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nel_banner
  • 치열한 입시 학원장을 그만두고 여수 여자도로 완전히 정착한 윤태희 씨가 비파 농부를 자처하며 건강과 미소를 되찾았습니다.
  • 화학 농약 없이 정성껏 기른 노란 비파 열매는 고된 일손을 도와주는 따뜻한 섬 할머니들과 소풍 같은 하루를 나누는 매개체가 됩니다.
  • 바쁜 삶 속에서 스스로를 잃어버렸던 도시인들에게, 이웃과 고요한 파도 소리를 나누는 여자도의 삶은 진정한 낙원의 의미를 일깨워줍니다.

푸른 바다가 사방을 에워싸고 물결이 잔잔하게 흐르는 여수 여자만 한가운데에는 이름마저 정겨운 섬, '여자도'가 있습니다. '너 여(汝)' 자에 '스스로 자(自)' 자를 써서 스스로 살아가는 섬이라는 뜻을 품은 이 고요한 곳에, 도시의 화려함을 내려놓고 흙을 일구며 진정한 인생의 가치를 찾은 이가 있습니다. 바로 입시 학원 원장이라는 치열한 삶의 궤적을 뒤로하고 섬마을 농부로 다시 태어난 윤태희 씨의 이야기입니다.

태희 씨는 15년 전 우연히 친구를 따라 이곳에 놀러 왔다가 가슴을 뒤흔드는 고요함과 풍경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노후는 필히 이곳에서 보내리라 굳게 다짐했던 그녀는, 올해 초 오랜 준비 끝에 드디어 완전한 귀촌 생활을 실현하며 스스로 서는 삶의 아름다움을 매일 마주하고 있답니다.

도시의 화려한 단상을 내려놓고 섬마을 농부가 되다

대여자도 남단의 마파지 마을에 터를 잡은 태희 씨의 아침은 도시의 아침보다 훨씬 분주하지만, 그 공기만큼은 한없이 평화롭습니다. 차가 다니지 않는 여자도에서 유일한 발이 되어주는 전기 운반차를 몰고 길을 나섭니다. 대여자도와 송여자도를 잇는, 장어가 헤엄쳐가는 형상을 닮았다는 길쭉한 '붕장어 다리'를 건널 때면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가 온 가슴을 시원하게 채워줍니다.


챙이 넓은 모자를 쓴 여성이 지붕이 있는 농업용 전기 운반차를 운전하며 섬마을 해변 길을 달리고 있다.

자동차 대신 전기 운반차를 타고 섬 곳곳을 누비는 일상은 이곳만의 소박한 풍경이 되었습니다.


친구의 고향에 우연히 발을 들였다가 평생의 보금자리를 정한 태희 씨가 송여자도 자락에 다다르면 노랗고 탐스러운 열매들이 그녀를 반겨줍니다. 바로 그녀가 14년 전 완도까지 직접 찾아가 구해온 무려 200여 그루의 비파나무들이 우거진 농장입니다. 6월부터 7월 초까지, 1년 중 가장 바쁜 수확 철을 맞이한 태희 씨의 얼굴에는 땀방울과 함께 숨길 수 없는 달콤한 미소가 가득 피어납니다.

몸이 보낸 적신호, '나'를 찾아 떠나야 했던 이유

사실 그녀는 여수 시내에서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던 입시 학원 원장이었습니다. 남들의 눈에는 성공한 삶,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원장님이었지만 속은 조금씩 타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아이들의 성적과 입시를 짊어진 스트레스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그대로 누적되고 있었던 것이지요.

정작 스스로는 괜찮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어느 날 병원을 찾았을 때 "무슨 스트레스를 이렇게 심하게 받느냐"며 경고하던 의사의 말은 태희 씨의 머리를 세게 두드렸습니다. 몸과 마음이 보내는 적신호를 뒤로한 채 달리던 그녀에게 여자도의 비파밭은 도망쳐서 가닿은 쉼터이자, 고단한 숨을 편히 들이쉴 수 있는 유일한 숨구멍이었던 셈입니다.


분홍색 조끼를 입은 여성이 섬마을 주택 옆 테라스에 서 있는 뒷모습

치열했던 학원 원장의 삶을 뒤로하고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나만의 안식처를 찾았습니다.


