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확철을 맞은 농촌 현장이 멧돼지와 고라니의 무분별한 습격으로 1년 농사를 망치는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 20명의 전문 엽사로 구성된 야생동물 피해 방지단이 밤마다 150~200km를 순찰하며 고군분투하지만 인력과 시간의 한계가 명확합니다.
- 임시방편적인 포획을 넘어 피해 보상제도 개선과 지속 가능한 야생동물 개체수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수확을 앞둔 가을철, 정성껏 가꾼 농경지가 순식간에 폐허로 변하는 비극이 전국 곳곳에서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경상북도 울진군에서는 한 해에만 무려 800여 마리의 야생동물이 포획될 정도로 유해 야생동물의 습격이 심각합니다. 밤마다 농작물을 지키기 위해 불침번을 서는 농민들과, 이들의 시름을 덜기 위해 밤낮없이 현장으로 달려가는 야생동물 피해 방지단의 고군분투 현장을 조명합니다.
수확철 농가를 위협하는 불청객, 멧돼지와의 전쟁
가을 추수를 앞둔 농촌 마을은 밤마다 긴장감이 감돏니다. 어둠이 내리면 산속에 숨어 있던 멧돼지와 고라니가 벼와 콩, 고추 등 곡식이 익어가는 농경지로 내려오기 때문입니다. 특히 경상북도 울진군은 전국에서 야생동물 출몰과 피해가 가장 빈번한 지역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지난해 이 지역에서 포획된 유해 야생동물만 700마리를 넘었고, 올해는 800마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민들의 절박한 신고에 대응하기 위해 10년 이상 경력을 갖춘 베테랑 엽사 20명이 모여 야생동물 피해 방지단을 구성했습니다. 이들은 수확기 약 80일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농가를 순찰하며 야생동물 추적과 포획 작업에 나섭니다.
밤마다 농작물을 노리는 멧돼지를 막기 위해 야생동물 피해 방지단이 현장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1년 농사가 한순간에 잿더미… 현장이 직면한 생계의 위기
멧돼지가 한 번 휩쓸고 지나간 논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단 이틀 만에 수확을 앞둔 벼가 바닥에 짓밟히고 훑혀 폐농 상태에 이르는 일도 허다합니다. 평생을 바쳐 지어온 농사가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농민들의 마음은 그야말로 참담하기만 합니다.
현행 제도상 보상을 받으려면 피해 면적이 100㎡ 이상이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워 소규모 농가는 제대로 된 지원조차 받기 힘든 실정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민들은 고추를 태워 독한 냄새를 피우거나 라디오를 틀고, 업소용 풍선 인형과 전기 울타리까지 동원해 보지만 멧돼지의 침입을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결국 농민들이 직접 논밭 옆에서 밤새 불침번을 서며 자리를 지켜야 하는 고단한 현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번식력과 개체수 폭발, 왜 통제가 어려워졌을까
그렇다면 유해 야생동물의 출몰이 이토록 급증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가장 큰 요인은 야생 멧돼지와 고라니의 천적이 사라진 환경 속에서 놀라운 번식력이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멧돼지는 한 번에 최대 13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수확철이 되면 가족 단위로 무리를 지어 이동하며 농작물을 거침없이 먹어 치웁니다. 게다가 시속 70km에 달하는 빠른 속도와 날카로운 송곳니를 지니고 있어 현장 접근조차 쉽지 않습니다.
야간 순찰 전, 오발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한 포획 활동을 위해 사용하는 장비의 상태를 꼼꼼하게 점검합니다.
포획 활동을 가로막는 엄격한 총기 안전 관리 규정과 인력 부족도 큰 한계로 작용합니다. 단원들은 저녁 8시에 관할 지구대에서 총기를 수령하여 새벽 2시까지 반드시 반납해야 하므로, 실질적인 야간 수색 시간은 6시간 남짓에 불과합니다. 서울시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넓은 지역을 불과 20명의 인원으로 담당해야 하는 구조적 어려움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밤낮없는 순찰과 목숨을 건 포획,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
야생동물 피해 방지단의 하루는 긴장의 연속입니다. 야간 순찰조는 하루 평균 150km에서 200km에 이르는 거리를 이동하며 농가 주변을 철저히 수색합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서치라이트 불빛 하나에 의존해 멧돼지의 위치를 파악하고, 단 몇 초 만에 신중하게 방아쇠를 당겨야 합니다.
멧돼지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피해를 막기 위해 어둠 속에서도 잠시 쉴 틈 없는 긴박한 추격전이 이어집니다.
몸무게가 150kg을 넘어서는 대형 멧돼지는 위협을 느끼면 포수를 향해 직접 공격을 감행하기도 하므로 잠시도 방심할 수 없습니다. 사냥개를 동원하는 낮 순찰 역시 험준한 산세를 헤치고 진행되기에 단원들과 사냥개가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멧돼지 출몰 신고를 받고 야심한 밤에도 현장으로 출동하는 방지단 대원들의 긴박한 일상입니다.
공존과 방제 사이,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농민들의 애타는 하소연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가는 단원들 역시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수확물과 이웃의 터전을 지켜냈다는 보람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목숨을 잃은 야생동물에 대한 애초로운 감정이 교차하기 때문입니다. 자연과 인간의 생활권이 충돌하며 벌어지는 이 비극적인 싸움은 결코 개인의 수고만으로 끝낼 수 없습니다.
생계를 위협받는 농민들의 아픔을 지켜보는 방제 단원에게는 복잡한 심경이 교차합니다.
단순히 포획 마릿수를 늘리는 한시적 대책을 넘어, 체계적인 개체수 조절 전략과 효율적인 방제 시설 지원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피해 농가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 체계를 재정비하여 농민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합니다. 오늘도 묵묵히 밤길을 밝히는 방지단의 구슬땀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FAQ
야생동물 피해 방지단은 어떤 사람들로 구성되나요?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전문 엽사들로 구성되며, 농민 출신 단원들도 포함되어 피해 농가의 신고 접수 시 즉시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포획 시 총기는 어떻게 관리되고 사용되나요?
안전을 위해 각 지역 경찰서나 지구대에서 관리를 담당하며, 단원들은 저녁 8시에 총기를 수령하여 야간 순찰 후 새벽 2시까지 반납해야 합니다.
농가가 멧돼지 피해를 입었을 때 보상은 어떻게 받나요?
지자체 기준에 따라 일정 면적(예: 100㎡) 이상의 피해가 확인되어야 보상 대상이 되며, 피해 사실을 신속히 신고해야 조사가 이루어집니다.
멧돼지 포획 작업이 야간에 주로 이루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멧돼지와 고라니 등 유해 야생동물이 주로 야행성으로 활동하며 밤에 농경지로 내려오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