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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계의 통설을 깨고 국내 최초로 참다랑어 가두리 양식에 성공하면서 냉동이 아닌 국산 생참다랑어가 대형마트 매대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 평생 헤엄쳐야 호흡하는 참다랑어의 특성에 맞춰 5분 이내 전처리 기술과 고등어 양식을 통한 수익 보완으로 18년간 현장을 지켜왔습니다.
  • 일본에 비해 여전히 인프라와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공 종묘 확보를 통한 완전 양식 자립이 향후 K-수산업의 핵심 과제로 꼽힙니다.

kg당 수십만 원을 호가하며 '바다의 귀족'으로 불리는 고급 횟감 참다랑어가 최근 국내 대형마트와 백화점 매대에 국산 생참다랑어라는 이름으로 정식 유통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냉동 수입산에 의존하던 시장에서 "겨울 수온이 낮아 한국 바다에서는 참다랑어 양식이 불가능하다"던 학계의 오랜 통설을 뒤집은 쾌거입니다. 원양어선 선장 출신 홍성남 대표가 18년 동안 남해 바다와 씨름하며 일궈낸 국내 최초 참다랑어 양식 성공의 비밀과 그 경제적 가치를 짚어봅니다.

수십만 원대 '바다의 귀족' 참다랑어, 국산 생참치로 마트에 오다


물속을 헤엄치는 여러 마리의 거대한 참다랑어 모습이 담긴 수중 화면으로, 하단에 노란색 자막으로 '바로 이때!!!!'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까다로운 습성 탓에 포획이 쉽지 않은 참다랑어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포착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연근해 수온 변화와 양식 기술의 발전이 맞물리면서, 국내산 생참다랑어가 대형 유통망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만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일반 소비자가 흔히 접해온 참치캔 속 통조림용 참치는 참다랑어가 아닌, 지방이 적고 가격이 저렴한 가다랑어입니다. 반면 횟감용 최상급 어종인 태평양 참다랑어(구로마구로)는 마리당 무게가 80~90kg에 달하며, 한 마리 거래 가격이 무려 500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최고급 수산자원입니다.

이러한 고부가가치 어종이 냉동 과정을 거치지 않고 생물 상태로 안방 식탁까지 오를 수 있게 된 것은, 18년 전 작은 치어 한 마리에서 시작된 국내 양식업자의 무모해 보이던 도전 덕분입니다. 축구장 48개 면적에 달하는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서 철저한 품질 관리 아래 길러진 참다랑어는, 이제 한국 수산업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왜 지금 국산 생참다랑어 양식이 거대한 전환점인가

참다랑어 양식의 성공은 단순한 수산물 생산을 넘어 수산 먹거리 자급률과 프리미엄 수산물 시장의 구조를 바꾼다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지닙니다. 참다랑어는 독특한 신체 구조를 지니고 있어 양식 과정이 가두리 어류 중 가장 까다롭기로 손꼽힙니다.

아가미 근육이 발달하지 않은 참다랑어는 스스로 아가미를 움직여 물을 넘기지 못합니다. 생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시속 최대 160km의 속도로 헤엄치며 입으로 들어오는 바닷물로 강제 호흡을 해야만 살 수 있습니다. 잠시라도 멈추면 질식하는 '쉼표 없는 생명체'이기에, 조금만 그물이 주름지거나 환경이 맞지 않아도 집단 폐사로 이어지는 예민한 생물입니다.


푸른 바다와 맞닿아 있는 남해안의 평화로운 어촌 마을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풍경이다.

불가능이라 여겨졌던 참다랑어 양식의 현장이자 홍성남 대표가 18년 동안 묵묵히 도전해온 남해 바다의 모습이다.


과거 7년 전, 강력한 태풍이 남해를 쓸고 지나갔을 때 4,000여 마리 중 무려 3,500마리가 한순간에 유실되며 50억 원이 넘는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당시 참다랑어는 어류 양식 보험 대상조차 되지 않아 그 막대한 손실을 개인이 전액 감당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바다로 돌아가 양식을 재개한 집념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국산 생참다랑어 유통망이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겨울 수온 13도 벽을 깨라" 불가능을 뒤집은 18년의 기술과 노하우

학계와 전문가들이 한국에서 참다랑어 양식이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던 가장 큰 이유는 겨울철 최저 수온 때문이었습니다. 참다랑어 양식을 위해서는 겨울 수온이 최소 13도 이상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일본 등 해외 선진국의 표준 매뉴얼이었습니다. 그러나 남해안의 겨울 수온은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어선 갑판 위에서 노란 안전모와 작업복을 착용한 작업자들이 그물을 당겨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기계적인 작업은 최소화하고 사람의 손길이 하나하나 닿아야 하는 까다로운 그물 교체 과정입니다.


