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고 화려한 집을 짓는 대신 14년 동안 정원을 먼저 일군 뒤 20㎡ 남짓의 작은 모듈러 주택을 선택한 부부가 있습니다.
- 정원 관리에 에너지를 집중하기 위해 건축 규모를 덜어냈지만, 토목과 7개의 배관 시설은 직영으로 꼼꼼히 완성했습니다.
- 집의 크기보다 '시간'과 '노동'이 빚어낸 자연에 집중하며 갱년기의 우울을 치유하고 부부만의 평온한 균형을 찾았습니다.

보통 전원생활을 결심하면 웅장하고 번듯한 집부터 올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전남 담양의 한적한 산골, 논이었던 거친 땅을 매입해 14년 동안 정원부터 일군 뒤 20㎡(약 6평) 남짓의 작은 모듈러 주택을 들여놓은 부부가 있습니다.
화려한 건물에 큰 힘을 주는 대신, 수많은 나무와 풀꽃이 자라는 데 필요한 '시간'을 먼저 사들인 지혜로운 선택이었습니다.

대문 대신 나무를 경계로 삼아 자연스럽게 집으로 이어지는 길을 만들었습니다.
집보다 정원을 먼저 심은 발상의 전환
많은 이들이 전원주택을 지을 때 공간의 화려함에 집중하지만, 조경은 돈으로 단숨에 살 수 없는 완벽한 시간의 축적입니다.
학원 강사와 의류 사업을 하며 치열한 긴장 속에 살았던 아내 민정옥 씨는 50대에 접어들어 찾아온 호르몬의 변화와 갱년기의 우울감을 정원에서 마주했습니다. 자작나무 60그루를 심고 100여 종이 넘는 그라스와 야생화를 심으며 자연의 일부로 땀 흘리는 사이, 정원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의 숨구멍이자 치유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치열했던 일상을 뒤로하고 정원에서 자신을 돌보며 갱년기의 우울감을 치유할 수 있었습니다.
모듈러 주택 선택과 묵묵한 직영 토목의 힘
원래는 정성스레 터를 닦아 번듯한 본채를 직접 지으려 했으나, 10여 년 넘게 온몸으로 정원을 돌보다 보니 집을 짓고 관리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섰습니다.
결국 건물에 들어갈 욕심을 덜어내고 이동식 모듈러 하우스를 선택해 관리 부담을 최소화했습니다. 하지만 모듈러 주택이라 해서 손쉽게 놓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아내는 비가 오면 진흙탕이 되는 땅의 경사도를 직접 계산하고, 정원 곳곳에 거미줄처럼 뻗어나갈 7개의 상수도 배관망을 직영으로 감리하며 현장을 진두지휘했습니다.

모듈러 주택은 단순히 가져다 놓는 것 같아도, 실제 토목 공사는 자재 계산부터 인력 섭외까지 직접 챙겨야 하는 고된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데크 시공 하나까지 반킬라이 원목의 오와 열을 맞추며 직접 피스를 박아 넣는 장인 정신으로 집 안팎의 디테일을 완성했습니다.
다락방 아지트와 남편의 든든한 외조가 만든 균형
정원에 온 에너지를 쏟는 아내 곁에는 묵묵히 끼니를 챙기고 궂은일을 돕는 남편 김영기 씨의 배려가 있었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는 부지런한 아내와 밤늦게까지 예술적 영감을 즐기는 남편의 생활 패턴을 존중해 집 안에 독립적인 다락방 공간을 두었습니다. 남편을 위한 전자피아노와 야구 중계용 TV를 마련하고, 아내는 빗속에서도 잡초를 뽑으며 남편의 말동무 응원을 받는 등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조화로운 일상을 구축했습니다.

긴 정원 가꾸기 작업 끝에 남편이 준비한 소박한 점심 식사 시간은 부부에게 가장 다정한 휴식이 됩니다.
비우고 채우는 전원생활이 남긴 교훈
전원생활의 중심은 거대한 건축물이 아니라 그곳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며 나 자신을 돌볼 것인가에 있습니다.
건물에 들어갈 에너지를 덜어내고 흙과 식물을 만지는 구슬땀에 집중했을 때, 비로소 몸과 마음의 우울을 털어내고 나만의 작은 에덴동산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귀촌과 집짓기를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공간의 외형보다 내가 깃들여 살 시간과 흙의 온기를 먼저 가늠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FAQ
모듈러 주택을 설치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단순히 완제품을 들여놓는 것으로 끝나지 않으며, 배수 구배를 잡는 토목 공사와 상수도 및 오폐수 배관 연결 등 기초 설비 기반을 철저히 다져야 누수나 지반 침하 같은 하자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자연주의 정원을 가꿀 때 잡초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그라스류와 자생 야생화를 밀도 있게 혼식하여 잡초가 자랄 틈을 줄이고, 비가 온 직후 흙이 부드러워졌을 때 뿌리째 뽑아내는 수작업 관리가 효과적입니다.
좁은 모듈러 하우스에서 생활 패턴이 다른 부부가 공존하는 팁은 무엇인가요?
오픈형 복층이나 다락방을 가벽으로 구획해 시선과 소음을 차단하는 독립된 휴식 공간을 확보하고, 각자의 취미 생활을 존중하는 공간 배치가 필수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