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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축사 서준혁·최세진 부부는 2억 원의 예산으로 서울 서대문구의 1986년생 구축 빌라를 매수해 직접 리모델링했습니다.
  • 획일적인 아파트 구조를 벗어나 3.8m의 높은 천장고, 한식 마루, 유리 선룸 등 부부의 삶에 최적화된 공간을 구현했습니다.
  • 자산 가치에만 집중하는 부동산 시장 속에서 오래된 공간을 가꾸며 사는 주거 본연의 가치와 100년 가옥의 가능성을 전합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40년 된 다세대 주택. 최근 '얼어죽어도 신축(얼죽신)'을 외치며 신축 아파트 전세나 매매로만 쏠리는 부동산 시장에서, 1986년생 구축 빌라를 사들여 직접 고쳐 사는 건축가 부부가 있습니다. 남편 서준혁 씨와 아내 최세진 씨가 그 주인공입니다. 부부는 총 예산 2억 원으로 5년 전 1억 5천만 원에 매물로 나온 15평 남짓의 오래된 빌라 꼭대기 층을 선택했습니다. 유명 경제 유튜버들이 '환금성이 떨어지고 하자가 생길 수 있으니 절대 사지 말라'고 조언하는 대표적인 유형의 집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부부에게는 시세 차익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바로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자유롭게 숨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서울의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붉은 벽돌로 지어진 40년 된 다세대 주택의 외부 모습과 그 위에 표시된 구매 비용 및 수리 비용 정보가 담긴 화면

시세 차익보다는 우리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고민하며 선택한 1986년생 구축 빌라입니다.


2억 원으로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한 건축가 부부의 선택

부부가 집을 구할 당시 가용한 예산은 2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서울에서 이 금액으로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부부가 거쳐온 여정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첫 살림을 차렸던 대학가 기차길 옆 원룸에서는 새벽부터 밤까지 울리는 기차 소음에 귀마개를 껴야 했고, 이후 대출을 모아 수도권 아파트를 매입했지만 또 다른 답답함이 찾아왔습니다. 층층이 똑같은 아파트의 획일화된 구조와 한계가 명확한 내력벽 때문에 부부가 원하는 주거 공간을 구현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결국 부부는 건물 전체를 원하는 대로 뜯어고칠 수 있는 15평 내외의 낡은 구축 빌라로 눈을 돌렸습니다. 40년 세월이 새겨진 건물 외관과 특유의 외부 계단, 경사지붕은 이들에게 단순한 노후화가 아닌 단독주택 같은 운치와 다채로운 공간감의 가능성으로 다가왔습니다.

'얼죽신' 시대, 자산 가치 너머 삶의 공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현재 자산 시장은 집을 오직 '재테크 수단'이나 '환금성 있는 자산'으로만 바라보는 경향이 짙습니다. 노후 연화조 건물이나 붉은 벽돌 빌라는 시세 상승 가능성이 낮고 유지보수 하자의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기피 대상 1호로 꼽힙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주거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집을 자산 가치가 아닌 '삶의 가치'를 담는 그릇으로 바라본다면, 낡고 오래된 공간도 얼마든지 매력적이고 효율적인 주택으로 부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획일적인 아파트 평면에서는 얻을 수 없는 개성과 여유, 그리고 역사성이 깃든 집을 가꾸는 과정 자체가 거주자에게 커다란 삶의 만족과 행복을 제공합니다.


오래된 빌라 내부의 거실과 부엌이 이어지는 공간에 한식 대청마루처럼 독특한 방식으로 시공된 나무 바닥이 비치고, 뒤편으로 발코니와 가구 일부가 보인다.

건축가 부부는 대청마루에서 영감을 얻은 독특한 마루 시공으로 좁은 공간을 훨씬 넓고 개방감 있게 연출했습니다.