노란빛 '비파'와 정다운 이웃들이 일군 달콤한 기적

과일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초보 농부였지만, 비파나무는 그녀가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기에 참으로 고마운 스승이 되어주었습니다. 농약을 쓰지 않고 물 관리만 잘해주어도 굳건히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 준 덕분이지요. 잎부터 열매, 씨앗까지 하나도 버릴 것 없이 약재로 쓰이는 귀한 아열대 과일 비파는 이제 여자도의 새로운 대표 특산물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수확 철이 되면 온 동네 할머니들이 제 일처럼 달려와 든든한 일손을 보탭니다. 90세가 다 된 어머니부터 40년 넘게 섬을 지켜온 형님들까지, 한곳에 모여 부지런한 손길을 바삐 누립니다. 고단한 노동 끝에 농장 한구석에 돗자리를 깔고 먹는 점심 도시락과 갓 구운 고기는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의 진수성찬보다 특별합니다.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다가도 찰랑거리는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나누는 갓김치 한 입에 삶의 시름이 눈 아프게 씻겨 나갑니다.


야외 테이블 위에 여러 개의 투명 밀폐 용기에 담긴 밥과 반찬들이 놓여 있고, 한쪽에는 분홍색 용기 뚜껑이 클로즈업되어 있다.

수확을 도우러 온 이웃들과 함께 소풍하듯 나누는 정겨운 점심 식사 시간입니다.


노동이 소풍이 되는 마법, 여자도식 연대의 힘

태희 씨가 수확한 비파로 정성스레 만든 비파 스무디는 동네 어르신들의 훌륭한 여름 갈증 해소 책입니다. 새콤하면서도 바나나와 사과의 부드러운 맛이 묘하게 섞인 노란 음료 한 컵을 이웃들에게 건네면, 동네 할머님들은 고마운 답례로 바다에서 금방 감아 올린 귀한 물고기와 해산물을 툭 건네주시곤 합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다정한 마음의 교환이자 이 섬에서 누리는 최고의 여유인 셈이지요.

일과가 끝나면 또 다른 이웃들과 함께 붕장어 다리 위로 낚싯대를 짊어지고 나섭니다. 개벌 깊은 곳에서 직접 잡은 미끼 '속'을 끼워 고기를 기다리는 순간,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설렘이 밀려옵니다. 짜릿한 손맛 끝에 올린 싱싱한 감성돔은 그 자리에서 정다운 이웃들과 쫀득한 회 한 점으로 피어납니다. 좋은 사람과 어울려 먹는 음식만큼 이 세상에 맛있는 별미가 또 있을까요?


모자를 쓴 남녀가 나란히 앉아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긴 클로즈업 화면입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소박한 음식이 섬 생활의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노을빛 바다를 품고 스스로 서는 삶을 향해

도시에서 시달리던 스트레스는 밤이면 들려오는 포근한 파도 소리 속에 흔적도 없이 흩어집니다. 태희 씨는 비파를 수확하는 이 노고마저 매일 소풍을 나오는 기분이라고 고백합니다. 그토록 바랐던 평화롭고 나다운 삶을 바로 이곳 여자도에서 마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녀의 꿈은 여자도 집집마다 노란 비파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나, '여자도' 하면 절로 상큼하고 달콤한 비파 향기가 떠오르는 아름다운 섬을 만드는 것입니다. 째깍거리는 시계 침을 쫓아 조급하게 달리던 과거를 지나, 자연의 정직한 시간에 몸을 싣고 하루를 정성껏 가꾸어가는 태희 씨. 스스로 살아가는 이 작고 아름다운 섬에서 당신 역시 묵혀두었던 마음의 안식을 찾고 싶지는 않으신가요?


FAQ

윤태희 씨가 귀촌지로 여수 여자도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젊은 시절 친구의 고향인 여자도에 우연히 놀러 왔다가 가슴을 설레게 하는 고요하고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어 노후는 필히 이곳에서 보내겠다고 다짐했다고 합니다.

초보자가 은퇴 후 비파 농사를 짓기가 어렵지는 않은가요?

비파나무는 물 관리만 잘해주면 큰 기술이 없어도, 농약을 치지 않고 자연 친화적으로 비교적 수월하게 키울 수 있는 귀한 과실수라 정착 초기 부담을 덜어주었다고 합니다.

낯선 섬마을에서 원주민 이웃들과 어떻게 친해질 수 있었나요?

처음엔 낯설었지만 완도에서 묘목을 가져와 섬에 없던 비파나무를 알리고, 수확할 때마다 스무디 등의 정성 가득한 음식을 대접하며 소풍을 가듯 도란도란 정을 나누며 든든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원본 영상 보기

# 귀촌
# 노후준비
# 번아웃
# 비파나무
# 섬마을
# 여수여행
# 여자도
# 은퇴설계
# 한국기행
# 힐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