홍성남 대표는 일본의 양식 기술 매뉴얼을 직접 구하고 수년에 걸쳐 한국 해역에 맞는 독자적인 사육법을 연구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참다랑어의 특성에 맞춘 정교한 작업들이 매일 이어집니다.

  • 특수 전기선 포획: 머리가 좋은 참다랑어가 눈치를 채지 않도록 전기가 통하는 특수선과 전갱이 미끼를 활용해 순간적으로 기절시켜 상처 없이 끌어올립니다.
  • 5분 이내 전처리 (이케시메): 포획 즉시 5분 안에 척수(골수)를 찌르고 아가미, 내장, 핏물을 완벽히 제거합니다. 이 과정이 지체되면 불포화지방산이 급속히 산화되고 육질에 피가 찌들어 상품성이 떨어집니다.
  • 그물 관리와 섬세한 사육: 두세 달마다 지름 25m의 대형 그물을 교체하며, 주름에 참다랑어가 끼어 폐사하지 않도록 잠수부가 직접 수중 상태를 점검합니다.

현장에서 직면한 진짜 과제: 고등어 어장과의 병행과 막대한 사료비

현재 국내 참다랑어 양식 현장이 마주한 가장 큰 현실적 벽은 막대한 사료비와 수급의 불확실성입니다. 몸집이 크고 활동량이 엄청난 참다랑어는 하루에 자기 몸무게의 약 15%에 달하는 사료를 먹어치웁니다. 하루 먹이로 들어가는 정어리와 고등어 양만 수백 kg에 달해, 사료비 부담이 어장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무겁습니다.


바다 위 양식장 시설에서 작업복을 입은 네 명의 남성들이 힘을 합쳐 커다란 그물을 끌어올리고 있다.

참다랑어의 먹이로 쓸 고등어를 확보하기 위해 매일 고된 그물 작업을 이어갑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장에서는 활어 횟감용 고등어 양식(약 5만 마리)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 활력 넘치는 고등어를 출하해 마리당 약 7,000원에 판매함으로써 참다랑어 양식에 들어가는 막대한 운영비를 충당합니다.
  • 고등어 중 일부는 참다랑어의 싱싱한 먹이로도 활용되어 고품질 육질을 만드는 밑거름이 됩니다.

이처럼 참다랑어 한 마리가 소비자 매대에 오르기까지는 고등어 양식을 통한 수익 보완과 선원들의 피땀 어린 육체 노동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완전 양식' 시대를 향해: 국가적 지원과 기술 자립이 남긴 숙제


실내에서 한 남성이 인터뷰하며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화면 하단에 '냉동 참다랑어회와는 또 다른 맛'이라는 자막이 적혀 있다.

수많은 노력 끝에 마침내 결실을 본 참다랑어의 특별한 풍미가 입안 가득 전해집니다.


국산 생참다랑어 양식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자연산 치어 포획에 의존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인공 종묘를 통한 '완전 양식'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이미 완전 양식에 성공하여 200여 개가 넘는 양식 업체가 활발히 가동 중이며, 정부와 기업 차원의 대규모 투자와 연구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소수의 개인 어가와 베테랑의 개인적 헌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1. 인공 종묘 생산 및 완전 양식 기술 자립: 자연산 치어 수급의 기복을 줄이고 안정적인 생산량을 확보해야 합니다.
  2. 사료비 절감 및 전용 사료 개발: 고비용 생생사료 의존도를 줄이고 효율적인 배합사료 연구가 시급합니다.
  3. 정책적 지원과 어류 양식 제도 개선: 태풍 등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망 확충이 요구됩니다.

"미래의 시간 문제일 뿐, 한국의 참다랑어 양식은 반드시 성공하고 활성화될 것"이라는 현장의 확신처럼, 개인의 열정을 넘어 국가적 관심과 기술 지원이 더해질 때 K-참다랑어는 세계 수산 시장을 누비는 진정한 결실을 맺게 될 것입니다.


FAQ

참치캔에 들어가는 참치와 횟감용 참다랑어는 어떻게 다른가요?

참치캔 속 참치는 주로 지방이 적고 저렴한 '가다랑어'를 사용합니다. 반면 고급 횟감으로 쓰이는 '참다랑어'는 몸집이 크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며 마리당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어종입니다.

한국 바다에서는 참다랑어 양식이 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나요?

참다랑어 양식은 겨울철 최저 수온이 13도 이상 유지되어야 한다는 통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남해안은 겨울철 수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져 불가능하다 여겨졌으나, 18년간의 연구와 현장 노하우로 수온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잡자마자 5분 안에 전처리를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참다랑어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포획 후 신속히 척수를 제거하고 핏물과 내장을 정리하지 않으면 육질이 급속히 산화되고 피가 찌들어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참다랑어 양식 어장에서 고등어를 함께 키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참다랑어는 사료비가 막대하고 수급 기복이 심해 단독 양식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횟감용 고등어 양식을 병행하여 주 수입원을 확보하고, 참다랑어의 먹이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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