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nel_banner
  • 겨울철 황금 어장인 울산 방어진 앞바다에서 80톤 대형 저인망 어선이 펼치는 치열한 가자미 조업 현장을 밀착 취재했습니다.
  • 연이은 허탕 속에서도 베테랑 선장의 25년 조업 일지와 완벽한 조류 타이밍으로 마침내 어창을 가득 채우는 만선의 기적을 일궈냈습니다.
  • 갓 잡은 가자미의 싱싱함을 지키기 위한 일사불란한 선별 작업과, 숨 돌릴 틈 없이 다시 바다로 향하는 뱃사람들의 숭고한 삶을 전합니다.

찬 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겨울의 길목, 동해의 거친 파도를 뚫고 나가는 80톤 대형 저인망 어선이 있습니다. 국내 최대의 가자미 항구인 울산 방어진항에서 출발한 이 배는 오직 겨울철 최고의 별미인 가자미를 찾아 눈물겨운 사투를 벌입니다. 끝없는 실패 속에서도 묵묵히 그물을 던지는 뱃사람들의 뜨거운 땀방울과, 마침내 어창을 가득 채운 기적 같은 만선의 순간을 전합니다.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사투, 방어진 가자미 조업 현장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울산 방어진항은 제철을 맞은 가자미로 그야말로 활기가 넘쳐납니다. 살이 통통하게 차오른 가자미를 잡기 위해 윤복수 선장이 이끄는 80톤 규모의 대형 외끌이 저인망 어선이 망망대해로 출항합니다. 하지만 바다는 그리 쉽게 풍요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수십 미터 높이의 파도와 싸우며 길이 3.5km가 넘는 거대한 그물을 바다 밑바닥까지 내렸다가 끌어 올리는 양망 작업은 고된 노동의 연속입니다.

첫 투망과 양망에 걸리는 시간은 무려 두 시간. 하지만 기대를 가득 품고 끌어 올린 그물 속에는 버려진 폐통발과 쓰레기만 가득할 뿐, 가자미는 고작 몇 마리에 불과합니다. 선원들의 얼굴에는 짙은 아쉬움과 실망감이 번집니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 온몸이 얼어붙는 고통을 견디며 일한 결과가 허탕으로 돌아올 때, 선상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흐릅니다. 하지만 좌절하고 있을 시간조차 없습니다. 바다 위에서의 하루는 1분 1초가 곧 생존이기 때문입니다.

밥상의 친숙한 별미 가자미, 왜 이토록 잡기 힘들까요?

우리는 흔히 마트나 시장에서 가자미를 쉽게 만나지만, 우리 밥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험난합니다. 가자미는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린 편이라 양식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가자미는 수심 깊은 바다에서 직접 그물로 잡아 올려야 하는 100% 자연산입니다.

특히 동해안, 그중에서도 울산 앞바다는 가자미 서식의 최적지로 손꼽힙니다. 수심 150m 안팎의 완만한 대륙붕 지형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암반층 위에 고운 진흙과 모래가 쌓여 있어 바닥층에 붙어 사는 가자미들에게는 그야말로 천혜의 요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넓고 깊은 바다 밑바닥에서 보이지 않는 물고기 떼를 찾아내 그물을 정확히 안착시키는 것은 오롯이 선장의 오랜 경험과 직관에 기댈 수밖에 없는 고독한 작업입니다.

베테랑 선장의 25년 조업 일지와 바다의 타이밍

연이은 조업 실패로 선원들의 사기가 떨어졌을 때, 경력 45년의 베테랑 윤복수 선장은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듭니다. 바로 지난 25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조업 현황과 바다 상태를 세세하게 기록해 온 낡은 조업 일지입니다. 선장은 빛바랜 일지 속에서 과거 같은 시기, 같은 날씨에 가자미가 쏟아져 나왔던 회심의 포인트를 찾아내 배의 키를 돌립니다.


선실 안에서 조업 일지를 보여주며 이야기하는 중년 남성 선장의 모습

25년 동안 바다를 누비며 쌓아온 선장의 꼼꼼한 기록이 만선을 향한 비장의 무기가 됩니다.


