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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BS 이동윤 PD가 콜센터 모바일 상담팀의 일일 신입이 되어 차가운 수화기 너머 감정 노동의 혹독한 최전선을 직접 온몸으로 겪어냈습니다.
  • 폭언과 무리한 요구 속에서도 13년 차 베테랑을 비롯한 상담원들은 자신만의 소소한 활력 루틴과 단단한 마인드셋으로 소중한 일상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 우연히 전해진 한 고객의 뒤늦은 사과 글과 따뜻하게 건네는 수고의 고백은 무너진 자존감을 다시 세워주는 가장 위대한 치료제입니다.

여러분은 매일 아침 어떤 기분으로 하루의 문을 여시나요? 분주하게 돌아가는 복잡한 도심 속, 수많은 키보드 소리와 기계음 섞인 벨 소리로 가득 찬 고요하면서도 뜨거운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누구나 한 번쯤 도움의 손길을 뻗어 보았을 콜센터입니다. 보이지 않는 수화기 너머, 그곳에서 일하는 이들은 과연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요? EBS 이동윤 PD가 직접 구로구의 한 알뜰폰 콜센터 모바일 상담팀을 찾아 신입 사원으로 온몸을 던져보기로 했습니다.

하루 1,500통의 수화기 너머, 초보 상담원 이 PD가 맞닥뜨린 패닉

이동윤 PD가 배치받은 곳은 무려 14년째 묵묵히 알뜰폰 서비스를 지탱하며 하루 약 1,500통의 전화가 빗발치는 중소 벤처기업의 심장부입니다. 경력 13년 차의 단단한 사수 안민경 베테랑의 가르침을 받아 기본 교육을 마치자마자 상담원 부스에 조심스레 안착했습니다. 자신의 이름이 인쇄된 명판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지만, 대기 상태에서 통화 연결 버튼을 누르던 그 순간에는 그야말로 온몸의 피가 바짝 마르는 긴장감을 피하기 어려웠지요.

첫 고객의 응대는 평범한 요금제 문의였습니다. 하지만 채 피어나지 못한 미숙한 응대 탓에 고객의 퉁명스러운 불만이 쏟아졌고, 말문이 턱 막혀버린 이 PD는 결국 수화기를 사수에게 넘기며 고개를 숙이고 말았습니다. 딱히 상스러운 욕설을 들은 것도 아니건만, 보이지 않는 상대의 싸늘한 기운과 무시 섞인 지적만으로도 자존감은 눈물나게 처참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가방을 매고 그대로 퇴근했다는 옛 신입사원의 씁쓸한 에피소드가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지는 잔인한 첫걸음이었습니다.


콜센터 사무실에서 헤드셋을 착용한 여성 상담원과 남성 신입 사원이 나란히 앉아 업무 교육을 받는 모습입니다.

베테랑 상담원의 교육을 마친 신입 상담원이 드디어 첫 전화 연결에 나설 채비를 합니다.


보이지 않는 폭언과 소리 없는 전쟁, 감정 노동의 현주소

우리가 쉽게 거는 전단 뒤편의 짧은 통화 속에서, 정작 상담원들은 매 순간 날카로운 감정의 칼날 위에 서 있습니다. 하루 5~10통씩 막무가내로 밀어닥치는 소위 악성 민원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합니다. 마음에 담기 힘든 온갖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은 물론이고, 비인격적인 음모론과 말도 안 되는 고압적인 협박, 심지어 치명적인 감정 생채기를 남기는 성희롱에 이르기까지 그 유형은 너무나 다채롭고 가혹하기 짝이 없습니다.

과거 114에서 건네던 정겨운 "사랑합니다, 고객님" 조차도 짓궂은 음담패설에 시달린 끝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다는 베테랑의 쌉싸름한 회상은 깊은 한숨을 불러냅니다. 욕설에 경고를 날리고 성희롱 전화를 사전에 강제 차단하는 등 제도가 보완되었다지만, 상처 입은 여린 인간의 영혼은 결코 쉽게 회복되지 못합니다. 이토록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음을 사정없이 도려내는 폭언의 풍랑 속에서, 그들은 어떻게 무너지지 않고 버텨낼 수 있었을까요?

"나도 사람, 그도 사람" 베테랑 상담원들이 버텨내는 소소한 비결

놀랍게도 혹독한 전쟁터 같은 한 평짜리 부스 속에는, 저마다의 삶을 필사적으로 지켜내기 위해 꽃 피워낸 지혜로운 루틴들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13년 차 베테랑 안민경 사수는 긴장 속에서 살아남는 최고의 노하우가 다름 아닌 '솔직함'과 '잠깐의 양해'라고 잔잔하게 일러줍니다. 격앙된 민원인이 거센 요구를 보낼 때, 한 박자 쉬어가며 "확인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며 음소거 버튼을 꾹 누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뜨겁게 쓸어내릴 수 있는 고귀한 찰나의 평화가 탄생합니다. 아하, "상대방도 결국 사람이고 나도 똑같은 보통의 사람이다"라는 당연한 세상의 순리를 가슴에 품어 안는 것이 마음을 지켜내는 기적의 방패가 되었던 셈이지요.


초경량 녹색 배경 앞에서 한 여성이 이야기하고 있으며, 화면 상단에는 방송 프로그램 로고와 자막이 있고 하단에는 인터뷰하는 여성의 이름과 의견이 자막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상담 업무에 어려움을 겪는 동료를 보며 베테랑 상담원이 건네는 걱정과 조언입니다.


