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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부터 만석인 남대문 시장, 반세기 넘게 지켜온 시간의 비결

spark_icon6분 지식
  • 남대문 시장은 모두가 잠든 새벽 1시부터 꼬마김밥과 갈치조림 골목을 중심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 반세기를 묵묵히 버텨온 부모의 손때 묻은 일터로 자식들이 돌아와 대를 잇는 정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 빠른 변화 속에서도 서로를 식구처럼 챙기는 시장 특유의 온정과 노동이 600년 역사를 이어가는 원동력입니다.

화려한 도심의 불빛이 하나둘 꺼져가는 깊은 밤, 600여 년의 역사를 품은 남대문 시장의 골목은 오히려 활기를 띠기 시작합니다. 모두가 하루를 마감하고 잠자리에 들 시간인 새벽 1시, 시장의 터줏대감들은 이미 불을 켜고 손님맞이에 나섭니다. 아침 8시가 채 되기도 전에 식당 앞은 긴 줄이 늘어서고 만석을 이루는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1. 지금 남대문 시장의 새벽 골목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남대문 시장은 새벽부터 분주한 발걸음과 뜨거운 화구의 열기로 가득 찹니다. 전국 팔도의 보따리상들이 상경하던 시절부터 48년째 새벽 1시 10분이면 어김없이 자리를 지켜온 문선숙 씨의 꼬마김밥 좌판이 새벽의 문을 엽니다.

이어 새벽 4시가 되면 남대문의 명물인 갈치조림 골목도 숨 가쁘게 돌아갑니다. 63년째 식당을 지켜온 김귀례 씨(86세)는 출근하자마자 수십 개의 화구에 불을 지피며 수백 인분의 밑반찬과 갈치조림을 준비합니다. 손님이 몰려들기 전 초벌로 한 번 푹 끓여내야 갈치와 무에 매콤달콤한 양념이 깊게 배기 때문입니다.

앞치마를 두른 백발의 할머니가 식당 주방에서 큰 솥에 담긴 애호박 볶음을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있으며, 뒤편에는 다른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63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새벽마다 변함없이 화구 앞에 서서 정성스러운 음식을 준비해온 시장의 터줏대감입니다.

2. 반세기를 버텨온 시장의 손맛, 왜 지금 다시 주목받을까요?

쉽고 빠르게 만들어지는 인스턴트와 자동화 시스템이 일상이 된 요즘, 남대문 골목이 내뿜는 투박하지만 깊은 정성은 역설적으로 가장 귀한 가치로 다가옵니다. 아침 일찍부터 땀을 뻘뻘 흘리며 긴 웨이팅을 감수하는 손님들은 단순히 한 끼를 때우기 위함이 아니라, 오랜 세월이 묵혀낸 고수의 시간을 맛보기 위해 이곳을 찾습니다.

금속 젓가락과 숟가락을 사용하여 금속 접시에 담긴 갈치조림의 살을 발라내는 모습

오랜 시간 정성으로 끓여내어 양념이 깊게 밴 갈치조림은 시장을 찾는 이들에게 변함없는 그리움과 맛의 즐거움을 선물합니다.

하루에 다듬는 갈치만 500~600마리에 달하지만, 좁은 골목의 특성에 맞춰 가위로 일일이 손질하며 뚝배기마다 한결같은 맛을 담아냅니다. 어머니의 정성이 스민 야들야들한 갈치 살과 양념이 푹 밴 무 한 조각은 고단한 하루를 버텨내는 사람들에게 든든한 위안이 되어줍니다.

3. 골목의 불꽃을 꺼뜨리지 않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이토록 고된 시장의 일상을 지탱하는 힘은 바로 세대를 건너 이어지는 가족의 헌신과 연대에 있습니다. 김귀례 씨의 곁에는 학생 시절부터 어머니의 고생을 덜어주려 앞치마를 둘렀던 딸과, 번듯한 직장 생활을 내려놓고 합류한 아들이 든든한 버팀목으로 서 있습니다.

파란색 고무장갑을 낀 사람이 가위를 사용하여 갈치를 손질하는 모습이 담긴 클로즈업 샷입니다.

좁은 작업 공간에서 묵묵히 갈치를 손질하며 긴 세월 동안 골목의 맛을 지켜온 이들의 정성이 깃들어 있습니다.

배달 문화가 바뀌면서 수십 곳에 달하던 쟁반 배달 식당이 열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줄어든 지금도, 15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손때 묻은 가게를 지키기 위해 대기업을 그만두고 골목으로 뛰어든 아들 태환 씨 부부가 있습니다. 가파른 계단과 낮은 천장을 오가며 어머니의 체취가 남은 화구를 매일 닦아내는 그 간절한 그리움이 골목을 살아 숨 쉬게 합니다.

주방에서 앞치마를 두른 여성이 수많은 화구가 있는 가스레인지 앞에 서서 설명하는 모습

어머니가 평생 지켜온 가게를 이어받아 그 손길이 밴 공간을 정성스레 가꾸고 있습니다.

4. 시장 사람들의 일상과 현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요?

점심시간이 다가오면 남대문만의 독특한 풍경인 '쟁반 배달'이 시작됩니다. 쟁반 하나 무게만 5kg이 넘는 뜨거운 밥상을 서너 개씩 겹쳐 머리에 이고 미로 같은 시장 골목과 계단을 누비는 배달원의 하루 걸음 수는 2만 보를 훌쩍 넘깁니다.

한 사람이 머리 위로 여러 개의 쟁반을 한꺼번에 들고 좁은 시장 골목을 지나가는 모습이 금연구역 표지판 너머로 보인다.

좁은 골목을 누비며 뜨끈한 정성을 배달하는 상인들의 바쁜 발걸음은 오늘도 시장을 움직이는 동력이 됩니다.

음식이 쏟아질까 봐 에스컬레이터조차 타지 않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고단한 노동이지만, 이들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습니다. 배달 도중 바닥에 넘어져 음식을 쏟았을 때 내 일처럼 뛰어나와 다친 곳은 없는지 살펴주던 이웃 상인들이 있었기에, 시장 골목은 단순한 일터를 넘어 거대한 하나의 가족 공동체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5. 우리가 앞으로 지켜보고 이어가야 할 시장의 온기

남대문 시장의 시간은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부모 세대가 청춘을 바쳐 일군 터전 위에서 자식 세대는 묵묵히 땀방울을 더하며 전통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빠른 것만이 미덕이 된 세상 속에서, 묵묵히 불 앞을 지키고 무거운 밥상을 이고 달리는 남대문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노동의 숭고함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정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도 변치 않을 이 따뜻한 온기가 남대문의 골목길을 오래도록 밝혀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FAQ

남대문 시장 갈치조림 골목 식당들이 새벽 일찍부터 문을 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새벽 도매 시장을 찾는 상인들과 이른 아침 방문하는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갈치와 무에 양념이 깊게 배도록 초벌 조리를 미리 해두어야 제맛이 나기 때문에 새벽 4시경부터 화구에 불을 올립니다.

쟁반 배달원들이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으로 다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무거운 쟁반을 들고 이동하다가 자칫 음식을 쏟을 경우 기계 고장과 큰 수리비가 발생할 수 있어, 관리 측의 권고와 안전을 위해 계단을 이용해 직접 배달하고 있습니다.

오랜 노포들이 대를 이어 유지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부모 세대의 고단한 노동과 헌신을 곁에서 지켜본 자녀들이 직장을 내려놓고 합류해 손맛과 철학을 계승하고, 오랜 단골 상인들과 가족처럼 쌓아온 신뢰와 온정이 뒷받침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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