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의 국민 스포츠 무에타이의 화려함 이면에는 하루 14시간의 극한 훈련을 견뎌내는 선수들의 땀방울이 있습니다.
- 18세 소년 윗싸노는 혹독한 체중 조절과 부상의 고통 속에서도 가족의 생계와 챔피언이라는 꿈을 위해 기꺼이 링에 오릅니다.
-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어 마신 물보다 더 많은 땀을 흘려야만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그들의 고단하지만 빛나는 삶의 철학을 들여다봅니다.

낮의 푸껫이 여유와 낭만이 넘치는 곳이라면, 밤의 푸껫은 그야말로 강렬하고 남성적인 매력으로 가득합니다. 수많은 이들이 밤잠을 포기하면서까지 열광하는 태국의 전통 무술, 무에타이 덕분이죠. 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무에타이는 손과 발, 무릎, 팔꿈치 등 전신을 사용하는 원초적이고 매력적인 스포츠입니다. 하지만 관광객들의 환호성이 쏟아지는 화려한 경기장 너머, 온몸을 무기로 삼아 스스로를 단련하는 선수들의 진짜 일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화려한 링 뒤에 감춰진 파이터들의 치열한 땀방울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맨몸으로 부딪치는 하루 14시간의 구슬땀
어떠한 보호 장비도 없이 오로지 맨몸으로 부딪쳐야 하는 무에타이 선수들. 이들이 링 위에서 버티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훈련량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푸껫의 한 무에타이 캠프에서는 6살 꼬마부터 20년 경력의 베테랑까지 모여 형제처럼 합숙하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머리 부상이나 뼈가 부러지는 위험을 안고 살아가지만,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일 실전 같은 강도 높은 훈련을 반복합니다.
화려한 경기장 뒤편에서 매일 14시간씩 이어지는 고된 훈련은 선수들이 링 위에서 버틸 수 있는 유일한 힘입니다.
무려 하루 14시간. 새벽 6시 반부터 시작되는 훈련은 32도까지 치솟는 뙤약볕 아래서 10km를 달리는 것으로 출발합니다. 지열과 자동차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도로를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달리고 나면 온몸은 이미 땀으로 범벅이 되죠. 곧이어 자신의 체중과 맞먹는 타이어를 끌고, 극한의 고통 속에서 줄넘기와 스파링을 이어갑니다. 20대 중반이면 노장 소리를 듣고 은퇴를 고민해야 할 만큼 선수 생명이 짧기에,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뼈를 깎는 고통을 기꺼이 견뎌냅니다.
달걀 두 개로 버티는 고단한 시간, 그들이 달리는 이유
이토록 가혹한 훈련을 버티게 하는 비결은 뭘까요? 올해 18살, 8년 차 경력을 자랑하는 윗싸노 선수의 하루를 보면 그 해답을 엿볼 수 있습니다. 70승 20패라는 놀라운 승률을 자랑하는 그는 캠프의 기대주입니다. 하지만 대회를 앞둔 그의 밥상은 눈물나게 초라합니다. 단 1g의 오차로도 출전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기에, 하루 종일 훈련을 소화하고도 그에게 허락된 음식은 우유 한 팩과 달걀 두 개가 전부랍니다.
규칙을 어긴 선수에게 엄격한 잣대를 대는 코치의 모습에서 합숙 훈련의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동료 선수 세 명의 집중 공격을 버텨내고, 옆구리에 통증이 찾아와도 아프다는 내색조차 할 수 없습니다. 병원 대신 트레이너의 거친 마사지로 뭉친 근육을 풀며 다시 링에 오를 준비를 하죠. 어릴 적부터 무에타이가 그저 좋아서 시작했다는 윗싸노. 그의 헌신 덕분에 8년 새 파이트머니는 무려 50배나 뛰어올랐습니다. 고단한 훈련을 견디는 이유는 단순명료합니다. 바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챔피언이라는 꿈에 닿기 위해서입니다.
살얼음판 같은 링 위, 피와 땀으로 증명하는 시간
드디어 방콕에서 열리는 전국 규모의 대회가 밝았습니다. 12시간을 버스에 시달려 도착하자마자 여독을 풀 새도 없이 체중 측정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링에 오를 자격이 주어집니다. 경기장 대기실은 숨 막히는 긴장감으로 가득합니다. 누구도 섣불리 입을 열지 않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상대를 견제하죠.
