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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억 소리 나는 아파트 전세 대신 2억 7천만 원에 41년 된 구옥을 매입해 직접 고쳐 쓰는 30대 예비 부부의 자립을 소개합니다.
  • 오스트리아 유학 중 집안의 위기로 귀국해 2년간 막노동을 하며 시공 기술을 익힌 신랑과 디자이너 신부의 땀방울이 담겨 있습니다.
  • 예산에 맞춰 미완성의 공간을 남겨두고 살아가며 채워가는 이들의 행보는 대출과 부모 지원에 의존하는 신혼집 문화에 은은한 울림을 줍니다.

치솟는 아파트값 앞에서 결혼을 앞둔 청년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요즘, 부모의 도움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41년 된 구옥을 매입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신혼집을 일궈낸 예비 부부가 있습니다. 아파트 전세 대신 2억 원대 구옥을 선택해 직접 리모델링하며 자립을 선택한 이들의 이야기는, '신혼집은 아파트가 기본값'이라는 공식을 깨며 우리 시대에 집과 노동의 진짜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1. 아파트 대신 41년 된 빨간 벽돌집을 사다

오는 3월 결혼식을 앞둔 예비 신랑 이신우 씨와 예비 신부 이주영 씨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이들이 마련한 신혼집은 쭉쭉 뻗은 신축 아파트 단지 옆, 나지막이 자리 잡은 41년 된 구옥 양옥집입니다. 신우 씨는 경매 직전 단계에 있던 이 집을 발견하고, 부모님의 도움 없이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2억 7천만 원에 매입했습니다.


고층 아파트 단지 옆에 나지막한 구옥들이 밀집해 있는 마을의 전경을 담은 항공 뷰 영상

신축 아파트 단지 사이로 자리 잡은 41년 된 구옥은 예비 부부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되었습니다.


과거 1층 세입자와 2층 주인 세대가 분리되어 외부에 계단이 있던 독특한 구조의 집이었는데요. 부부는 이 집을 통째로 신혼집으로 쓰기 위해 과감히 외부 계단을 철거하고 내부 계단을 신설했습니다. 공중에 덩그러니 남은 외부 계단의 흔적은 비를 피할 수 있는 처마로 재탄생시키는 등, 옛집이 가진 독특한 구조를 영리하게 재해석해 냈습니다.

2. '아파트 기본값' 시대에 던지는 따뜻한 화두

요즘 젊은 세대에게 결혼과 동시에 아파트 전세를 구하는 것은 당연한 공식처럼 여겨집니다. 하지만 억 소리 나는 집값은 출발점에 선 청년들에게도,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에게도 커다란 마음의 짐이 되기 일쑤죠. 이러한 시대에 두 사람이 선택한 구옥 리모델링은 정말 신선하고도 대견한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드론으로 내려다본 주택가 전경과 리모델링을 마친 하얀색 2층 구옥의 모습

아파트 전세 대신 2억 원대 구옥을 매입해 직접 고쳐 쓰는 방식으로 자립의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인근 아파트 전세 시세가 무려 4~5억 원을 호가하는 상황에서, 부부는 그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온전한 '자가'를 마련했습니다. 남이 만들어 놓은 기성품 같은 공간에 자신을 맞추는 대신, 비록 낡고 불편할지언정 자신들의 삶과 취향에 맞게 공간을 직접 개척해 나가는 방식을 선택한 것입니다.

3. 오스트리아 유학파 청년이 막노동판으로 뛰어든 이유

이 야무진 집 고치기의 비결은 신랑 신우 씨의 고단했던 인생 역정 속에 숨어 있습니다. 원래 오스트리아에서 클래식 작곡을 공부하던 유학파였던 신우 씨는 건축업을 하던 아버지의 사업이 갑자기 어려워지면서 꿈을 접고 귀국해야만 했습니다. 집안의 생계를 돕기 위해 그가 선택한 곳은 다름 아닌 인력사무소였습니다.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는 깔끔한 인테리어의 방 내부와 붙박이장, 스탠드 조명.

