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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열했던 IT 업계의 속도전을 벗어나 조기 은퇴를 선택한 남편이 주말 주택을 자신만의 평온한 안식처로 완성해 냈습니다.
  • 완벽함을 쌓아 올리던 과거를 벗어나, 자연의 질감과 불완전함을 포용하는 '와비사비' 철학을 인테리어 전반에 녹여냈습니다.
  • 이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고단하고 바빴던 지난 인생의 세월을 다정하게 위로해 주는 생애 가장 우아한 보상입니다.

평생을 숨 가쁘게 달려온 은퇴자에게 과연 집은 어떤 의미일까요? 단순히 하루의 고단함을 뉘는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온전한 나 자신을 되찾고 삶의 깊은 가치를 채워 넣는 사적이고도 우아한 안식처는 아닐까요? 여기 치열했던 속도전의 직장을 떠나 주말 주택을 자신의 온 삶으로 새롭게 써 내려간 한 남자가 있습니다. 은퇴 후 집을 통해 비로소 진짜 나다운 삶을 되찾았다는 그의 이야기는 마음속에 잔잔한 울림을 던져줍니다.

지금, 은퇴와 함께 시작된 놀라운 집의 대수술

쌍둥이처럼 닮은 두 채의 집이 산자락 아래 그림처럼 앉아 있습니다. 9년 전, 오랫동안 함께해 온 오랜 친구와 나란히 땅을 사서 외관을 똑같게 완성하고 주말마다 내려와 쉬어가던 아주 평범하고 모던한 주말용 안식처였죠.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이 집에는 아주 조용하고도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치기 시작했답니다. 평범하고 정형화되었던 내부가 그야말로 집주인의 평생의 영혼과 취향을 고스란히 담아낸 특별한 예술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것인데요, 대체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을까요?


정원 앞에서 세 명의 성인이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는 모습

은퇴 후 자신만의 취향을 담아 새로 꾸민 집은 삶을 대하는 태도까지 변화시켰습니다.


처음 집을 지을 당시에는 치열한 일상 때문에 그저 세련되고 모던하게만 부탁하고 모든 건축 과정을 전문가에 통째로 맡겼다는 노부부. 하지만 조기 은퇴 후 긴 세월을 머무르던 남편 한용 씨는 무려 수개월 동안 매일 레퍼런스 이미지를 10개씩 공부하며 직접 인테리어 공사의 뼈대를 구상해냈습니다. 일시적인 집 수리인 줄로만 짐작하고 가벼운 보수를 허락했던 아내조차 그 세심함과 엄청난 디테일에 입을 다물지 못할 만큼, 남편의 끈기 있는 열정 속에서 집은 전면적인 대수술을 거쳤습니다.

왜 지금 집은 우리에게 단순한 거처 이상이어야 하는가

평생 일구어 가던 자리에서 내려놓음을 마주할 때, 우리가 돌아와 쉴 곳의 가치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남편 한용 씨가 집을 짓기 위해 수없이 연구하며 다다른 단 하나의 단어는 바로 '와비사비'였습니다. 지나치게 깔끔하고 완벽한 인공 감각을 덜어내고, 자연 상태 그대로의 거칠고 불완전함 속에서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찾는 것. 이는 속도와 성취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살아온 남편에게 삶을 풀어내고 스스로를 치유해 나가는 최고의 철학이었던 셈입니다.


유리창으로 둘러싸인 거실에서 세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으로, 한쪽 벽면은 돌로 마감되어 있고 높은 층고와 실링팬이 설치된 현대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인테리어의 공간입니다.

기능적인 하자 보수를 넘어 자신만의 철학과 취향을 담은 공간으로 탈바꿈한 노후의 안식처를 둘러봅니다.


오랜 시간 쌓아 올리는 은퇴 직전의 삶이 완벽한 톱니바퀴 같아야 했다면, 풀어내고 놓아두는 노후의 삶에는 오히려 모나고 헐거운 여백의 공간이 훨씬 든든하고 온성 깊은 조화를 만들어냅니다. 자연 그대로의 현무암을 한 평 한 평 붙여 제주의 듬직한 정치를 더하고, 나이테와 옹이가 세월의 질감을 고스란히 기록해 낸 깊이 있는 고재 목재를 수소문하여 집 전체의 든든한 대들보를 올린 이유도 여기에 있답니다.

쉴 틈 없이 내달리던 삶, 결국 몸과 맘이 무너지던 순간

사실 그가 오랜 직장 생활을 거치며 이처럼 자연에 가까운 삶에 깊이 몰두하게 된 이면에는 고단했던 삶의 상처가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한용 씨는 치열하기로 소문난 IT 업계의 고위직을 지내며 쉴 틈 없이 앞만 보고 질주했습니다. 하지만 몸에 맞지 않는 단단한 갑옷을 입고 시시각각 빠르게 달린 대가는 무척 매서웠지요. 갑상선에 자라난 큰 종양의 발견, 그리고 수술 중 확인되어 겨우 목숨을 구했던 임프절 전이 판정까지. 온몸을 갉아먹으며 숨 가쁘게 달렸음을 깨닫고서야 그는 마침내 치열한 트랙 너머 조기 은퇴를 과감하게 지향했습니다.


밝은 채광이 들어오는 거실에 앉아 인터뷰를 진행 중인 중년 부부의 모습

치열했던 직장 생활을 뒤로하고 여유롭게 풀어내는 삶을 실천하고 있는 노부부의 평온한 일상입니다.