선장의 예측과 바다의 조류 타이밍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순간, 기적이 일어납니다. 다시 끌어 올린 그물 자루가 묵직하게 부풀어 올라 배전이 기우뚱할 정도입니다. 그물 안을 가득 채운 은빛 가자미 떼가 갑판 위로 쏟아져 내리자, 선원들의 얼굴에는 마침내 환한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묵묵히 기다려온 자들만이 맛볼 수 있는 눈물겨운 만선의 기쁨입니다.


바다 위에서 어선이 가자미가 가득 담긴 초록색 그물을 끌어 올리는 모습

수차례의 허탕 끝에 마침내 그물 가득 올라온 가자미 떼가 선원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줍니다.


쉼 없이 움직이는 구슬땀, 일사불란한 선원들의 협동

만선의 기쁨도 잠시, 갑판 위는 다시 한번 숨 가쁜 전쟁터로 변합니다. 물 밖으로 나온 가자미는 성미가 급해 금방 죽어버리기 때문에,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1분 1초를 다투는 선별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일곱 명의 선원은 갑판장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가자미를 종류별로 나누고, 크기에 따라 대·중·소로 빠르게 분류합니다.


어선 갑판 위에서 작업복을 입은 선원이 고기를 분류하고 있는 모습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선별 작업은 자연산 가자미를 밥상까지 올리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분류가 끝난 가자미는 곧바로 영하의 어창으로 옮겨져 무려 1톤이 넘는 얼음과 함께 겹겹이 쌓이는 '빙장' 과정을 거칩니다. 이 차갑고 좁은 냉동 창고 안에서의 작업은 뼈가 시릴 정도로 고단하지만, 차곡차곡 쌓여가는 가자미 상자를 바라보는 선원들의 이마에는 보람찬 구슬땀이 흐릅니다. 끈끈한 팀워크와 정성 어린 손길이 있어야만 비로소 싱싱한 겨울 가자미가 온전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만선의 기쁨을 뒤로하고 다시 거친 바다로

이틀간의 치열한 사투 끝에 800여 상자의 가자미를 가득 싣고 방어진항으로 돌아온 배는 무려 1,600만~1,700만 원에 달하는 값진 결실을 봅니다. 그러나 만선의 달콤한 휴식은 그들에게 허락되지 않습니다. 내일부터 기상이 악화된다는 예보가 들려오자, 선원들은 땅 한 번 제대로 밟아보지 못한 채 다시 출항을 준비합니다.

윤선장은 조업 중에는 선장실을 비울 수 없어 사흘 만에 주방에서 끓인 따뜻한 물로 겨우 머리를 감고, 선원들은 어창에 다시 얼음을 가득 채워 넣습니다. 거친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가족을 위해 불편함과 고단함을 기꺼이 감수하는 이들의 숭고한 노동이 있기에 우리의 겨울 밥상이 더욱 풍성해지는 것은 아닐까요? 끝없는 바다를 향해 또다시 뱃고동을 울리며 나아가는 방어진 사나이들의 앞날에 따뜻한 응원을 보냅니다.


FAQ

울산 앞바다가 가자미 황금 어장으로 불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울산 앞바다는 수심 150m 안팎의 완만한 대륙붕 지형이 넓게 펼쳐져 있고, 암반층 위에 진흙과 모래가 쌓여 있어 바닥층에 서식하는 가자미가 살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자미는 왜 양식을 하지 않고 자연산으로만 잡나요?

가자미는 성장 속도가 매우 느려서 양식하기에 경제성이 떨어집니다. 이 때문에 깊은 바다를 찾아다니며 직접 그물로 잡는 자연산 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잡은 가자미를 항구로 가져갈 때 가장 중요한 작업은 무엇인가요?

가자미는 물 밖으로 나오면 금방 죽기 때문에, 신속하게 크기와 종류별로 선별한 뒤 얼음창고에 넣어 차갑게 보관(빙장)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야 신선도를 유지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원본 영상 보기

# 가자미
# 겨울제철생선
# 극한직업
# 다큐멘터리
# 만선
# 바닷가사람들
# 방어진항
# 울산앞바다
# 윤복수선장
# 저인망어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