부모의 도움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궈낸 공간은 두 사람의 취향과 정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신우 씨는 2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막노동 판에 나가 구슬땀을 흘리며 시공 기술을 밑바닥부터 몸으로 익혔습니다. 철저하고 성실한 성격 덕분에 빠르게 자리를 잡은 그는 결국 자신만의 인테리어 시공 업체를 차리기에 이르렀죠. 당시 직장 동료이자 디자이너였던 예비 신부 주영 씨와 함께 '썸'을 타며 이 집을 디자인하고 고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평생의 동반자가 되기로 약속했답니다. 고된 노동의 시간이 인생의 가장 소중한 디딤돌이 되어준 셈입니다.

4. 1층은 할머니의 추억, 2층은 모던한 신혼 공간으로

부부의 손길로 다시 태어난 집은 층마다 전혀 다른 반전 매력을 품고 있습니다. 1층 문을 열면 원목의 질감과 낮은 조도가 돋보이는 80년대 풍 거실이 펼쳐집니다. 어린 시절 맞벌이 부모님을 대신해 자신을 업어 키워주신 외할머니의 집을 그리워하며 신우 씨가 직접 연출한 따뜻한 추억의 공간입니다.


창문이 있던 자리에 매립형 수납장과 작업 공간이 마련된 실내 모습

기존 창문 자리를 활용해 만든 아늑한 수납 공간과 작업실이 집의 효율성을 더해줍니다.


반면 내부 계단을 통해 올라간 2층은 눈이 부실 정도로 화사하고 모던한 요즘 신혼집의 정석을 보여줍니다. 특히 리모델링의 가장 큰 장애물로 여겨지는 십자 모양의 '내력벽'을 철거하는 대신, 벽 뒤편에 자전거 등 지저분한 물건들을 숨겨두는 수납공간이자 침실을 아늑하게 감싸는 디자인 요소로 훌륭하게 승화시켰습니다.


한 남성이 40년 된 구옥의 붉은 벽돌 벽을 가리키며 옆에 있는 중년 남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40년의 세월이 깃든 벽돌 벽은 집의 역사를 간직한 채 미래를 위한 고민의 공간으로 남겨두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이 집이 아직 미완성이라는 사실입니다. 공사를 진행하다가 자금이 그야말로 똑 떨어지는 바람에 베란다와 지하실은 손도 대지 못한 채 옛 모습 그대로 멈춰 있습니다. 하지만 부부는 조급해하지 않습니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단번에 완벽한 집을 만들기보다, 살아가면서 자신들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채워나가는 것이 진짜 행복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5. '완성'보다 값진 '가꾸어 가는 재미'를 선택한 삶

"너희가 50대까지 공부를 하겠다면 지원해 주겠지만, 20대부터 자립하겠다면 단돈 1원도 지원해 줄 수 없다"는 부모님의 엄격하고도 단단한 교육 철학 아래 자란 신우 씨. 그는 벌써부터 먼 훗날 자녀에게 이 집을 물려주는 대신, 자신들의 노후를 위해 주택연금으로 활용하겠다는 야무진 계획까지 세워두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완성된 집에서 삶을 시작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흘린 구슬땀으로 낡은 벽돌을 닦아내고 공간을 일궈낸 이 젊은 부부는, 비록 몸은 고단했을지언정 그 어떤 신혼부부보다 단단한 마음의 성을 가졌습니다. 서로가 있기에 삶의 무거운 짐도 기꺼이 나누어 짊어질 준비가 되어 있는 두 사람의 앞날에 따뜻한 응원을 보냅니다.


FAQ

구옥을 매입한 가격과 주변 아파트 시세는 얼마나 차이가 나나요?

부부는 41년 된 구옥을 2억 7천만 원에 매입했습니다. 당시 인근 아파트 전세 시세가 4~5억 원 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아파트 전세 자금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온전한 내 집을 마련한 셈입니다.

인테리어 설계나 시공을 직접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예비 신랑 이신우 씨는 과거 집안 형편이 어려워졌을 때 2년간 막노동을 하며 다진 현장 시공 기술을 가지고 있었고, 예비 신부 이주영 씨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출신입니다. 두 사람의 전문적인 기술과 감각이 합쳐져 별도의 설계비 없이 높은 완성도의 리모델링이 가능했습니다.

예산 부족으로 완성하지 못한 공간들은 앞으로 어떻게 되나요?

현재 베란다와 지하실은 자금이 부족해 공사를 진행하지 못한 미완성 상태입니다. 부부는 부모님의 추가적인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결혼 후 함께 생활하며 돈을 모아 자신들만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직접 완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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