수술로 숨을 돌린 후 그에게 집은 그 자체로 치유의 해방구였고, 밖으로 끄집어내지 못했던 감수성을 예술적으로 발산하는 구원의 놀이터였습니다. 평생 차갑고 이성적인 공대생의 삶과 숫자의 일상을 건너왔지만, 그의 마음 아래 잠들어 있던 깊은 문학 소년의 섬세함이 드디어 집을 짓고 어루만지는 고된 노동의 정성 안에서 비로소 피어나기 시작한 것이지요.

고집스러운 철학과 정성이 마주해 탄생한 경이로운 풍경들

이토록 고집스러우며 정성 들여 지은 집인 만큼, 공간 구석구석에는 눈이 의심스러울 정도의 아름다운 작품들이 가득 들어찼습니다. 단연 이 집의 백미라 평가받는 것은 실내 한가운데서 마치 맑은 계곡물이 발밑에서 폭포수처럼 굽이쳐 흘러내리는 환상적인 인상을 전하는 원목 레진 슬라브 계단입니다. 계단이라는 이동 수단을 통해 마냥 단조롭고 무겁게 층을 이동하는 걸 넘어서, 오르고 내릴 때마다 살아 숨 쉬는 자연을 거닐 수 있는 스토리 넘치는 장소이길 소망했던 집주인의 기품 있는 철학의 정수입니다.


실내에서 중년의 남성이 양손을 모으며 자신의 건축 철학을 설명하고 있으며 배경으로는 거친 현무암 벽과 거대한 고재 목재 기둥이 보입니다.

다양한 질감의 자재를 조화롭게 배치하여 자연의 숨결이 깃든 안식처를 완성했습니다.


전국의 예술인과 장인들을 끊임없이 찾아다니고 대기업 회장님의 가구를 만들기보다 본인의 집을 지어내 달라며 끈기 있게 삼고초려로 영혼을 기울인 결과입니다. 그뿐일까요? 공학도이자 늘 이성적인 시선으로 집안일의 경제성을 바라보던 아내마저도 남편이 고된 과정 속에서 진정으로 생기와 웃음을 되찾는 모습을 바라보며 비로소 그 마음을 완전히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결코 아깝지 않고 정성이 배가된 최고의 보물이라며 손을 꼭 맞잡게 되었지요.

마침내 다다른 기쁨, 당신에게도 삶의 우아한 보상이 있나요

이제 부부의 집은 기나긴 질주 끝에 비로소 마음 놓고 안착한 고요하고 영광스러운 낙원과 다름없습니다. 주말이면 숲속 풍경이 물씬 비치는 통창과 조화로운 맞춤 벽지가 하나로 연결되는 고요한 침실에서 눈을 떠보곤 합니다. 아내는 문득 지난 수고로운 지난날의 인생을 한없이 안아주듯 '참 열심히, 그리고 성실히 잘 살아왔구나' 하는 눈물 어린 여운과 깊은 우아한 보상을 따뜻하게 전해 받곤 한답니다.


실내에서 나란히 서서 이야기를 나누는 중년 부부의 모습으로, 뒤편에는 잠자리 그림이 그려진 민트색 벽지가 있고 화면 상단에는 '인생 마지막 집, 아낌없이 지었노라'라는 문구가 작게 적혀 있습니다.

치열했던 지난날을 뒤로하고 지은 집은 부부에게 더없이 따뜻한 안식처이자 그간의 노고에 대한 가장 값진 선물이 되었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집을 짓는다'라는 말의 정성은 오롯이 마음의 순리에 조응하고, 곁에 서서 기쁨을 더해주는 반려 아내를 위해 버터를 아끼고 손수 정직한 밥상을 차려내는 사소하지만 위대한 노고에서 여실히 가꾸어집니다. 험난했던 평생의 터널을 다 건넌 지금, 여러분의 내일에는 온전한 자신을 기쁘게 가득 안아줄 어떤 사치스럽고 따뜻한 집이 준비되어 가고 있는지요?


FAQ

주인공이 집의 콘셉트로 삼은 '와비사비'는 어떤 의미인가요?

와비사비(侘寂)는 너무 완벽하고 다듬어진 형식이 아닌, 자연스럽게 시간의 손때가 묻은 불완전함 속에서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디자인 철학이자 삶의 태도입니다. 주인공은 정형화된 공산품이 아닌 손때 묻고 오래 세월을 견딘 흔적이 가득한 고재와 거친 현무암 등을 집안에 배치해 가꾸었습니다.

집안에서 가장 정성을 쏟은 레진 슬라브 계단은 어떻게 제작되었나요?

실내에서 산속의 계곡물이 생생히 흘러내리는 듯한 스토리를 담고자 나무 고재와 투명 레진을 결합해 만들었습니다. 이를 위해 까다로운 하이엔드 장인을 오랫동안 설득해 동참시켰으며, 주인공이 직접 제작 과정에 참여하여 퀄리티 높은 수작업 예술 작품으로 완성시켰습니다.

9년 전 지은 주택을 왜 대대적으로 뜯어고치게 되었나요?

치열한 IT 업계 생활 중 심각한 건강 이상(갑상선 종양 및 림프 전이로 인한 수술)을 겪으며 조기 은퇴를 결심한 것이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이전처럼 단순히 실용적이기만 한 건물이 아니라, 자신의 영혼과 감수성을 자유롭게 마음 가리지 않고 발산하고 쉴 수 있는 진짜 안식처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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