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00만 년 동안 포유류 포식자 없이 진화한 뉴질랜드의 고유 생태계는 인간의 상륙과 함께 급격히 파괴되었습니다.
- 특히 캠벨 섬은 인간의 배를 타고 온 쥐 50만 마리에 점령당했으나, 200만 달러를 투입한 헬기 미끼 살포 작전으로 생태계를 회복했습니다.
- 다시 숲이 우거지고 알바트로스가 돌아온 진풍경은, 자연의 질서를 존중할 때 비로소 위대한 회복력이 발휘된다는 묵직한 교훈을 남깁니다.

인간의 발길이 닿기 전, 8,000만 년 동안 고립되었던 뉴질랜드는 그야말로 새들의 평화로운 낙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상륙하고 들여온 외래종으로 인해 수천만 년을 이어온 생태계는 순식간에 파괴되고 말았죠. 훼손된 자연을 되살리기 위해 뉴질랜드 정부는 무려 200만 달러를 투입해 쥐 떼를 박멸하는 치열한 복원 작전을 펼쳤습니다. 과연 텅 빈 섬에 다시 생명력이 깃들 수 있을까요? 파괴와 복원의 뼈아픈 과정을 거쳐 마침내 거대한 알바트로스가 돌아오기까지, 그 눈물나게 경이로운 생태계 복원의 현장으로 갑니다.
8,000만 년의 고립이 만든 낙원, 어떻게 무너졌을까요?
가장 가까운 대륙인 호주와도 1,600km나 떨어져 태평양 한가운데 고립된 땅. 인간의 발길이 닿기 전 뉴질랜드는 어떤 모습일까요? 천적인 육식 포유류나 뱀이 전혀 없었기에, 이곳의 주인은 자유롭게 바다를 건너온 새들이었습니다. 생존을 위협하는 포식자가 없으니 새들은 굳이 하늘을 날 필요가 없었죠. 그렇게 타카헤나 모아처럼 날개가 퇴화한 고유종 새들이 평화롭게 숲을 거닐며 살아왔답니다.
두 개의 지각판이 충돌하며 솟아오른 서던 알프스 산맥은 오랜 빙하기를 거치며 지금의 웅장한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평화로운 낙원에 인간이 등장하면서 끔찍한 비극이 시작됩니다. 약 1,000년 전 마오리족이 정착하면서, 키가 최고 3m에 달하고 알 하나가 계란 40개와 맞먹던 거대 새 '모아'는 불과 몇 백 년 만에 멸종되고 말았습니다. 17세기 이후 유럽인들이 들어오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졌죠. 숲은 농장으로 파괴되었고, 인간과 함께 들어온 개, 고양이, 쥐 같은 포식자들은 날지 못하는 새들의 서식지를 가차 없이 짓밟았습니다. 8,000만 년의 고립이 지켜온 생태계가 인간의 욕심 앞에 허무하게 무너져 내린 것입니다.
생태계를 덮친 50만 마리의 불청객, 캠벨 섬의 위기
뉴질랜드 영토 중에서도 사람의 발길이 가장 닿기 힘든 남극해 연안의 캠벨 섬으로 가봅니다. 1년 중 300일이나 비바람이 치는 극한의 땅이지만, 이곳은 원래 남극 연안 생태계의 든든한 보고였습니다. 대체 이 척박하고 외딴섬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천적이 없던 고립된 섬에서 평화롭게 번식하며 대를 이어온 새들의 낙원입니다.
1807년, 섬에 닻을 내린 인간의 배를 타고 야생 쥐(들쥐)들이 상륙했습니다. 천적이 없는 섬에서 쥐의 개체 수는 무려 50만 마리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 배고픈 불청객들은 토종 작은 새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고, 식물과 씨앗까지 남김없이 먹어치웠습니다. 게다가 인간이 목축을 위해 들여온 양 떼까지 더해져, 캠벨 섬의 푸르던 초원과 숲은 생명력을 잃고 황폐한 땅으로 변해버렸습니다.
200만 달러를 투입한 대규모 쥐 떼 박멸 작전
자연을 훼손하는 것은 순식간이었지만, 이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구슬땀 어린 엄청난 수고가 필요했습니다. 1994년 마침내 섬에 방목되던 양과 소를 모두 몰아낸 후, 2001년에는 골칫거리인 들쥐를 완전히 뿌리 뽑기 위한 대대적인 작전이 시작됩니다.
다섯 대의 헬리콥터가 동원되어 섬 전역에 무려 120톤의 미끼를 쏟아붓는 유례없는 박멸 작전이 펼쳐졌습니다. 이 작전에 투입된 비용만 자그마치 200만 달러. 쉽고 빠르게 자연을 착취했던 과거를 반성하며, 기꺼이 막대한 불편함과 비용을 감수한 인간의 뼈아픈 노력이었습니다.
마침내 돌아온 비행의 제왕, 자연이 되찾은 진풍경
들쥐가 사라지자 섬은 거짓말처럼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습니다. 짧은 일조량을 활용해 주위 온도를 15도까지 스스로 높이는 신비로운 식물, 메가허브 군락이 다시 화려한 꽃을 피웠습니다. 식물들이 자라나고 숲이 울창해지면서 생태계의 톱니바퀴가 다시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죠.
인간의 발길이 닿기 힘든 극한의 환경 속에서 묵묵히 생태계의 질서를 지켜온 캠벨 섬의 원시림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텅 빈 하늘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옵니다. 가장 오래, 가장 멀리 나는 새로 알려진 비행의 제왕 '알바트로스'입니다. 한 번의 이륙으로 날갯짓도 없이 5,000km를 쉬지 않고 나는 이 거대한 새들이 번식을 위해 다시 고향인 캠벨 섬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80일 동안 험한 날씨와 배고픔을 견디며 암수가 번갈아 알을 품는 모습은 정말 눈물나게 따뜻한 진풍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천 년의 시간이 우리에게 남긴 묵직한 교훈
한 번 무너진 자연을 회복하는 데는 결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오랜 시간과 끈질긴 정성이 필요했습니다. 인간의 어떤 필요와 욕심도 거대한 자연의 순리와 질서를 앞지를 수는 없대요. 그것이 인간이 발을 내디딘 후 지난 천 년간 뉴질랜드의 생태계가 겪은 아픔이자, 오늘날 우리에게 남긴 가장 든든한 교훈일 것입니다. 당신의 주변에도 묵묵한 시간과 정성으로 지켜내야 할 소중한 자연이 있나요?
FAQ
뉴질랜드 생태계는 왜 유독 독특한 모습을 띠게 되었나요?
뉴질랜드는 8,000만 년 전 거대 대륙에서 떨어져 나와 태평양 한가운데 고립되면서, 포유류 포식자나 뱀이 없는 환경이 유지되었습니다. 덕분에 새들이 천적의 위협 없이 번성하며 모아나 타카헤처럼 날개가 퇴화한 고유종이 발달할 수 있었습니다.
캠벨 섬의 생태계를 파괴한 주된 원인은 무엇인가요?
1807년 인간의 배를 타고 유입된 야생 쥐(들쥐)가 50만 마리까지 번식하면서 토종 새와 식물의 씨앗을 모두 먹어치운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또한 인간이 들여온 양 떼 역시 식생을 훼손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파괴된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요?
1994년까지 양과 소를 모두 섬에서 몰아냈으며, 2001년에는 2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헬리콥터 5대로 120톤의 미끼를 섬 전역에 살포하는 대대적인 쥐 떼 박멸 작전을 수행했습니다.

