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릉도 부속 섬 죽도에서 세 식구의 보금자리를 꾸렸던 김유곤 씨가 현재 홀로 섬을 지키고 있는 근황이 전해졌습니다.
- 자연 속 낙원처럼 보이던 섬살이지만, 성장기 아이의 언어와 발달 교육을 위해 아내와 아이는 육지 포항으로 떠나야 했습니다.
- 부모 때부터 60년간 일궈온 더덕밭과 삶의 터전을 홀로 감당하며 가족을 뒷바라지하는 섬지기의 묵묵한 노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깎아지른 절벽 위, 푸른 동해 바다를 마당 삼아 단란한 세 식구가 살아가던 울릉도의 부속 섬 죽도에 큰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아내 이윤정 씨, 어린 아들 민준이와 함께 자급자족 낙원을 일구던 유일한 섬 주민 김유곤 씨가 현재 섬에 홀로 남아 생활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겉보기에는 고독한 고립처럼 보이지만, 이는 아이의 성장과 미래를 위해 내린 부모의 현실적인 결단이자 삶의 무게가 담긴 선택이었습니다.

부모님이 일군 아름다운 정원에서 세 식구가 단란한 일상을 보내던 평화로운 시절의 모습입니다.
6년 전 세 식구의 보금자리, 지금은 왜 홀로 남았을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죽도는 세 사람의 웃음소리로 가득했습니다. 367개의 가파른 나선형 계단을 올라야 닿을 수 있는 척박한 섬이지만, 부모님이 물려주신 터전에서 직접 가꾼 농작물을 수확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진정한 쉼과 낭만으로 다가왔습니다.

울릉도의 또 다른 섬, 죽도에서 홀로 생활하는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다시 찾은 죽도에는 김유곤 씨 혼자만이 집과 밭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낭만적으로만 보였던 섬살이 이면에 자리한 가장 현실적인 문제인 '자녀 교육' 때문이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티 없이 맑게 자라던 아들의 언어와 발달 속도가 또래보다 늦어지자, 더 늦기 전에 체계적인 교육 환경을 마련해주고자 아내와 아들이 육지인 포항으로 거처를 옮기게 된 것입니다.
낭만 뒤에 감춰진 도서 지역의 현실적 장벽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삶은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로망이지만, 도서 벽지의 생활은 상상 이상으로 가혹한 인프라 한계를 마주하게 됩니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 가장 치명적인 것은 단연 교육과 의료의 공백입니다.

힘겨운 계단을 지나 마주한 섬의 풍경 속에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주민과의 반가운 만남이 이어집니다.
죽도는 섬 전체에 단 한 가구만 사는 고립무원의 공간입니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회성을 기르고 전문적인 교육이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이 전무합니다. 유곤 씨 역시 섬을 떠나 가족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부모 때부터 60년을 이어온 7,500평의 더덕 농사와 삶의 기반을 하루아침에 버리고 육지로 나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결국 가족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자발적 별거'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셈입니다.
물 한 방울, 전기 하나도 직접 일궈내는 자급자족의 무게
홀로 남은 죽도에서 유곤 씨의 일상은 쉴 틈 없이 돌아갑니다. 수도관이 들어오지 않는 탓에 빗물을 모아 정수해 써야 하고, 화장실 물조차 극도로 아껴야 하는 물 부족은 일상적인 고난입니다. 바닷바람에 실려오는 염분을 씻어내기 위해 태양광 패널을 닦고, 풍력 발전기를 점검하며 전력 하나까지 스스로 생산해 냅니다.

수십 년을 함께한 이웃의 마지막을 지켜주지 못했던 순간은 섬 생활에서 겪은 가장 사무치는 아픔이었습니다.
화산재 토양과 거센 해풍을 맞고 자라 심이 없고 달콤한 죽도 특산 더덕을 수확해 가족에게 보낼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도 온전히 그의 몫입니다. 기상 악화로 뱃길이 끊기면 소중한 사람의 부고를 듣고도 육지로 나가지 못해 속을 태워야 하는 고립감 역시 섬지기가 오롯이 짊어져야 할 숙명입니다.
바람 부는 섬을 지키며 가족을 기다리는 내일
김유곤 씨가 묵묵히 땀 흘리며 섬을 가꾸는 이유는 언젠가 다시 섬을 찾아올 가족과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터전을 남겨주기 위함입니다. 겉으로는 홀로 남겨진 쓸쓸한 섬살이처럼 보이지만, 그가 흘리는 구슬땀 속에는 가족을 향한 깊은 책임감과 사랑이 고스란히 배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잠시 머물다 가는 그림 같은 풍경일지라도, 그곳을 일구는 사람에게는 치열한 생존이자 삶의 현장입니다. 거친 파도와 바람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섬지기의 하루는 오늘도 가족의 내일을 밝히며 이어지고 있습니다.
FAQ
김유곤 씨 가족이 죽도를 떠나 육지로 나가게 된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들의 발달과 언어 교육을 위해 어린이집 등 체계적인 교육 시설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죽도에는 교육 인프라가 전혀 없어 아내와 아이가 포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김유곤 씨는 왜 가족과 함께 육지로 나가지 않고 홀로 섬에 남았나요?
부모님 대부터 60년 동안 일궈온 약 7,500평 규모의 더덕 농사와 집 등 생활 기반이 죽도에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의 생활비와 학비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섬에 남아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죽도 더덕이 일반 산더덕과 다른 특징은 무엇인가요?
죽도의 독특한 화산재 토질과 풍부한 해풍 덕분에 가운데 질긴 심이 없고 수분이 많으며, 쓴맛 대신 단맛이 강하고 식감이 매우 부드러운 것이 특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