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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개월간 태평양을 누빈 참치잡이 원양어선이 15억 원어치, 총 260톤의 귀한 참치를 싣고 부산항에 도착했습니다.
  • 참치의 신선도를 위해 영하 60도로 유지되는 냉동 어창에서 하역사들은 겹겹이 방한복을 입고 극한의 추위와 맞서 싸웁니다.
  • 평균 40kg가 넘는 참치를 맨손으로 운반하는 이들의 험난한 노동 덕분에 비로소 신선한 참치가 우리의 식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아침 일찍 부산 감천항, 고즈넉한 바다 위로 거대한 배 한 척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무려 22개월, 645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태평양의 거친 파도와 싸워온 450톤급 참치잡이 원양어선입니다. 오랜 조업을 마치고 드디어 한국 땅을 밟은 선원들, 그리고 이 배가 품고 온 어마어마한 보물을 맞이하기 위해 항구는 이내 분주해지죠. 우리가 무심코 즐기던 참치 한 점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과연 어떤 고단한 과정이 숨어있을까요?

22개월의 기다림 끝에 마주한 15억 원의 결실

배가 항구에 닿자마자 2년 가까이 땅을 밟지 못했던 선원들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합니다. 육지 생활에 아직 적응을 못 하겠다며 멋쩍게 웃는 선원의 말 속에는 그간의 고단함과 가족을 향한 그리움이 묻어납니다. 이들이 태평양 한가운데서 낚시로 묵묵히 끌어올린 참치는 무려 260톤. 금액으로 환산하면 14억 원에서 15억 원에 달하는 그야말로 '금치'입니다.

수십 개월 바다와 싸우며 얻어낸 이 값진 결실은 선수와 급속 냉동실, 그리고 중앙 어창에 나뉘어 보관되어 있습니다. 선원들의 오랜 사투는 끝났지만, 육지에 도착함과 동시에 이 거대한 보물을 뭍으로 꺼내기 위한 하역사들의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됩니다. 과연 이 수백 톤의 참치들은 어떻게 밖으로 나오게 될까요?

영하 60도의 굳게 닫힌 문, 신선도를 향한 집념

선원들이 하선하자마자 갑판 위 하역사들의 발걸음이 바빠집니다. 드디어 냉동 어창의 봉인이 해제되는 순간이죠. 그런데 이때, 어창의 문이 열리자마자 뿜어져 나오는 냉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무려 다섯 겹의 문으로 단단히 밀폐되어 있던 이 공간의 온도는 영하 60도입니다. 일반인은 단 5분도 버티기 힘든 상상 불가의 강추위죠.


영하 60도의 초저온 상태로 급속 냉동되어 하얗게 성에가 낀 거대한 참치의 입 부분.

영하 60도의 극한 환경에서 신선함을 유지한 채 보관된 참치는 긴 항해 끝에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옵니다.


이렇게 극단적인 온도를 유지하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참치의 생명인 '신선도' 때문이랍니다. 갓 잡은 참치의 내장과 피를 제거한 뒤 초저온 상태로 급속 냉동해야만 우리가 아는 그 신선한 횟감용 참치가 완성되는 것이죠. 냉기가 조금이라도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이 철저한 조치는, 자연의 귀한 식재료를 온전히 지켜내려는 사람들의 묵묵한 정성입니다.

40kg 참치와의 씨름, 혹한을 녹이는 구슬땀

어창 문이 열리면 하역사들은 본격적으로 몸을 던질 준비를 합니다. 영하 60도의 냉동창고 안은 그야말로 극한의 작업 환경입니다. 체온 유지를 위해 옷을 겹겹이 껴입는 것은 기본이죠. 양말을 네 켤레나 신고 두꺼운 방한화를 신어도 발이 시리다는 하역사의 덤덤한 목소리에는, 동상을 막기 위한 고단한 노력이 숨어있습니다.


영하의 냉동 어창 작업에 대비해 두꺼운 방한화를 여러 겹 신은 작업자의 다리 모습

영하 60도의 혹한을 견디기 위해 겹겹이 껴 신은 방한화는 참치 하역사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존 장비입니다.


꽁꽁 언 참치의 평균 무게는 40kg 이상. 좁은 입구 탓에 초기 작업은 크레인조차 쓸 수 없어 하역사들이 직접 맨손으로 이 무거운 참치들을 끄집어내야 합니다. 발밑은 미끄럽고, 언제 참치 더미가 무너져 다리를 덮칠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 하지만 이들은 묵묵히 밑에서 일할 동료들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무거운 참치와 씨름하며 구슬땀을 흘립니다.

누군가의 수고로움이 만들어낸 식탁 위의 여유

어느 정도 참치를 걷어낸 하역사들의 손에 굵은 밧줄이 들려있습니다. 좁은 공간을 확보한 뒤부터는 본격적으로 참치에 밧줄을 묶어 크레인으로 쉴 새 없이 뭍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이 이어지겠죠. 돌덩이처럼 단단하게 얼어붙은 참치를 크기별로 분류하고, 톱과 칼이 오가는 가공 공장으로 보내는 과정 역시 결코 만만치 않은 험난한 여정입니다.


노란 안전모와 방한 마스크를 착용한 하역사가 참치 하역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영하 60도의 냉동 어창에서 참치를 꺼내기 위해 하역사들이 치열한 사전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 혹시 참치 한 점을 드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부드럽고 기름진 참치의 맛 뒤에는,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거친 바다를 누빈 선원들의 인내와 영하 60도의 혹한 속에서도 묵묵히 땀방울을 흘린 하역사들의 든든한 수고가 담겨있습니다. 빠르고 쉽게 얻어지는 것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이토록 깊은 정성과 노동의 가치가 담긴 음식은 우리에게 더 큰 따뜻함을 전해줍니다.


FAQ

원양어선이 한 번 출항하면 조업 기간은 얼마나 되나요?

보통 한 번 출항하면 태평양 등지에서 약 2년(약 21~22개월) 가까이 조업을 진행한 뒤 귀항합니다.

냉동 어창의 온도를 영하 60도로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갓 잡은 참치의 내장과 피를 제거한 뒤 초저온으로 급속 냉동해야만 횟감용 참치의 핵심인 신선도를 완벽하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치 하역 작업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평균 40kg 이상의 꽁꽁 언 참치를 좁은 어창에서 하역사들이 직접 맨손으로 옮겨 공간을 확보한 뒤, 밧줄과 크레인을 이용해 지상으로 끌어올립니다. 이 과정은 영하 60도의 극한 환경에서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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