려 80여 개의 미끼를 달아 드리우는데, 기계가 줄을 당겨주는 상황에서도 선장은 줄을 손에서 놓지 않습니다. 차가운 바닷물에 젖은 장갑 너머로 전해지는 미세한 진동만으로 몇 마리가 걸려들었는지를 정확히 짚어냅니다.
계절과 수온에 따라 물고기의 유영 층을 읽는 혜안도 남다릅니다. 수온이 높은 여름에는 수면 근처를 노리는 '대바리(뜬바리)' 방식을 쓰지만, 수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에는 고기들이 바닥으로 가라앉기 때문에 줄을 깊게 드리워 저층을 공략하는 '땅바리' 방식을 구사합니다.

기계의 도움 없이 맨손의 감각만으로 제철 대방어를 쉴 새 없이 낚아 올리는 베테랑 어부의 손맛입니다.
험난한 파도 속에서 얻은 값진 결실과 산지의 맛
조업이 이어지며 파도가 거세지는 와중에도 선장의 손 레이더는 쉴 새 없이 신호를 포착합니다. 팽팽하게 당겨진 줄 끝에서 묵직한 대방어가 연달아 올라오며 호언장담했던 마릿수를 꽉 채워냅니다. 꼬박 이틀 동안 바다 위에서 사투를 벌인 뒤 찾아간 인근 여서도 식당에서는 갓 잡은 대삼치를 통째로 썰어내는 특별한 만찬이 펼쳐집니다.
가운데 뼈를 발라내지 않고 통으로 썰어 김과 양념간장에 싸 먹는 산지 직송 대삼치 회는 쫀득쫀득하면서도 고소한 풍미로 하루의 피로를 씻어줍니다. 밤이 깊어도 선장은 쉬지 않고 반짝이는 포장지를 잘라 내일 쓸 멸치 모양 미끼를 연구하며 손끝의 내공을 다듬습니다.

산지에서 바로 맛보는 삼치회는 뱃살까지 통으로 썰어내야 특유의 꼬들꼬들한 식감을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바다가 주는 대로 순응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삶
나로도 위판장으로 돌아와 경매를 마친 뒤 손에 쥔 결실은 고된 노동과 기름값을 넉넉히 보상해 줍니다. 갓 바다로 뛰어든 후배 어부에게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면서도, "내가 키운 게 아니라 자연에서 크는 것을 노력한 만큼 바다가 주는 대로 거둘 뿐"이라며 욕심을 다스리는 모습은 진정한 장인의 품격을 보여줍니다.

바다가 허락하는 만큼만 거두어들이며 40년 세월을 묵묵히 이어온 어부의 삶은 자연을 향한 감사로 채워집니다.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매 순간 정성을 다하는 어부의 배는, 오늘과 같은 묵묵한 내일을 위해 다시 푸른 바다를 향해 나아갑니다.

어부의 땀방울이 담긴 귀한 생선들이 경매장에 올라 제값을 받으며 바다에서의 노력을 인정받는 순간입니다.
FAQ
겨울철 대삼치 조업에서 '땅바리' 방식이란 무엇인가요?
겨울철에 수온이 내려가면 삼치가 바다 밑바닥 근처로 가라앉기 때문에, 낚싯줄을 길게 주어 저층에 있는 고기를 낚아내는 조업 방식입니다.
삼치는 왜 산지가 아니면 회로 맛보기 어렵나요?
삼치는 성질이 매우 급해 잡히자마자 바로 죽어버리기 때문에 선도가 빠르게 저하되어 산지 직송이나 갓 잡은 신선한 상태가 아니면 횟감으로 다루기 까다롭습니다.
어신이 낚싯줄을 기계 대신 손으로 직접 잡고 확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손끝에 전해지는 무게와 팽팽한 장력의 감각을 통해 물고기가 미끼를 물었는지 여부와 정확히 몇 마리가 걸려들었는지를 즉각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