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근교 한강 하류에는 여전히 묵묵히 자연의 흐름을 낚아 올리는 60여 명의 한강 어부들이 물길을 지키고 있습니다.
- 도시 개발과 생태 변화라는 고단한 장벽 속에서도, 가업을 이으려는 30대 청년 어부의 열정으로 새로운 유쾌한 도전이 시작됩니다.
- 단순한 생업을 넘어 이웃과의 나눔을 실천하고 자연의 섭리에 수응하며 사는 어부들의 삶은 우리가 지켜내야 할 소중한 가치입니다.

매일 수만 대의 자동차가 가로지르고, 수많은 시민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한강. 그런데 이 거대한 도시의 핏줄과도 같은 한강에서 매일 새벽 그물을 던지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화려한 빌딩 숲을 배경으로 오늘도 묵묵히 배를 띄우는 이들, 바로 '한강 어부'들의 이야기입니다. 현재 한강 하류인 김포 전류리 포구에는 단 26명, 고양 행주나루터에는 33명의 허가받은 어부들이 남아 거친 강물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어 가고 있답니다.
기수역인 한강 하구의 특성을 활용해 바닷물이 밀려드는 시간에 맞춰 조업을 나서는 어부들의 현장이다.
사라져가는 한강 포구, 왜 이들의 이야기에 주목해야 할까요
현재 한강은 우리에게 단순한 휴식처처럼 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수십 년 동안 치열하게 땀방울을 흘려온 간절한 삶의 현장입니다. 한강 하구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특별한 기수역으로, 무려 60여 종의 다채로운 어종이 살아 숨 쉬는 풍요로운 생태계의 보고이기 때문이죠. 전류리 포구의 명물인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던 웅어와 보리숭어, 그리고 행주나루터의 실뱀장어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건져 올리는 풍성하고 싱싱한 물고기들은 그 자체로 한강이 지닌 경이로운 생명력을 증명하는 살아있는 지표가 됩니다.
직접 그물을 끌어 올려 싱싱한 물고기를 만나는 생생한 조업 현장의 즐거움입니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강 어부들을 위협하는 것들
하지만 수십 년 전, 무려 100여 개에 달하는 고깃배들이 힘차게 강을 누비던 한강 포구의 옛 영화는 이제 빛이 바랬습니다. 급격한 도시 개발과 다리 건설로 조업이 가능한 어장은 기어이 축소되었고, 군사 통제 구역과 맞물려 어부들은 밤에는 배를 지키며 밤이슬을 맞아야 하는 서글픈 일상을 감내해야 합니다. 여기에 한강 토종 물고기를 위협하는 강준치 같은 외래어종의 범람은 어부들의 고단한 마음을 더욱 타들어 가게 만듭니다. 극한의 추위 속에서 손이 얼어가며 일을 익혀야 하는 혹독한 조업 환경 탓에, 한때 포구를 메웠던 새우잡이 배도 이제는 고작 4척뿐이어서 깊은 쓸쓸함을 안겨줍니다.
거센 강물 위에서 수십 년간 땀 흘려온 어부들에겐 배 위에서의 소박한 식사가 일상의 고단함을 달래주는 시간이 됩니다.
손길은 고되지만 마음은 풍요롭게, 대를 이어 불어오는 새 바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강의 귀중한 맥을 잇기 위한 따뜻하고 단단한 정성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평생을 한강에 바치며 실명조차 감내했던 늙은 어부의 뒤를 이어, 묵묵하고 든든한 청년들의 도전이 시작된 것이죠. 행주나루터의 김태식 선장의 아들 김민우 씨는 얼마 전 직장을 그만두고 아버지와 함께 거친 배 위에 당당히 올라섰습니다. 단순한 물고기잡이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 스토어를 열어 온라인 판매를 꿈구는 청년 어부의 유쾌한 눈빛은 한강의 미래를 새롭게 밝혀내고 있습니다. 자식만큼은 편하게 살기를 바랐던 부모의 걱정이 무색할 만큼, 손수 그물을 걷어 올리며 흘리는 구슬땀 속에서 그야말로 찬란한 삶의 가치가 무르익어 갑니다.
새벽 강물에서 갓 건져 올린 싱싱한 숭어는 어부의 손길을 거쳐 정성스럽게 시장과 식당으로 옮겨집니다.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도시 어부들의 내일
새벽바람을 맞으며 따뜻한 믹스 커피 한 잔에 오늘 하루 조업을 구상하는 한강의 베테랑 어부들. 이들은 아무리 예측 불가능한 거친 물길이라 할지라도 결코 조급해하거나 탐욕스럽게 강을 거스르려 하지 않습니다. 자연이 주는 선물만큼만 취하고, 남는 아쉬움은 배 위에서 이웃들과의 따뜻한 나눔으로 메워주는 넉넉한 인생의 철학을 완성해 나가죠. 온 가족의 든든한 생계수단이자 진정한 고향이 되어준 배 위에서, 강물이 품어주는 생명을 묵묵히 따르는 자연의 순리란 과연 무엇일까요? 이 한강의 소중하고도 정다운 풍경이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기를 응원해 봅니다. 오늘 밤, 당신에게도 이 거센 삶의 투쟁 뒤에 찾아올 잔잔한 강물 같은 평화가 늘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FAQ
한강에서 잡은 물고기는 정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나요?
네, 그렇습니다. 과거에 비해 현대 하수종말처리 시설의 도입과 정화 노력을 통해 한강 물길의 수질이 눈에 띄게 맑아졌습니다. 이곳에서 잡힌 싱싱한 보리숭어와 웅어 등은 어부 가족들이 직접 운영하는 전류리 앞 횟집 등에서 손님들에게 인기를 끌 만큼 매우 신선하고 깨끗합니다.
한강 어부들은 아무나 배를 타고 조업할 수 있는 건가요?
아닙니다. 한강 하류는 분단의 아픔이 서린 안보 지역이자 생태계 보호 구역이어서, 국가의 정식 내수면어업 허가를 부여받은 특정 소수의 어부들만 법적 통제 아래 조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조업 역시 군의 철저한 시간 통제와 어로한계선 내에서만 엄격하게 제한됩니다.
잡은 새끼 뱀장어(실뱀장어)는 어떻게 활용되나요?
한강 하류의 귀한 보물로 활약하는 실뱀장어(치어)들은 자연상태로 잡아들여 민물장어 양식장인 양만장으로 정성스레 공급됩니다. 그곳에서 사료를 먹이며 건강하고 커다란 성어로 안전하게 키워낸 후 소비자들의 든든한 보양식으로 널리 판매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