선수들의 기량을 세심하게 살피며 훈련을 지도하는 베테랑 코치의 모습입니다.
경기에 앞서 두 선수는 '와이 크루'라는 무에타이 특유의 의식을 치릅니다. 신과 국왕, 그리고 부모와 스승에게 존경을 표하는 이 성스러운 몸짓이 끝나면, 3분씩 5라운드, 총 15분의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승부가 펼쳐집니다. 윗싸노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복싱 챔피언 출신인 노련한 상대를 맞아 흔들림 없이 평정심을 유지합니다. 상대의 빈틈을 파고드는 주특기인 무릎 공격과 회심의 팔꿈치 타격이 잇따라 적중하고, 마침내 판정승을 거머쥡니다. 악조건 속에서 쟁취한 71번째 승리의 순간, 그간의 굶주림과 통증은 눈 녹듯 사라집니다.
거친 주먹을 내려놓고 마주한 따뜻한 집밥
대회를 마치고 일 년에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귀한 휴가를 얻은 윗싸노가 고향 집을 찾습니다. 푸껫에서도 배와 오토바이를 갈아타고 한참을 들어가야 닿는 작은 마을. 링 위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파이터였지만, 집 마당에 들어서는 순간 그는 그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아들이 됩니다.
선수들의 부상과 피로를 세심하게 돌보는 트레이너의 헌신이 훈련의 고단함을 덜어줍니다.
어머니는 금의환향한 아들을 위해 정성 가득한 생선구이 한 상을 차려냅니다. 맞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파 단 한 번도 아들의 경기를 보지 못했다는 어머니. 상금으로 받은 13,000바트(약 40만 원)를 고스란히 어머니 손에 쥐여주는 아들을 보며 기특함과 안쓰러움이 교차합니다. 똑같은 반찬이라도 가족과 함께 먹는 집밥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든든한 위로가 됩니다.
마신 물보다 흘린 땀이 많아야 비로소 열리는 길
가족과의 짧고 따뜻한 해후를 뒤로하고, 윗싸노는 다시 짐을 쌉니다. 매일같이 새로운 승자가 탄생하는 무에타이의 세계에서 최고의 자리를 지키려면 어제의 영광은 빨리 잊어야 하니까요. 캠프에는 여전히 제2의 윗싸노를 꿈꾸는 15살 소년도, 아들의 응원을 받으며 링에 오르는 33살의 노장 선수도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챔피언이라는 꿈을 향해 매일 고된 훈련을 견뎌내는 선수들의 진심이 느껴집니다.
마신 물보다 흘린 땀의 양이 많아야만 비로소 무에타이 선수가 될 수 있다고 그들은 덤덤히 말합니다. 쉽고 빠른 길을 찾기보다, 정직하게 몸을 부딪쳐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해 내는 사람들. 오늘의 안락함을 기꺼이 포기하고 묵묵히 샌드백을 두드리는 이 파이터들이야말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진정한 챔피언이 아닐까요? 당신의 삶에도 이토록 치열하게 땀 흘려본 가슴 뜨거운 순간이 있는지 묻고 싶어집니다.
FAQ
무에타이 선수들의 하루 훈련량은 어느 정도인가요?
선수들은 하루 평균 14시간의 고강도 훈련을 소화합니다. 새벽부터 10km 달리기, 타이어 끌기, 줄넘기, 타격 및 스파링 연습 등을 특별한 보호 장비 없이 맨몸으로 진행하며 신체를 단련합니다.
선수들은 대회를 앞두고 체중 조절을 어떻게 하나요?
단 1g의 오차로도 출전 자격이 박탈될 수 있기 때문에 극한의 다이어트를 합니다. 극심한 훈련을 소화하면서도 대회 직전에는 물 섭취를 제한하고, 하루에 우유와 달걀 2개 정도로만 최소한의 열량을 보충합니다.
경기 전 치르는 '와이 크루' 의식은 무엇인가요?
무에타이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치르는 고유의 의식입니다. 신과 국왕, 그리고 부모와 스승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성스러운 절차로, 무에타이의 깊은 정신적 전통을 보여줍니다.
무에타이 선수들의 선수 생명은 왜 짧은가요?
보호 장비 없이 전신을 사용하여 타격하는 격렬한 스포츠의 특성상 부상 위험이 높고 신체 소모가 극심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10살 이전에 운동을 시작해 20대 중반이면 은퇴를 고려할 만큼 선수 생명이 짧은 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