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방어진의 80톤 저인망 어선이 혹한의 날씨와 조업 실패를 딛고 25년 조업 일지를 바탕으로 극적인 만선을 일궈냈습니다.
- 수심 150m의 대륙붕 지형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7명의 선원들이 1인 다역을 소화하며 흘린 땀방울이 식탁 위 가자미의 진정한 가치를 만듭니다.
-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쉴 틈 없이 얼음을 싣고 재출항하는 이들의 묵묵한 삶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과 여운을 남깁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어오는 울산 방어진항, 그곳에서 80톤 대형 저인망 어선이 거친 파도를 헤치며 극적인 만선의 기적을 일구어냈습니다. 연이은 조업 실패의 무거운 침묵을 깨고, 25년 동안 축적된 조업 일지의 지혜와 선원들의 끈질긴 정성으로 어창을 가득 채운 바다 사나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지금 바다에서 일어난 일
겨울 바다는 결코 쉽게 풍요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울산 방어진항을 출발한 배는 두 시간여를 달려 가자미 황금 어장에 도착했지만, 처음 몇 번의 투망과 양망은 그야말로 참담한 실패였습니다. 그물 속에는 가자미 대신 버려진 통발과 쓰레기만 가득했고, 선원들의 얼굴에는 짙은 그늘이 드리웠죠. 하지만 씁쓸함도 잠시, 윤복수 선장과 선원들은 좌절하지 않고 다시 한번 그물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찾아온 대반전의 순간, 배전이 기우뚱할 정도로 묵직한 그물이 올라왔습니다. 자루 한가득 빼곡하게 들어찬 가자미 떼는 그동안의 고단함을 단숨에 날려버리기에 충분했습니다.
거듭된 조업 실패 끝에 마침내 그물 가득 가자미가 올라오며 만선의 기쁨을 맞이했습니다.
이 땀방울이 우리에게 전하는 의미
우리가 식탁에서 흔히 마주하는 가자미 한 마리에는, 이렇듯 바다 위에서 청춘을 바친 이들의 눈물겨운 구슬땀이 서려 있습니다. 성장 속도가 느려 양식이 불가능한 가자미는 오직 자연이 허락한 깊은 바다에서 직접 손으로 잡아 올려야만 합니다. 혹한의 모진 바람과 십여 미터 높이로 요동치는 파도 속에서, 목숨을 걸고 그물을 당기는 과정은 그야말로 극한의 연속입니다. 뽀얗게 우러난 따뜻한 가자미 미역국 한 그릇으로 얼어붙은 몸을 녹이며 다시 일어서는 선원들의 모습은, 편안한 일상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노동이 가진 본질적인 숭고함과 정성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만선을 이끈 숨은 동력
도대체 이 극적인 반전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윤복수 선장이 지난 25년간 매일같이 기록해 온 '조업 일지'의 힘이었습니다. 음파 탐지기조차 꿰뚫어 보지 못하는 바닥 층 가자미의 움직임을, 선장은 오랜 세월의 기록과 노하우로 예측해 낸 것이죠. 여기에 수심 150m 안팎의 완만한 대륙붕 지형과 부드러운 펄이 깔린 울산 앞바다의 천혜의 서식 환경이 더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선장을 믿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7명의 정예 선원들의 완벽한 팀워크가 없었다면, 이 거대한 그물을 끌어 올리는 일은 결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25년 동안 꼼꼼히 기록해 온 조업 일지는 거친 바다에서 만선의 기적을 일구어내는 든든한 나침반이 됩니다.
바다 사나이들의 치열한 일상과 실무
만선의 기쁨도 잠시, 배 위에서는 곧바로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됩니다. 성미 급한 가자미는 물 밖으로 나오면 금방 죽어버리기 때문에, 선원들은 허리 한번 펼 새 없이 크기별로 가자미를 선별해 얼음 창고에 넣어야 합니다. 1인 다역을 소화하며 거친 바다와 사투를 벌이는 이들에게 여유란 사치에 가깝습니다. 항구에 도착해 이틀 동안 잡은 약 1,700만 원 상당의 가자미를 모두 내려놓은 후에도 그들의 일과는 끝나지 않습니다. 몸을 씻을 시간조차 부족해 주방에서 급히 머리를 감고, 또다시 1톤이 넘는 얼음을 가득 채우며 다음 조업을 준비합니다.
만선의 기쁨도 잠시,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선별 작업은 바다 사나이들의 일상입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다음 여정
내일부터 날씨가 나빠진다는 예보에, 선원들은 땅 한번 제대로 밟아보지 못하고 곧바로 어두운 밤바다로 다시 뱃머리를 돌립니다. 바다가 허락하는 짧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고단한 몸을 이끌고 또다시 파도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죠. "건강이 허락하고 바다가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배를 탈 것"이라는 선장의 무덤덤한 고백 속에는,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깊은 인생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거친 풍랑 속에서도 결코 희망을 잃지 않는 방어진 사나이들의 위대한 항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당신에게도 이들처럼 거친 세상의 파도를 헤쳐 나갈 든든한 조업 일지가 준비되어 있나요?
FAQ
울산 앞바다가 가자미 황금 어장으로 불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울산 앞바다는 수심 150m 안팎의 완만한 대륙붕 지형이 드넓게 펼쳐져 있으며, 암반층 위에 진흙과 모래(펄)가 쌓여 있어 바닥 층에 서식하는 가자미들이 살아가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자미는 왜 양식을 하지 않고 직접 바다에서 잡아야 하나요?
가자미는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상업적인 양식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신선하고 맛 좋은 가자미를 얻기 위해서는 어부들이 심해를 찾아다니며 직접 포획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외리 저인망 조업 방식이란 무엇인가요?
한 척의 배로 부표를 던져 기준점을 잡은 뒤, 마름모 형태로 어장을 한 바퀴 돌며 아파트 15층 높이에 달하는 거대한 자루 그물과 3.5km가 넘는 밧줄을 끌어 바닥 층의 물고기를 포획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조업 방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