경사지붕과 3.8m 천장고, 구축 빌라가 숨겨둔 공간의 재발견

부부가 매수한 집의 가장 큰 반전은 바로 '천장'에 있었습니다. 매수 가계약을 마치자마자 쇠지렛대(빠루)를 들고 찾아가 천장을 뜯어낸 부부의 예상대로, 기존 2.2m의 답답한 평천장 위에는 경사지붕 특유의 반듯한 연화조 벽돌과 거대한 숨은 공간이 숨어 있었습니다. 천장을 철거하자 최고 높이 3.8m에 달하는 압도적인 천장고가 확보되었습니다. 조명을 매립하는 대신 갓 없는 펜던트 조명 하나로 높은 공간감을 극대화했고, 전통 대청마루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우물마루 한식 깔기 방식으로 시각적 개방감을 넓혔습니다. 또한 베란다 천장에는 리모컨으로 조작되는 자동 천창을 설치하여 유리 선룸 형태의 온실 베란다를 완성했습니다. 계절과 날씨의 변화가 집 안으로 고스란히 들어오는 독보적인 주거 환경이 탄생한 비결입니다.


실내에서 웃고 있는 한 부부 뒤로 세탁기가 놓여 있고 옆 창문을 통해 건물 밖 풍경이 보인다.

오래된 빌라를 고쳐 살면서 계절의 변화를 온전히 누리는 부부의 일상이 평화로워 보인다.


획일화된 아파트 평면에서 벗어나 나만의 주거를 디자인하는 삶

이번 사례가 보여주는 실질적인 변화는 거주자 중심의 과감한 공간 재구성입니다. 주방은 답답한 상부장을 없애는 대신 오픈 선반과 벽면 걸이를 배치해 탁 트인 개방감을 살렸고, 이웃집과 너무 가까워 프라이버시 침해가 우려되던 큰 창문은 붉은 벽돌을 쌓아 작고 아늑한 창으로 조율했습니다. 침실에는 1980년대 빌라의 상징이었던 내민창을 한 겹 창으로 재해석하여 윈도우 시트 겸 선반으로 활용하고, 천장에는 목재 합판 마감을 더해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다락에 있던 과거 6 세대용 물탱크들을 철거하여 풍부한 수납 공간을 확보한 것도 공간의 가능성을 이끌어낸 지혜였습니다. 남들의 눈에는 버려야 할 노후 요소들이 건축가의 안목과 손길을 거쳐 세상에 하나뿐인 안식처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나무 무늬 문에 달린 원형 금속 문손잡이의 근접 촬영 모습.

남들은 낡았다고 피하는 오래된 집일지라도, 그 안을 가꾸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집은 비로소 특별한 가치를 지닌 공간으로 거듭납니다.


100년 가옥을 향해: 부동산 집착을 넘어 주거 본연의 가치로

모두가 신축 아파트만을 열망할 때, 40년 된 빌라를 고쳐 100년 가옥의 꿈을 꾸는 부부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주거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줍니다. 아파트 역시 시간이 지나면 낡고 노후화되는 과정을 피할 수 없습니다. 소모품처럼 집을 버리고 새것만을 찾는 소비적 태도에서 벗어나, 튼튼한 구조와 기본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보수하고 가꾸어 나가는 주거 문화가 정착될 때 도시와 삶은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남들과 똑같은 삶의 방식을 따르기보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집의 모습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질 때, 비로소 자산의 숫자에 휘둘리지 않는 진정한 내 집 마련의 가치가 시작됩니다.


FAQ

서울에서 2억 원의 예산으로 구축 빌라 매수와 리모델링이 실제로 가능한가요?

서준혁·최세진 건축사 부부는 5년 전 약 1억 5천만 원에 1986년생 40년 된 빌라 꼭대기 층을 매수하고, 나머지 예산으로 직접 공간 구조를 철거 및 리모델링하여 총 2억 원 선에서 완성했습니다.

오래된 빌라의 천장을 뜯어 높이는 리모델링은 누구나 할 수 있나요?

경사지붕 구조가 적용된 빌라 최상층처럼 천장 상부에 숨은 빈 공간이 존재하는 경우에 가능합니다. 다만 건물 안전성과 하중, 벽돌 구조 상태를 전문적으로 점검한 후 진행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이 40년 된 연화조 구축 빌라 매수를 비추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고, 세월에 따른 누수나 설비 노후화로 하자 보수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시세 차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자산적 이유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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