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삼척의 깊은 오지에서 버려진 재료로 집을 짓고 10년째 자발적 고립을 택한 유덕준 씨를 만납니다.
- 그의 집에 가득 찬 수십 년 된 옛 물건들은 지독했던 가난을 버텨내게 해준 처절하고도 소중한 삶의 훈장입니다.
- 시계를 인위적으로 멈춘 채 자연의 순리에 스며들어 살아가는 그의 일상은 과소비와 속도에 지친 우리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쓰고 버리는 것이 당연해진 오늘날, 강원도 삼척의 인적 드문 첩첩산중에서 물건을 결코 버리지 않고 자신만의 우주를 만든 70대 자연인이 있습니다. 바로 10년째 산골을 지키는 유덕준 씨의 이야기인데요. 그는 버려진 재료로 집을 짓고 오래된 골동품들과 함께 시간을 멈춘 채 살아갑니다. 이 자발적 불편과 추억 속의 삶은 현대 사회의 초고속 소비 패턴 속에 던져진 따뜻한 질문이자, 우리가 정말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인생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듭니다.
흘러가는 속도를 거스르는 삶, 왜 지금 우리를 돌아보게 할까요?
모든 것이 빠르게 소비되고 쉽게 대체되는 현대 사회에서, 유덕준 씨의 공간은 그야말로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박물관 같습니다. 그의 집 안으로 들어서면 눈길 닿는 곳마다 80년대 귀했던 유선 전화기부터 먼지 쌓인 추억의 물건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답니다. 사람들은 왜 굳이 이 산골짜기까지 와서 오래된 물건들을 이토록 애지중지 보관하는지 궁금해하곤 하죠.
이 물건들은 단순한 수집품이나 전시용 인테리어가 결코 아닙니다. 그에게는 하나하나가 삶의 치열했던 흔적이자 잊을 수 없는 추억의 파편들인데요. 쉽게 버려지고 잊혀가는 것들에 대한 애착은, 어쩌면 우리가 매일같이 새것만을 쫓으며 잃어버리고 마는 '인간다운 기억의 깊이'를 일깨워 줍니다.
가난의 아픔을 녹여낸 공간, 추억이 곧 삶이 되다
대체 유덕준 씨가 물건을 결코 버리지 못하는 깊은 속사정은 무엇일까요? 여기에는 그가 보낸 눈물겹고 고단했던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 있습니다. 지독히도 가난했던 시절, 학교에 양은 도시락조차 싸가지 못해 식사 시간이 끝날 때까지 종이 울리기만을 멍하니 기다려야 했던 가슴 아픈 기억이 있었대요.
산골에서 직접 구해 정성껏 끓여낸 한 끼 식사가 소박한 일상의 따뜻함을 채워갑니다.
당시 어렵게 일하며 품에 안았던 작은 요리용 화로나 구식 가전제품들은 그 힘겨웠던 고개를 다 함께 넘어온 든든한 동반자였답니다. 남들에게는 쓸모없는 고물로 보일지 몰라도, 유덕준 씨에게는 젊은 날의 땀방울이 서린 보물이자 살아온 증거인 셈이지요. 과거의 가난과 외로움을 묵묵히 견뎌낸 정성이 묻어 있기에, 손때 묻은 물건들은 비로소 깊은 온기를 품게 됩니다.
물건을 아끼는 마음과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바꾸는 일상
유덕준 씨의 산골 생활은 자연 속에서 그가 손수 흘린 구슬땀으로 완성되었습니다. 풍경을 닮은 집을 짓기 위해 무려 2년 동안 버려진 자재들을 직접 모으고 다듬어서 마음에 쏙 드는 낙원을 일구어 냈는데요. 자신이 이 땅을 완전히 소유한 것이 아니라, 그저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잠시 빌려 쓰고 있을 뿐'이라는 독특한 철학을 지니고 있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공간을 직접 꾸며 나가는 과정 자체가 그에게는 큰 행복입니다.
주변의 돌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고 돌탑을 조심스레 쌓아 올려 대자연에 고하는 그의 정성을 보면, 자연을 훼손하며 인위적인 화려함만을 쫓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직접 일군 코스에서 타는 수제 눈썰매와 물을 길어 올리는 우물 등 그가 직접 만든 일상의 도구들은 조금은 불편하지만 마음만은 한없이 넉넉하게 만들어 주는 진풍경을 연출합니다.
자연의 순리에 맞춰 계절을 즐기는 삶은 그 자체로 풍요로운 이야기가 됩니다.
시간을 멈춘 시계,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해야 할 진짜 낭만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멈춤의 미학'이 우리 마음속에 남기는 깊은 여운입니다. 유덕준 씨의 집 벽에 걸린 시계들은 모두 초침이 멈추어 서 있습니다. 흘러가는 세월이 아쉽고 너무 빠르게 바뀌는 세상의 속도에 구애받고 싶지 않아 스스로 태엽을 멈추어 두었기 때문이지요.
직접 만든 옛날식 우물은 그 시절의 향수를 달래며 소박한 일상을 지탱하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꽁꽁 얼어붙은 겨울 땅속에서 파릇한 봄의 기운이 서린 냉이를 캐내고, 맑은 눈을 긁어모아 팥빙수를 해 먹으며, 60~70년대 유행하던 휴대용 전축의 LP판 음률에 몸을 싣는 유덕준 씨의 하루는 그야말로 낭만 그 자체입니다. 바쁜 일상에 치여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나요? 추억의 온기 속에서 매 순간을 소중히 음미하는 그의 삶은, 지친 현대인들에게 잠시 숨을 고르고 나만의 템포를 찾아가라는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FAQ
유덕준 씨가 집안의 모든 시계들을 멈춰 둔 이유는 무엇인가요?
흘러가는 세월이 아쉽기도 하고, 바쁜 세상의 속도나 시간에 더 이상 구애받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에 스스로 시계 태엽을 가동하지 않고 멈춰 둔 것입니다.
그 오래되고 낡은 물건들이 그에게 왜 그토록 소중한가요?
어린 시절의 지독한 가난을 겪었던 그에게 당시 어렵사리 구해서 썼던 물건들은 고단했던 자신의 인생사와 정성이 가득 담긴 소중한 추억의 일부이자 삶의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삼척 산골의 집을 짓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수려한 자연 풍광에 반해 정착한 뒤, 주변에서 버려진 재료들을 직접 주워 모아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정성스레 본인의 마음에 드는 공간으로 직접 꾸미고 완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