뿐만 아니라 퇴근 후 가만히 털이 부드러운 핸드메이드 인형을 손가락 가득 정성을 다해 엮어가며 일상의 소음을 지운다는 선배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그 옆에는 당일의 '빡침 정도'를 동료들에게 알리기 위해 아침마다 앞머리에 장착하는 헤어롤의 굵기를 다르게 조절한다는 유쾌하면서도 눈물겨운 대처 방법도 보입니다. 한 손에는 서글픈 무기처럼 품은 즉석 복권 한 장으로 1등 탈출의 야무진 웃음꽃을 피워내면서도, 다음 수화기가 울리면 수줍게 자신의 일터로 돌아가 상냥한 톤을 다시금 갈무리하는 보통의 손길이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콜센터 사무실에서 헤드셋을 착용한 두 남성이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화면 하단에는 자막이 배치되어 있다.

상담원과 고객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마음가짐이 격앙된 상황을 진정시키는 중심이 됩니다.


지하 끝에서 하늘 위로, 자존감을 움직이는 다정한 말 한마디

이 PD가 고단했던 이틀의 시간 속에서 마주한 가장 아름다운 사실은, 누군가의 영혼을 끝없는 어둠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는 것도 단 한마디였지만 반대로 그 영혼을 눈부신 창공으로 날아오르게 만드는 일 역시 단 한마디의 따스함에 달려있었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우왕좌왕 헤매는 이 PD를 향해 수화기 건너편의 평범한 고객이 전해온 "고생 많으십니다", "천천히 하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단 한 줄의 친절은 차갑게 식어버렸던 그의 가슴에 별안간 찡한 감동을 불러왔습니다.


실외 공원에서 검은 외투를 입은 여성이 서서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주변으로 나무와 벤치가 보이고 배경에는 현대적인 고층 빌딩이 위치해 있습니다.

상담원으로서 마주하는 감정적 고립감을 극복하기 위해 잠시 산책하며 마음을 돌보는 시간입니다.


얼마나 지극히 사소하고 당연한 예의인 주인가요? 하지만 바쁜 일상이 선물한 넉넉지 못한 조급함 속에서 우리는 귀중한 배려를 너무나 쉽게 잃어버리며 살아갑니다. 놀랍게도 체험이 모두 끝날 무렵, 자신이 과거 화를 참지 못해 던져버린 안 좋은 소리를 가슴 깊이 사과하고 싶다며 굳이 소정 근무 시간 이후를 쪼개어 다시 사과 전화를 걸어와 주신 얼굴 모를 참된 이웃의 고백도 있었습니다. 진심이 담긴 그 사과는 긴 하루 속에서 지쳐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던 평범한 한 상담원의 눈시울을 붉히기에 충분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삶을 지탱하는 귀한 존재입니다

이번 취재를 마친 이 PD는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들을 향해 결코 화풀이를 해서도, 그들을 함부로 대해서도 안 된다는 당연한 상식을 더 깊은 세상을 향해 웅변하고 싶어졌답니다. 상담원은 욕을 먹어도 마땅한 도구가 아니라, 당신의 자녀이자 한 가정의 어엿하고 소중한 부모이고, 이 삭막한 문명을 지탱하게 만드는 위대한 구슬땀의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쉽고 편리하게만 돌아가기만을 서둘러 강요하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누군가의 편리함 이면에는 언제나 한 평도 채 되지 않는 부스에서 모난 감정을 온몸으로 수용하는 한 사람의 정성과 꿋꿋한 노동이 버텨주고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밤 퇴근길, 혹은 내일 아침 어딘가에 전화를 걸 때, 그대도 잠시 목을 고르고 수줍게 다정한 마음을 실어 보내는 건 어떨까요?


FAQ

상담원들이 상처 주는 폭언 전화를 받았을 때 대처하는 가장 지혜로운 요령은 무엇인가요?

사수의 오랜 노하우에 따르면 무작정 당혹한 상태를 끌기보다, "고객님, 질문의 답을 정확히 해결해 드리기 위해 확인 시간이 조금 필요합니다"라고 양해를 구하고 잠시 대기(음소거)를 장착하는 것입니다. 이 시간 동안 숨을 크게 들이쉬며 평정심을 찾는 것이 깊은 자존감 훼손을 막아주는 안전한 방패가 됩니다.

폭언이나 성희롱 전화를 받았을 때 법적으로나 사내 가이드상 어떻게 대처하도록 규정되어 있나요?

현재 가이드상 민원인이 다짜고짜 폭언이나 욕설을 할 경우 즉시 중단을 정중히 요청하는 경고 멘트를 고지하고, 개선되지 않으면 먼저 일방적으로 전화를 강제 안전 종료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성희롱의 경우에는 고단하게 사전 경고조차 거칠 의무 없이 즉시 전화를 끊을 수 있도록 규정이 정비되어 있습니다.

상담원들이 감정의 굴레에서 벗어나 일상을 다스리는 일상 속 탈출구는 무엇인가요?

전화기 너머의 불합리한 소리에서 자신을 완전히 분리해 줄 소소한 취미가 도움이 됩니다. 점심시간 5~10분을 알뜰하게 오롯이 활용해 사무실 주변을 걸으며 햇볕을 직접 쬐거나,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어 수공으로 뜨개질 인형을 만들며 머릿속의 나쁜 에너지를 흘려보내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든든한 역할을 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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